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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김인구 기자의 컬처 톡 게재 일자 : 2019년 11월 06일(水)
‘풍문으로 들었소’ 남기고 간 함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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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 우∼ 풍문으로 들었소/ 그대에게 애인이 생겼다는 그 말을/ 우∼ 우∼ 풍문으로 들었소/ 내 마음은 서러워 나는 울고 말았네.’

이 노래를 듣고 지난 2012년 2월 개봉한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를 먼저 떠올렸다면 당신은 ‘2030’일 겁니다. 최민식, 하정우, 김성균 등이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떼 지어 걸어가는 명장면 위로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이 부른 ‘풍문으로 들었소’가 신명 나게 흐릅니다. 트로트 같기도 하고, 록 같기도 한 독특한 리듬은 한 번 들으면 잊을 수가 없죠.

하지만 이 노래를 듣고 1980년 발표된 함중아의 원곡을 생각해냈다면 당신은 ‘4060’이네요. 1978년 결성된 밴드 함중아와 양키스는 이 곡으로 ‘가요계 전설’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비록 처음엔 너무 파격적인 리듬 때문에 정신병자 취급을 당했다고 하지만 이 곡은 리메이크곡으로, 영화와 동명 드라마(2015)의 삽입곡으로 꾸준히 재탄생했습니다. 심지어 종편 채널A에는 이 노래 제목을 패러디한 것으로 보이는 ‘풍문으로 들었쇼’가 방송되고 있죠.

어디 이 노래뿐인가요? 함중아가 1981년 발표한 ‘내게도 사랑이’는 더 큰 인기를 누렸습니다.

‘내게도 사랑이 사랑이 있었다면/ 그것은 오로지 당신뿐이라오’라고 반복되는 후렴구 부분이 가장 잘 알려져 있습니다. 가사는 몇 줄 되지 않지만 유장한 리듬 안에 압축적으로 표현된 게 꽤 중독성이 있습니다. 같은 해 KBS 대표 프로그램인 ‘가요톱10’에서 9월 8일부터 10월 6일까지 5주간 연속 1위를 기록하며 사랑받았습니다. 이 곡은 얼마 전 결혼 소식을 전한 김건모가 2005년 리메이크했죠. 명곡이 탄생하고 그걸 다음 세대가 리메이크하며, 다시 팬들이 듣고 즐기는 과정이 매우 극적으로 다가옵니다. 새삼 노래 한 곡의 힘과 생명력에 고개를 숙이게 되네요. 39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사랑받던 노래의 주인공 함중아가 지난 1일 간암으로 투병 중에 별세했습니다.

자신의 노래가 다시 생명력을 얻는 동안 오히려 함중아는 팬에게서 멀어져 있던 것이죠. 그의 투병 사실은 지난해 그가 한 종편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알려졌습니다. 부인 손명희 씨와 함께 출연해 “5년째 투병 중”이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투병 중에도 그는 음악에 대한 열정을 수시로 드러냈다고 합니다. 가요계와 팬들은 깊은 추모의 뜻을 보냈습니다. 장기하는 SNS에 “함중아 선배님, 감사했습니다. 귀한 노래 오랫동안 정성껏 부르겠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mail 김인구 기자 / 문화부 / 차장 김인구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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