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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Consumer 게재 일자 : 2019년 10월 30일(水)
“어! 왜 이렇게 조금이지?”… 양심 빼먹는 음식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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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SNS상에서 배달 대행업체 배달원들의 ‘배달 음식 빼먹기’가 논란이 되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SNS상에 올라 화제가 된 배달 음식 빼먹기 관련 장면. SNS 캡처

관리·감독 어려운 ‘대행’ 난립
배달 관련 사고도 덩달아 증가
고객 음식 훔쳐먹고 조롱까지

3년간 소비자원 신고 1564건
해외직구 배송불만도 크게 늘어


지난달 SNS에 올라온 사진 한 장이 소비자들의 분노를 샀다. 배달 대행업체 배달원인 듯한 네티즌이 ‘허니콤보 배달시켜줘서 고맙다. 호구 XX들아’라는 제목과 함께 치킨을 먹는 듯한 사진을 올렸다. 이보다 더 소비자들의 분노를 끌어 올렸던 사진 한 장은 자신을 배달 대행 아르바이트생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보온통으로 보이는 사진 한 장과 함께 “보온통 하나 들고 다니면서 저기에 한두 개씩 담음. 그래서 퇴근하고 집에서 먹으면 KFC 버킷으로 먹는 느낌으로 맥주랑 먹는데 꿀맛”이라는 글이었다.

배달 대행업체의 배달원들이 치킨 등 주문 고객의 배달 음식에 손을 댄 것이다. 이후 SNS에는 배달 음식이 온전한 상태로 배달되지 않았다는 글들이 잇따라 게재됐다. 한 네티즌은 “지하주차장 문 열려고 할 때 화면 보니까 배달부가 감자튀김 같은 걸 씹고 있길래 배달하면서 밥 먹네! 힘들겠다 했는데, 내 감자튀김이었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주문한 음식이 사진 등과 지나치게 차이가 나고, 양이 적게 배달됐다는 등의 소비자 불만은 이미 ‘만성화’된 지 오래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해외 직구와 배달 대행업 등 배송 대행 업무가 크게 늘면서 이에 따른 소비자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8월 ‘1372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소비자상담을 분석한 결과, ‘음식 관련 서비스’가 전월 대비 19.4% 증가한 258건이 접수됐는데, 포장 및 배달 음식의 이물질 혼입, 음식물 섭취 후 부작용, 배달대행 서비스 관련 문의 등이 주를 이뤘다.

SNS에는 ‘티 안 나게 빼먹는 팁’이라며 배달 음식별로 ‘난이도’까지 표시해 음식 빼먹는 요령을 알려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난이도 ‘하’인 음식은 탕수육과 순살 치킨, 분식집 튀김, 족발·보쌈 등으로 이런 음식들은 대충 빼먹고 배달해도 티가 나지 않는다고 권유했다. 난이도 ‘중’ 음식은 뼈 치킨과 피자·햄버거, 난이도 ‘상’인 음식은 닭볶음탕·감자탕 등 각종 국물 요리를 꼽았다. 글을 올린 네티즌은 “이들 음식은 배달 장소에 도착해 대충 열어서 일회용 수저로 몇 번 떠먹고 갖다 주면 되긴 하는데, 엽기 떡볶이 빼고는 재포장하기 어려우니 되도록이면 먹지 말라”고 권유하고 있다.

‘뼈 치킨’은 날개나 다리는 절대 건드리지 말고, 피자는 레귤러 8조각짜리를 두 조각 빼먹은 뒤 남은 6조각을 ‘예쁘게’ 다시 합쳐 놓으면 티가 안 난다고 글을 올렸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에 사는 주부 김영미(37) 씨는 “SNS에 올라온 글과 사진을 보니 내가 시킨 음식도 저렇게 배달되는 것 같아 너무 불쾌했다”며 “특히, 배달원 중에 성폭행 전과자도 있다는 글을 보고는 아찔한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배달 사고’가 잦아지면서 음식점들도 비상이 걸렸다. 식당들은 배달원들의 이런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포장에 테이프를 부착해 포장 개폐 여부를 알 수 있도록 조치하기도 하지만, 배달원들 사이에서 “테이프를 들고 다니면서 빼먹고 새 테이프로 붙이면 된다”는 ‘팁’까지 돌고 있다. 심지어 프랜차이즈 전용 로고가 붙은 테이프까지 입수해 갖고 다니며 음식을 빼먹는 배달원도 있다고 한다.

이처럼 어처구니없는 배달 사고가 가능한 것은, 최근 배달 대행업체가 난립하면서 배달원에 대한 관리·감독 지점이 모호해졌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음식점에서 직접 배달원을 고용해 음식을 배달했던 시절에는 배달원이 중간에 음식을 빼먹는 일이 있을 수 없었지만, 배달 대행업체가 음식점과 주문 고객 사이에 개입하면서 이런 사고가 가능해졌다. 배달 대행 배달원들은 음식점 소속이 아닌 배달 대행업체 소속인 데다, 배달원 지정도 배달원 사이의 경쟁 때문에 먼저 주문을 잡은 배달원이 채택되는 구조이다 보니 그 책임을 묻기가 어렵다.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개인 치킨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54) 씨는 “배달원을 음식점주가 지정하거나 배정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 배달 대행업체 배달원들이 전용 앱에서 노출되는 주문을 먼저 따내는 경쟁 방식이다 보니 음식점에서는 배달원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해외 직구가 급증하면서 배송대행 업체들에 대한 소비자 불만도 커지고 있다. 소비자원에 접수된 해외 직구 배송대행 서비스 관련 소비자 불만은 지난 2017년 이후 올 5월까지 모두 1564건이 접수됐는데, 이 가운데 미배송·배송지연이 25.5%를 차지했고, 파손 10.3%, 분실 9.0% 등으로 조사됐다. 해외 직구로 많이 구매하는 건강식품 해외 구매의 최근 3년간(2016~2018년) 불만 유형별 접수 현황을 보면, ‘미배송·오배송 등 배송 관련’ 불만이 196건으로 ‘취소·환불 지연 및 거부’(253건)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연말에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를 비롯해 겨울철 배달 및 배송시장이 더욱 활성화되는 시기인데, 이처럼 배송에 대한 문제점이 개선되지 않으면 소비자 불신이 커질 수밖에 없고, 그러면 배달 시장도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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