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들어 갑자기 월성 1호기 조기폐쇄 결정… 원안위, 설거지 해주듯 절차 밟는 건 말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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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령 원자력안전위 위원
“입장 바꾼 이유 설명 필요
계획대로 3년 더 운영해야”

이병령(사진)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위원은 “월성 1호기는 기존 계획대로 2022년 말까지 연장 운영해야 한다”며 “정부법무공단 법률 검토(감사원의 감사 결과 발표 전 원안위가 월성 1호기 영구정지 안 의결 가능 여부)나 감사원 감사 결과(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타당성 및 한수원 이사진의 배임 여부)와 관계없이 조기 폐쇄에 반대 입장을 유지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은 31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7000억 원이나 들여 연장하기로 돼 있던 것을 탈(脫)원전을 주장하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지 1년 만에 갑자기 논리와 데이터를 바꿔 (정부 산하 기관인 한수원이) 조기 폐쇄해야 한다고 결정했다”며 “누가 봐도 폐쇄 주장의 근거가 거짓말일 확률이 높아 보여 국민의 의혹이 집중되고 있는데, 원안위가 마치 설거지해 주듯이 폐쇄 결정을 마무리하는 행정 절차를 밟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한국형 원전 개발책임자 출신으로 원전 전문가인 이 위원은 자유한국당 추천으로 지난 7일 원안위 위원에 위촉됐다. 이 위원은 “감사원 감사에다 월성 1호기 폐쇄 결정 내용이 담긴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도 행정법원에서 취소소송이 진행 중”이라며 “원안위가 심의·의결을 보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원안위가 영구정지 안을 올리는 게 법에 어긋난다는 게 아니라 부당하다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원안위가 법무공단에 감사원 감사 전 원안위가 의결하는 게 불법인지 법률 검토를 의뢰한 건 번지수가 한참 잘못됐다”고 말했다. 원안위는 이 위원과 이경우 위원이 지난 11일 “국회 의결로 한수원에 대한 감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원안위가 영구정지 안을 심의·의결하면 안 된다”고 반대하자, 최근 법무공단에 감사 결과 발표 전 원안위가 의결할 수 있는지 해석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원안위 측은 “원안위 심의는 사후 안전성에 대해 이뤄지는 것으로, 감사원 결정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이 위원은 “왜 10년 가까이 문제없이 진행되던 연장 결정이 정권이 바뀌자마자 달라졌는지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 세금으로 월급 받는 사람들이 나랏일을 이런 식으로 처리해선 결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