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습니다>내 마음 속 별이 된 외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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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간난(1910~1991)

내 유년시절 그 기억 속 정거장들 지나 빛나는 별로 남아있는 나의 외할머니. 머릿속 내 생각이 지배한 곳 저 멀리 아득한 그곳에 할머니와의 추억이 있다.

나의 외가는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 있었다. 언젠가 엄마를 따라 대방동에 갈 때면, 조그만 마당이 있던 2층 양옥집 그 세계는 우리 어린 두 형제에게 마치 보물섬 같은 놀이터였다. 그곳에서 할머니의 사랑으로 우린 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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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고기 장조림, 간장으로 만든 무 장아찌와 소고기뭇국, 멸치육수로 끓여낸 김치찌개 그 기억의 맛을 따라가다 보면 ‘영경아’라고 부르시던 할머니의 음성이 아득하게 마음을 두드리는 것만 같다.

어느 해의 여름이었던가 우리 두 형제가 할머니와 계절을 함께 보낸 적이 있었다. 며칠 통 자리를 일어나지 못하시던 할머니가 내 손에 500원을 쥐여주시며 떡볶이를 사 먹고 돌아오라고 말씀하셨다. 그러고는 그 일이 잦아졌다. 본인의 아프심을 자식들에게 꼭꼭 숨겼던 것을 어찌 헤아릴 수 있었을까.

그리고 얼마 뒤 할머니는 대방동을 떠나 우리 집이 있던 개포동으로 오셨다. 집으로 오던 차 안, 카세트테이프에 녹음되어 있던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의 음성을 듣고 아이처럼 좋아하시던 할머니를 잊을 수 없다.

가을을 지나 겨울이 되어서 할머니는 가락동에 있는 외삼촌 댁으로 가셨다. 그리고 그다음 해 여름 돌아가셨다. 할머니의 장례식장에서 난 처음 슬픔을 내 마음에 들여야 했다. 참 많이 울었다. 창문 너머 밤하늘에 별이 없건만, 내 마음속 빛이 따사로움에 눈물 덜고, 아쉬움 삼켜 그만 잠을 청한다.

싱어송라이터 배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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