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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편식주의자의 미식여행 게재 일자 : 2019년 11월 01일(金)
오동통 살 오른 ‘꽉찬 홍게’… 다디단 육즙까지 ‘알찬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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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불에 쪄낸 홍게찜. 7∼8월 금어기가 끝난 후 잡힌 제철 홍게는 살도 많고, 육즙이 달다. 왼쪽 위 작은 사진은 알터액티브마켓의 홍게 파스타.

■ 깊은 가을 주문진의 맛

가을의 절정을 달리는 듯 쾌청한 날이 계속되고 있는 10월의 마지막 주말, 주문진을 방문했다. 파란 하늘과 두둥실 떠다니는 하얀 구름. 여름보다 더 푸르렀던 바다와 파도. 이 멋진 계절이 조금만 더 계속되길 바라며 주문진의 음식을 따라가 본다.

금어기 끝난 홍게 ‘제철 상품’
저렴한 가격… 부담없이 맛봐

김치넣어 끓인 담백한 곰치국
순두부처럼 부드러운 식감

짭짤한 젓갈 올려진 감자전
막걸리와 함께하면 ‘찰떡궁합’


주문진 하면 오징어다. 하지만 요즘 뉴스를 보면 오징어가 잡히지 않아 울상인 어민들의 소식을 접하게 된다. 그렇지만 안 잡힌다 어쩐다 해도 오징어가 없는 주문진항은 없다. 단, 그날의 경매가에 따라서 가격 차이가 크다. 며칠 전 주말 식당가에서 2마리 1만5000원에 판매됐지만 어선이 출항을 못하는 경우 어시장 내 경매장에서 1마리에 1만5000원까지도 올라갔었다고 한다.

현재 주문진 최고의 제철 해산물은 홍게다. 7∼8월 금어기가 끝나 다시 홍게를 잡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게의 인기에 밀려 아직 홍게의 진가를 모르는 사람이 많다. 대게와 홍게는 가격에서 체급 자체가 다르다. 대게 집에서 작은 크기의 홍게를 덤으로 주거나 홍게 무한리필을 외치는 식당이 많다. 6∼11월은 대게 금어기라 요즘 대게는 모두 러시아산이고 가격도 꽤 비싼 편이다. 대게의 빈자리를 이용해 제철 홍게의 매력을 느껴보는 것도 좋다. 홍게는 무게가 아닌 살 수율을 봐가며 판다. 어민수산시장 기준으로 6마리에 5만 원에서 12만 원까지 가격차가 크다. 이 시장에서 제법 큰 홍게를 구매한 후 인근 식당가로 가지고 가서 조리해 즐기는 방법이 가장 좋다. 하지만 홍게 이외에 다른 수산물도 같이 먹으려면 어차피 수산시장 식당가나 바닷가에 위치한 횟집에서 즐기는 것도 좋다. 홍게 딱지가 위로 향하도록 넣은 후 25∼30분 동안 강불에 쪄낸다. 이후 껍데기를 벗기고, 찌는 내내 껍데기로 흘러내린 홍게 육즙을 우선 마셔봐야 한다. 달다. 요즘 홍게의 맛은 정말 달고 맛있다. 누가 요즘 홍게를 대게 대신이라 했는가. 살도 많고 다디단 홍게를 지금 즐기면 남는 장사다.

곰치국이란 바다에서 잡은 사계절 생선 물곰에 김치를 넣어 끓여낸 담백한 국물이다. 주문진시장 입구에서 곰치국 장사를 시작한 지 7년이 넘었다는 ‘주문진 곰치국’을 방문했다. 김양희-박유근 부부와 장성한 아들이 함께 운영하는 식당으로 오전 7시부터 손님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으로 유명하다. 물곰은 경매로 입찰해 구매하고 사용하는 다양한 채소는 모두 농사짓는 친척으로부터 구입한다. 매콤한 국물처럼 보였지만 담백했다. 바다의 순두부라는 애칭처럼 물곰의 질감은 정말 부드럽고 흐물흐물했다. 부드럽게 목에 잘 넘어갔다. 찬으로 나온 것들도 담백한 국물과 조화롭게 짜지 않았는데 특히 깻잎 장아찌에는 매실청을 넣어 새콤했다. 손님들이 음식을 한창 즐기고 있는 도중 주방에서 나와 맛이 어떠냐 묻는 안주인의 마음 씀씀이가 훈훈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  솔이네생선구이 오징어구이.
시장 안 ‘알터액티브 마켓(Alteractive Market)’은 서울에서 한주(韓酒) 전문점 ‘세발자전거’를 운영하던 백웅재 작가가 만든 예술가들과 함께 협업공간이자 예약제 식당이다. ‘세발자전거’와 업사이클링 아트숍 ‘리페어(Re:Fair)’, 독립책방 ‘가리워진 길’ 등이 실평수 6.7평 공간에 오밀조밀 사이좋게 자리하고 있다. 예약이 들어오면 시장에 가서 장을 본 후 그날그날 생각나는 대로 요리하고 어울리는 한주와 페어링 해준다. 백 작가는 “주문진식 감자전과 막걸리의 조합을 손님들이 가장 좋아한다”며 “짭짤한 젓갈과 담백하고 바삭한 감자전이 막걸리와 궁합이 좋다. 대게와 홍게 같은 해산물과는 청주가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히 고등어 초절임을 손님들이 좋아하는데 청주와 2년간 간수 뺀 소금, 3년 숙성 곡물초에 절여낸 주문진산 고등어로 만든다”고 덧붙였다. 이 집 시그니처 메뉴인 주문진탕이 눈에 띄었다. 당일 주문진 어시장에서 고른 신선한 생선과 토마토, 감자, 양파, 파 등이 들어가는 시원하고 든든한 해물탕이다. 취향에 따라 문어, 대게, 홍게 등이 들어갈 수도 있는데 모든 음식의 가격은 식재료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예약할 때는 반드시 1인 예산을 정확히 상의해야 한다. 주인장의 조언대로 주문진식 감자전과 막걸리를 함께 즐겼다. 당연하면서도 특별한 맛이었다. 이 특별함은 분명 특별한 공간과 분위기에서 나온 맛일 것이다. 참으로 재미있는 곳이다. 음식 본연의 맛보다 사람들과의 대화가 더 맛있고 전혀 상업적이지 않은 공간을 만든 주인장도 재미있다. 영업장이라기보다 작업실이며 협업공간이라는 성격이 강해서 전문적이고 매끄러운 서비스보다는 같이 대화하고 공감하는 재미를 느끼러 가는 것이 좋겠다. 주문진 일대 맛집이나 쇼핑, 숙박 정보 등도 훤한 주인장과 말만 잘하면 다음 날 이른 아침 해장용 메뉴까지 준비해 준다. 연말 연인들에게 특히 권하고 싶은 장소다. 전통시장 안의 원테이블 레스토랑, 멋진 공간이다.

▲  알터액티브마켓 감자전.
게스트하우스 ‘리두(Redo)’는 ‘리사이클 & 도네이션(Recycle & Donation)’을 뜻한다. 환경을 주제로 전 세계에서 여행자들이 모여서 다양한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함께 어울려 즐기는 진정한 글로벌 커뮤니티가 있는 곳이다. 이 조그만 게스트하우스에서 운영하는 펍에서는 밤마다 전 세계에서 온 외국인들이 주문진의 밤을 즐긴다. 영국에서 온 바텐더 출신의 아티스트가 만드는 칵테일과 그의 할머니 레시피로 만든 홈메이드 케이크 등도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전혀 예상치 않은 반전이 많은 곳이다. 바에는 가장 기본적인 서양식 칵테일서부터 한국의 막걸리, 약주, 소주, 증류주 등도 구비돼 있다. 음식은 주문이 안 돼 배달이나 외부음식 반입을 환영하는 진풍경도 볼 수 있다. 영어가 약간이라도 가능하다면 전 세계에서 모인 여행객들과 즐거운 교류가 가능하다. 젊은 시절 해외 배낭 여행했던 기억을 소환할 수 있는 곳이다.

주문진 인근 사천, 영진 해변에는 강릉에서 옮겨온 스페셜티 커피문화를 느낄 수 있다. 테라로사와 보헤미안 등의 본점이 있는 사천에는 다른 어떤 곳보다 독특한 커피숍이 있다. ‘쉘리스(Shelly’s) 커피’라는 로스팅 카페를 방문했다. 영국 북부풍의 건물을 11년 전에 직접 지어 앤틱 가구와 소품으로 장식했다. 스페셜티 커피와 상당한 수준의 직접 만든 디저트 화이트 초콜릿 티라미수 치즈, 초콜릿 케이크 등이 눈길을 끈다. 쉘리라는 영어이름을 쓰는 대표의 어머니가 직접 만든다고 한다. 사천은 차가 없이 접근이 어렵긴 하지만 그것이 매력이기도 하다. 자동차로 천천히 바닷가 도로를 운전하다 불시착처럼 카페에 들러 바다를 보며 즐기는 커피 맛은 정말 일품이다.

강태안 미식여행가

▲  쉘리스커피의 스페셜티 커피와 화이트 초콜릿 티라미수.

향기로운 커피와 싱싱한 해산물… 바다와 함께 즐기는 색다른 조화

오징어, 대게, 홍게 등 각종 해산물을 직접 어민들로부터 구매할 수 있는 ‘주문진 어민수산시장’은 강원 강릉시 주문리 8에 위치해 있다. 시가로 파는 홍게는 지금이 제철이며 살이 많은 큰 홍대게 6마리에 10만 원 정도다. 그래도 꼭 대게를 먹어야겠다면 ‘대영유통’(033-661-1108·주문진읍 주문리 312-341)을 추천한다.

해산물을 어민시장에서 직접 구매한 후 찌거나 데치는 등 요리해 주는 식당 ‘솔이네 생선구이’(033-662-4151)는 주문진읍 해안로 1764-11에 위치해 있다. 대게 혹은 홍게를 쪄 주는 가격은 1만5000원. 기본 야채 상차림 비용은 1인 5000원이다. 주문진시장 내에 위치하며 당일 신선한 재료로 장을 봐 음식을 만드는 예약제 식당 ‘알터액티브 마켓’(010-99062-1760)은 주문진 구시장길 8-6에 위치해 있다.

각종 제철 해산물로 만든 주문진탕은 시가로 팔리며 젓갈과 함께 즐기는 주문진식 감자전은 1만5000원, 자연산 홍게 파스타 2인분 5만 원이다. 커피나 음료는 언제 가도 되지만 식사는 예약 필수다. 매주 수요일·목요일은 휴일. 인스타그램계정(AlteractiveMarket)을 통해 확인하고 가야 한다.

바다의 순두부 곰치국을 즐길 수 있는 ‘주문진 곰치국’(033-661-7792)은 주문진읍 주문로 150에 위치해 있다. 사계절 언제나 곰치국 1인 1만5000원, 계절마다 제철 생선으로 끓여내는 제철탕은 2인 2만5000원, 가자미조림 2인 2만7000원. 다양한 건어물과 말린 생선 등을 구매할 수 있는 ‘충남상회’(033-662-3685)는 주문진읍 주문리 309-1에 위치해 있다. 말린생선 열기의 경우 5마리 1만 원.

주문진 인근 사천해변에서 즐길 수 있는 로스팅 커피숍 ‘쉘리스 커피’(033-644-2355)는 사천면 사천진리 266-31에 위치해 있다. 스페셜티 커피 과테말라 안티구아, 코스타리카 SHB 모두 6500원. 직접 만든 디저트 화이트 초콜릿 티라미수 1만5000원. 조각 치즈케이크 7000원, 가토 쇼콜라 8000원. 쉘리스 스페셜티 커피 원두 200g 1만2000원. 박이추 커피공장 ‘보헤미안 로스터스’(033-642-6688)는 사천면 해안로 1107에 위치해 있다. 커피 로스팅 공장과 1층 전시장이 구경할 만하다. 2층은 바다를 보며 커피를 즐길 수 있다. 핸드드립 오늘의 커피 5000원.

주문진 숙소로는 소돌 해변을 내려다보는 경치가 뛰어나고 가격이 합리적인 ‘웃음바다 펜션’과 ‘리두(Redo) 게스트하우스 & 펍(Pub)’을 추천한다. ‘웃음바다 펜션’(033-661-0239)은 주문진읍 주문리 74에 위치해 있다. 게스트하우스가 불편한 이들에게 추천한다. 방에는 간단한 주방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바다 전망도 좋다. 주말 가격 2인 8만 원.

‘리두 게스트하우스 & 펍’(010-7508-0220)은 주문진읍 등대길 32에 위치해 있다. 주문진 등대 가까이 위치해 있으며 막힘 없는 완벽한 바다 전망을 즐길 수 있다. 가격 주말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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