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Z세대가 온다 >점심은 ‘토스’로 더치페이… 귀가 후 ‘공유 넷플릭스’로 영화감상

  • 문화일보
  • 입력 2019-10-30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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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원주민’의 하루

등하굣길 버스요금도 앱 결제
간편송금 서비스만 3종 이용

카톡 이모티콘 구매 주저않고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 즐겨

“지갑 안 들고 다닌지 오래
현금은 자판기 쓸때나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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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세대가 새로운 소비 주축으로 떠오르면서 그들의 경제생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디지털 기기에 친숙해 ‘디지털 원주민’(Digital native)이라 불리는 Z세대의 일과를 따라가 보자.

대학생인 1998년생 임태균 씨의 하루에는 ‘지갑’이 등장하지 않는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선 임 씨는 삼성페이 교통카드 기능을 이용해 버스에 올라탄다.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친구들과 모여 점심을 먹은 임 씨는 금액을 어떻게 나눠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현금으로 번거롭게 갹출하던 더치페이는 어느새 구식이 됐다. 토스의 ‘더치페이’ 기능을 사용하면 간단하기 때문이다. 총액을 입력하고 연락처 친구들에게 송금을 요청하면 금액이 n분의 1로 자동으로 계산된다. 친구 한 명이 대표로 카드 결제를 할 때면 그 자리에서 1초 만에 카카오페이로 금액을 송금하는 때도 있다. 집으로 돌아온 임 씨는 친구들과 함께 구독 중인 넷플릭스를 시청한다. 여러 명이 동시 접속이 가능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친구들과 나눠 이용하면 비용도 절감하면서 원하는 동영상을 마음껏 볼 수도 있다.

◇성큼 커진 간편결제·송금 시장, 디지털 원주민 Z세대에게 친숙 = 올해 상반기 토스, 카카오페이 등 간편송금 서비스의 이용액은 하루 평균 2000억 원을 넘어섰다. 한국 사회는 이제 ‘현금 없는 사회’를 넘어 ‘카드 없는 사회’로 넘어가는 길목에 서 있다. 그 중심에는 디지털 원주민인 Z세대들이 있다. 대학생 김지연(여·20) 씨는 카카오페이, 토스, 네이버페이 등 총 3개의 간편결제·송금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김 씨는 “현금은 이제 자판기에서 음료수 뽑을 때나 잠깐 사용하고 전혀 들고 다니지 않는다”며 “토스나 카카오페이는 접근성이 높고 연락처가 연동돼 송금할 때 바로 보내져 편리하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올해 상반기 중 간편송금 서비스 이용 실적은 일 평균 218만 건, 2005억 원으로 2018년 하반기 대비 각각 34.8%와 60.7% 증가했다”고 밝혔다.

◇나만을 위한 소비, ‘나’에 집중하는 Z세대 = 소비의 가치를 자기 자신에게 두는 ‘미코노미’(Me+Economy)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가운데 Z세대의 소비 성향에서도 이러한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대학생 이영세(24) 씨는 “기성세대가 돈을 아끼는 등 가격을 중시하는 면이 있었다면 Z세대는 현재를 위해 소비하는 경향이 있다”며 “카카오톡 메신저 등에서 이모티콘을 돈 주고 구매하는 일에도 머뭇거리지 않고, 유튜브를 유료로 광고 없이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구독하는 친구들도 많다”고 말했다.

소비자 데이터 기업 ‘오픈서베이’가 Z세대 인구 600명을 설문조사해 10월 발표한 ‘Z세대 트렌드 리포트 2019’에 따르면, Z세대는 직접적인 체험을 중시하고 주변의 시선보다는 나의 행복이 중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나는 간접 경험보다 내가 직접 체험하고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는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74.2%는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답변했다. “나는 내 마음이 가는 것에 돈 쓰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7.4%가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고 답했다. “나는 주변의 시선보다 내 행복이 더 중요하다”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변한 비중도 절반이 넘는 57.3%로 나타났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사회가 점점 풍요로워짐에 따라 Z세대는 미래에 대한 대비, 재무적 안정성보다 현재의 감정과 욕구를 충족하는 데 더욱 관심을 두게 됐다”며 “SNS 등을 통해 정보를 접하고 기부와 같은 윤리적 소비에 관심을 가지는 현상도 현재에 충실하고자 하는 특징을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채널로 재테크에도 ‘쫑긋’= 본격적인 경제 생활을 하기에는 다소 이르지만, Z세대는 다양한 금융 정보에 기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 유튜브 채널, SNS 등 디지털 채널의 발달로 정보 입수 경로가 다양해지면서 Z세대는 폭넓은 금융 정보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누적 다운로드 건수 500만 건을 기록한 자산관리 맞춤 서비스 ‘뱅크샐러드’의 1인당 평균 연동 상품 수 통계에 따르면, 29일 기준 10대는 한 사람당 1.35개의 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예금(1.41개)과 적금(1.25개) 등 전통적 재테크 수단뿐만 아니라 주식(4.65개), 펀드(1.85개) 등 다양한 금융 투자 상품에도 관심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의 경우 평균 3.81개의 카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예금(1.51개), 적금(2.15개), 주식(6.95개), 펀드(2.37개) 등에서 10대보다 활발한 경제 활동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청약과 적금을 꾸준히 들고 있는 대학원생 최준혁(24) 씨는 최근 금융 투자에도 호기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최 씨는 “돈이란 게 가만히 두면 가치가 떨어지니까 재테크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유튜브를 보다가 우연히 재테크 정보를 시청하고 나서 최근 상장지수펀드(ETF)를 들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정은 기자 eun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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