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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시평 게재 일자 : 2019년 11월 05일(火)
방위비 협상, 줄 것 주고 크게 받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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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출 前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예비역 육군대장

트럼프는 계속 대폭 인상 요구
50억 달러, 9000명 휴가 거론
한국 목표는 安保 국익 극대화

탄도미사일 사거리 확장하고
우라늄 재처리 권리 확보하며
확장억제보장協定도 체결해야


한국과 미국은 2020년도 주한미군 주둔비용에 관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시작했다. 이번 협상에 임하는 미국은 예년과 달리 대통령까지 앞장서서 한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수차례 동맹국에 대폭적인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고, 특히 한국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훨씬 더 많은 돈을 내기로 했다며, 주한미군에 드는 비용이 약 50억 달러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여기에 한술 더 떠서 주한미군사령관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연내에 타결되지 않으면 내년 4월부터 한국인 근로자 9000여 명을 강제 무급휴가 조치하겠다고 했다.

이번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기본적으로 호혜적 입장을 견지한 상태에서 합리적·객관적인 논거를 바탕으로 국익을 우선하는 데 초점을 맞추되, 분담금 인상이 불가피한 현실을 고려해 볼 때 줄 것은 주고 오히려 무엇을 받는 것이 안보적 국익 극대화에 유용할 것인지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

첫째, 한·미 미사일 지침을 재개정해 사거리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 한반도 안보 상황은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이 추진되는 가운데 북한 핵무기와 비대칭 위협에 노출돼 있다. 현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고, 미래 잠재위협에 대비할 수 있도록 안보역량 확충이 시급하다. 특히, 미사일과 무인항공기 개발의 첨단 기술 확보는 필수다. 한·미는 2011, 2012, 2017년 3차례 걸쳐 미사일지침을 개정했으나, 탄도미사일 사거리를 800㎞ 이내로 한정하고 있다. 미사일 사거리는 전략적 위협을 억제하는 데 핵심 요소다. 킬체인·KAMD·KMPR 3축 체계를 조기에 구축하고, 동북아 전략 환경 변화에 대처할 방위충분성 역량을 갖추기 위해 탄도미사일 사거리가 대폭 확장돼야 한다. 한국이 미사일 주권을 갖고 전략적 대응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동북아에서 미국의 국익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둘째, 한·미 원자력협정을 개정해 독자적 농축과 재처리 권리를 가져야 한다. 한국은 지구 상에서 유일하게 민족분단의 고통과 핵무기 위협을 직접적으로 받는 국가지만, 스스로 대응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다른 나라에 의존하고 있다. 핵은 핵으로 응수해야 하는데도 핵무기는 물론 핵물질과 핵 개발 기술의 독자성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미 원자력협정은 한국에 원자력 발전용 연료 생산에 필요한 우라늄 농축과 보관을 허용하지 않다가 2015년 6월 협정을 개정해 사용후핵연료 재활용(재처리)을 부분적으로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일본이 농축과 재처리에 대해 완전한 권리를 갖고 있는 데 비해 한국은 여전히 미국의 동의가 있어야 전반적 농축과 재처리를 할 수 있다. 고도화된 북한 핵무기가 현실적으로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 안보 상황에서 잠재적 핵능력 확보는 대한민국의 생존 영역이다. 우리도 일본 수준의 농축과 재처리 권한을 갖고 북핵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을 키워야 한다.

셋째, 미국과 ‘확장억제보장협정’을 체결해야 한다. 한·미는 2006년 북한의 핵실험 직후 열린 제38차 한미안보협의회 공동성명에 ‘확장억제의 지속 보장’을 명기함으로써 북핵 위협에 핵우산의 신속한 전개를 확인했다. 또한, 2009년 미국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 동맹을 위한 공동비전’을 발표하고 핵우산을 포함한 확장억제력을 한국에 제공할 것을 명문화했다. 북핵 위협으로부터 동맹인 한국을 보호하겠다는 미국 의지는 읽을 수 있으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철군(撤軍) 결정에서 보듯이 미국의 정치적 상황에 따라 흔들릴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 핵무기 개발과 전술핵 배치의 가능성이 희박한 상태에서 한·미 연합훈련까지 축소되고 있어 혈맹이지만 미국을 믿고 의지하기에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 지금보다 더 강력한 틀 속에서 미국의 확장억제력이 제공될 수 있는 방안으로 ‘확장억제보장협정’을 체결한다면 전술핵 배치와 유사한 효과를 얻게 될 것이다.

이번 한·미 양국 간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는 예년보다 큰 폭의 주한미군 주둔 비용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더라도 미사일 주권과 잠재적 핵능력을 보유하게 되고, 확장억제가 담보되는 안보 환경을 조성하게 된다면 협상 결과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동북아시아의 질서 균형을 유지하는 데도 효과를 얻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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