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새판짜기’ 돌입했지만… 각당 입장·여론 사분오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존슨의 ‘엄지척’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29일 의회 출석을 마치고 런던의 다우닝가 10번지 관저에 도착해 왼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이날 하원은 존슨 총리의 12월 12일 조기총선안을 승인했다. AP 연합뉴스

영국 12·12 조기총선

보수당은 합의안 그대로 추진
노동당은 1·2인자 의견 갈려
기타 정당은 브렉시트에 반대
여론조사선 보수당이 앞서지만
어느 한쪽의 압승은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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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총선을 의결한 영국 하원의 결정으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의 향방은 선거 결과에 따라 바뀔 전망이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여론이 여전히 분열된 상황에서 영국 국민이 보수당이나 노동당 어느 한쪽에 힘을 실어주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22일 가디언, 파이낸셜타임스(FT), 인디펜던트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 따라 브렉시트에 대한 정책은 크게 갈릴 전망이다. 보수당은 영국 전체가 EU 관세동맹에서 탈퇴하되 북아일랜드에 한해 아일랜드와의 자유로운 상품 교역이 가능하도록 규정한 것을 골자로 하는 합의안을 그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존슨 총리는 이번 총선에서 과반을 확보해 가능한 한 빨리 해당 합의안이 하원을 통과하기를 노리고 있다. 그동안 영국 하원은 해당 법안 통과에 주력해 왔지만, 함께 연정을 구성하는 북아일랜드민주연합당(DUP)이 해당 안을 강력히 반대하면서 번번이 무산됐다. 반면 노동당에선 브렉시트를 실행하되 관세동맹은 그대로 유지하자는 제러미 코빈 대표 등의 의견과 제2 국민투표를 추진해 브렉시트를 취소해야 한다는 톰 왓슨 부대표 등의 의견이 당내에서 대립하고 있다. 노동당이 정권을 잡게 될 경우 해당 법안 추진을 놓고 진통이 예상된다. 제3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자유민주당, 무소속연합, 녹색당 등은 모두 브렉시트에 반대하고 있으나 실제 정권을 잡을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나이절 패라지가 이끄는 브렉시트당이 얼마나 선전할지도 관심사다.

현재까지의 지지율은 보수당이 우세한 상황이다. 지난주 여론조사업체 유고브가 일간 더타임스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보수당 지지율은 36%로 노동당(23%)에 비해 크게 앞섰다. 자유민주당이 18%, 브렉시트당이 12%였다. 다른 여론 조사 결과에서도 보수당이 노동당보다 10%포인트가량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투표장에서의 표심이 어떻게 달라질지는 단정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10월 31일 브렉시트 단행이 아니면 죽음을…’이라고 부르짖던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지지자들의 호감을 얻으며 보수당 지지율을 높여왔지만 실질적으로 브렉시트에 실패하면서 이들이 나이절 패라지가 이끄는 브렉시트당 지지로 옮겨갈 수 있다. 실제 전임자인 테리사 메이 총리는 노동당과 지지율 격차가 20%포인트나 난다는 여론조사를 믿고 2017년 조기 총선을 단행했는데 오히려 의석을 잃으며 과반 확보에 실패, DUP와의 연정을 구성해 간신히 정권을 유지했다. 영국 정치권에서는 이번에 다시 총선이 열리더라도 2017년 조기 총선과 마찬가지로 어느 정당도 과반을 얻지 못하는 ‘헝 의회’가 재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각 당은 실제 법안 통과 이후 국민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나섰다.

박준우·정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