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으로 창신·숭인동 확 트였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채석장 절개지에 조성한 전망대.

서울시, 봉제산업 재생·채석장 전망대 성과 소개

27개 마중물사업중 24개 완료
‘봉제역사관’ 2만5000명 발길
패션행사·체험 등 지역명소로
도심 조망 ‘전망대’ 내달 개관
한옥 ‘백남준 기념관’도 눈길

국내 봉제·의류산업 중심지로 번영했다가 산업 구조 변화와 시설 노후로 활기를 잃었던 서울 종로구 창신·숭인동 일대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진행된 서울시의 도시재생 사업 성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덕분이다. 전면 철거 후 재개발하는 대신 지역을 대표하는 봉제산업과 역사유산을 시대에 맞게 보존·발전시켜 사람들로 붐비는 활기찬 지역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서울시는 30일 지난 5년에 걸쳐 창신동과 숭인동 일대에서 진행된 도시재생 선도 사업의 성과를 소개했다. 낙산 자락에 위치한 성 밖 마을이었던 이 지역은 조선시대 대신들의 집이나 별장지로 선호됐던 곳이다. 일제 강점기에는 서울에 석조건물을 세우려던 일제가 채석장으로 썼다가 6·25 전쟁 이후 이주민과 피난민들이 몰려들면서 큰 마을을 형성했다. 2007년에 뉴타운으로 지정돼 아파트가 대규모로 들어설 계획이었지만 주민들의 거센 반대로 2013년 뉴타운 지정이 해제됐고 다음 해에 창신 1·2·3동과 숭인 1동까지 83만130㎡가 도시재생 선도지역으로 선정됐다. 27개의 마중물·연계 사업이 추진됐고 이 중 24개가 완료됐다.

시는 그동안 진행한 사업의 대표 성과로 ‘봉제산업 재생’을 꼽았다. 업체 1100여 곳과 3000명 넘는 종사자들이 몰려 있는 지역의 특성을 살려 역사 보존과 산업 발전을 동시에 꾀했다는 것이다. 시는 지난해 4월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전시관과 봉제체험시설, 단추가게 등을 갖춘 ‘이음피움 봉제역사관’을 열었고 현재까지 2만5000명이 방문한 명소가 됐다. 또 시민들이 봉제산업을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장인이 참여하는 ‘상상패션 런웨이’와 ‘한복 원데이 클래스’도 운영하면서 사양길로 접어든 봉제산업 현대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창신·숭인동 일대를 서울의 관광명소로 만들려는 노력도 해왔다. 대표적으로 다음 달 채석장 터 절개지 상부에 개관하는 ‘채석장전망대’(사진)에 오르면 한양도성을 비롯해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한눈에 볼 수 있다. 2017년 3월 시가 미디어 아티스트 백남준의 창신동 옛 집터 한옥 건축물을 매입해 개관한 백남준 기념관도 볼거리로 꼽힌다. 주민들의 주거 환경도 개선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골목길 14곳에는 CCTV와 비상벨이 설치됐고, 200곳에는 태양광 조명이 생겼다. 9.4㎞에 달하는 노후 하수도도 2021년까지 모두 정비될 계획이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