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청소년 컴퓨팅사고력 세계 1위… 활용은 평균이하

- ICILS 12개국 평가 결과

정보 소양 등도 2위지만
학교 사용비율서는 바닥권
게임 등 소비활동에 쏠려

우리나라 청소년의 컴퓨팅 사고력과 정보 소양 능력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됐지만 ‘속 빈 강정’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생산적인 측면보다는 게임·유튜브 등 소비적인 활용 능력에 쏠린 ‘편식’ 성향을 극명하게 보여준다는 평가다.

6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공개한 ‘국제 컴퓨터·정보 소양 연구(ICILS 2018)’ 평가 결과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은 컴퓨터 활용 능력을 뜻하는 컴퓨터·정보 소양에서는 542점을 받아 이번 평가에 참여한 12개국 중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덴마크(553점)였으며, 핀란드(531점), 독일(518점), 포르투갈(516점), 프랑스(499점) 등이 우리나라의 뒤를 따랐다. 한국 청소년은 컴퓨터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뜻하는 컴퓨팅 사고력에서는 536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이어 덴마크(527점), 핀란드(508점), 프랑스(501점) 등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을 보면 생산적인 활용 측면에서는 되레 평균을 밑돌았다. 특히 각종 응용 프로그램을 사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목표를 성취하는 자아 효능감의 경우에는 한국 청소년은 일반과 전문 응용프로그램 분야에서 각각 49점과 48점을 기록해 전체 평균(50점)에 미치지 못했다. 하루에 1번 이상 학교 안과 밖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비율을 뜻하는 조사에서도 한국 청소년은 각각 5%, 10%를 기록해 전체 평균인 18%, 21%를 한참 밑돌았다. 반면 컴퓨터·정보 소양과 컴퓨팅 사고력에서 우리나라와 1, 2위를 다툰 덴마크는 각각 81%, 35%를 기록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교육 전문가는 “어린 시절부터 스마트폰, 인터넷 등에 노출돼 친숙한 ICT 강국의 명암을 보여준 결과”라며 “소비 성향의 활용 패턴을 생산적인 활용 패턴으로 바꾸기 위한 교육 당국의 전향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ICILS 2018 평가에는 12개국 4만7000명의 중학교 2학년과 교사 2만7000명이 참가했다. 국제교육성취도평가협회(IEA)는 이를 5년마다 실시하고 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