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리소주’ 등 술병에 ‘연예인 광고’ 퇴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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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관련규정 개선 추진
음주폐해 큰 데 ‘미화’ 논란
금연정책 강화와도 비교 돼

주류 업계를 들썩이게 했던 과거 ‘효리 소주’처럼 술병에 여성 연예인 사진(사진)을 붙이는 형태의 주류 광고가 앞으로 금지될 전망이다. 1999년 진로 참이슬 광고모델로 배우 이영애가 처음 등장한 이래로 20년 만의 변화다. 그 사이 황수정, 박주미, 김정은, 김태희, 성유리, 남상미, 김아중, 김민정, 하지원 등 미녀 군단이 주류 모델로 이름을 날렸다.

보건복지부는 4일 “음주가 미화되지 않도록 술병 등 주류용기에 연예인 사진을 부착하지 못하게 하는 방향으로 관련 규정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민건강증진법 시행령 제10조에서 주류 광고의 기준을 정하고 있는데, 복지부는 관련 기준을 고쳐 소주병 등에서 연예인 사진을 퇴출할 방침이다.

그동안 정부의 절주정책은 금연정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담뱃갑에는 흡연 경고 그림으로 암 사진을 붙이는 등 금연정책은 갈수록 강화되고 있지만, 소주병 등에는 여성 연예인 등 유명인의 사진이 붙어있다는 것이다.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술병에 연예인 사진을 붙여 판매하는 경우는 한국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기준 국가금연사업은 약 1388억 원의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 하지만 음주 폐해 예방관리 사업 예산은 약 13억 원에 불과하다. 게다가 담배의 경우는 금연사업을 전담하는 정부 부서가 있지만, 음주는 음주 폐해 예방에 대한 전담부서조차 없는 상황이다.

이 가운데 지난 한 해 건강보험이 지출한 연간 총급여액은 58조7490억 원이었고, 이 가운데 음주로 인한 급여액 지출은 2조2064억 원에 달했다. 한 해 동안 술 때문에 치료를 받은 환자 수가 연간 2881만 명에 달할 정도로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과 비교하면 급여액 지출은 16.4% 증가해 흡연으로 인한 지출액보다 더 빠르게 늘어났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