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9.11.21 목요일
전광판
Hot Click
경제일반
[경제] Deep Read 게재 일자 : 2019년 11월 07일(木)
저성장+디플레 ‘복합위기’ 공포… 잘못된 정책 추진한 ‘정부의 실패’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클릭하시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수 있습니다.

■ 文정부 “경제 선방하고 있다”는데…

비정규직 폭증, 새 통계조사 방법 때문 아니라 최저임금 정책 등으로 노동비용 증가한 탓
경제 장기 침체 막으려면… 文정부, 위기를 위기로 인정하고 궤도 수정하는 용기 필요


청와대와 정부가 “경제, 선방하고 있다” 혹은 “체질이 튼튼하다”고 말하는데, 과연 그럴까. 각종 경제지표로 볼 때 문재인 정부의 경제 성적표는 이미 역대 정부 가운데 최악이라는 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정규직은 줄었고 비정규직 규모는 폭증했다. 수출은 지난해 12월 이후 11개월째 하락세다. 경제성장률이 기록적으로 떨어지면서 디플레이션과 결합하는 ‘이중 복합 위기’의 장기화에 직면했다. 이 모든 게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깊은 관련이 있다. 정책의 실패, 곧 ‘정부의 실패’다.

◇비정규직 급증을 둘러싼 정부의 엉터리 설명 = 통계청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올해 비정규직 규모는 지난해 661만4000명에 비해 87만 명 가까이 늘어난 748만1000명이다. 1년 만에 비정규직이 13%나 늘어난 것은 기록적 폭증이다. 고용 상황의 악화를 고스란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는 대외 여건이 좋지 않은 시점에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하고 근로시간을 경직적으로 단축함으로써 노동비용을 증가시킨 정부의 정책과 관련이 있다. 생산성과 연계되지 않는 임금체계를 가진 경직적인 우리 노동시장 문제는 구조개혁 논의가 있을 때마다 화두가 됐다. 경직적인 노동시장 구조 변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고 기업의 성장이 어려워지자 고용주 입장에서는 상당한 위험과 비용이 들어가는 신규 채용보다는 고용을 회피하거나 비정규직 채용으로 눈을 돌리게 된다.

정부는 비정규직 규모 급증의 원인을 잘못된 정책에 의한 게 아니라 국제노동기구(ILO)의 분류 체계에 따라 새롭게 항목을 추가해 조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현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이런 측면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새 통계조사 방법론이 과거 시계열에 대한 직접 비교를 의미 없게 할 정도로 큰 변화라고 당국에서 인지했다면, 상당 기간을 두 방식의 자료가 함께 제공되도록 함으로써 비교할 수 있게 시계열을 안정적으로 연결했어야 했다. 과거와 비교할 수 없는 ‘시계열 단절’ 자료라는 점만 내세워 경제가 나빠진 결과로 해석할 수 없다는 정부 입장은 신뢰받기 어렵다.

◇수출·경제성장률 하락은 심각한 경제 위기 신호 = 노동비용의 충격은 대외 경제 여건의 악화와 결합하면서 한국경제를 크게 끌어내리고 있다. 수출로 먹고사는 경제에서 대외 매출이 증가하지 않는데 국내 비용만 증가한다면 해외로 탈출하지 못한 기업은 불안한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 지난 10월 기준 수출은 지난해 같은달 대비 14.7%나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11개월째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지난 6월 이후 그 하락 폭은 두 자릿수에 이르는 상황이다.

수출 지표는 일종의 명목변수여서 그 특성상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다만 그 증가 폭이 큰지 작은지를 논하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최근처럼 수출이 지속적인 하락 추세를 보이는 것은 상당히 심각한 경제 위기 신호로 볼 필요가 있다. 정부 입장은 올해 말이나 내년에 개선된다는 것이다. 물론 변화율 수치는 다소 개선될 수 있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감소하지 않던 지표가 이미 큰 폭으로 하락한 상태이기 때문에 낮아진 숫자에서 나오는 ‘기저효과’가 작용해 증가한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실제 회복과는 거리가 멀다.

문제는 성장률도 기록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로 조정하기 이전부터 이미 많은 해외 기관은 2%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었다. 1%대 성장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의 0.8%,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의 -5.5%, 과거 제2차 석유파동 직후인 1980년의 -1.7% 정도를 제외하면 찾기 힘든 수치다. 2017년의 3.2%, 2018년의 2.7%에서 1%대로 급락했다는 것 자체가 위협적인 상황을 말해준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의 평균 경제성장률이 3.4%였다는 사실을 돌이켜본다면 올 성장률이 큰 폭의 낙하라는 점이 드러난다. 경제가 사실상 위기 수준이다.

◇경기 하락과 디플레이션이 결합하는 ‘이중 복합 위기’ 장기화 직면 = 더 큰 문제는 하락한 경제성장률이 장기 경기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이다. 미국의 대공황과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이야기하는 것처럼, 경기 급락이 디플레이션과 결합하면 빠져나오기 어렵다. 현재 한국경제가 그러한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즉 노동비용 충격으로 경제가 추락한 상태에서 디플레이션이 결합하는 일종의 ‘이중 복합 위기의 장기화’에 직면한 것이다. 실제로 물가가 하락하면서 경기를 끌어내리는 디플레이션의 징조가 곳곳에서 관찰된다. 물가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국내총생산(GDP) 디플레이터 변화율, 소비자물가상승률, 생산자물가상승률 등의 변수가 모두 ‘마이너스’다.

정책 당국은 지난 1일 발표한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이므로 ‘마이너스’는 아니며 특히 소수점 셋째 자리에서 ‘플러스’를 나타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배추 등 채소가격이 급등하며 일부 품목의 가격이 상승했고 이것이 다른 품목의 가격하락을 상쇄시켜 ‘0%’를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 경제가 디플레이션 위험에서 벗어난다는 의미 있는 변화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면 문제가 되고 ‘플러스’면 괜찮고 할 문제가 아니다. 물가상승률이 시장에서 기대하는 수준에 미치지 못할 때 이를 경기 부진의 결과로 보기 때문에 우려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물가안정 목표는 소비자물가상승률 2%다.

◇경제 어렵게 하는 정책의 궤도 수정 용기 필요 = 2008년 당시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미국발(發) 글로벌 금융위기가 디플레이션과 결합하면서 대공황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엄청난 저항과 반발에도 불구하고 양적 완화를 비롯해 다양한 통화정책을 구사하며 대응했었다. 2006년 조지 부시 공화당 행정부에 의해 임명됐고 그 자신도 공화당원이었지만 그가 살린 건 공화당 정권이 아닌 미국 경제였고,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의 찬사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행정부가 받게 됐다. 버냉키는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을 기록한 책 ‘행동하는 용기’에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행동한다고 아무도 우리에게 감사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행동하지 않는다고 또 누가 고마워할 것인가. 국가의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 정치적으로 인기 없는 결정을 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중앙은행으로 Fed가 존재하는 이유다. 해야만 하지만 다른 사람이 할 수 없고, 하지 않을 일을 우리는 할 것이다.”

미국의 경우 정책이 미국을 살렸다. 한국은 거꾸로 정책이 경제를 어려움에 빠뜨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노동시장에 직접 개입했던 정책이 기업에 비용 충격으로 작용하면서 국내적으로는 고용사정을 악화시켜 일자리 대란과 저소득층 소득 감소, 내수 위축을 초래했다. 또 나라 바깥으로는 전반적인 대외 경제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기업의 비용을 증가시킨 부분이 국제경쟁력을 악화시킨 결과로 나타났다. 지금 문재인 정부에 필요한 건 정책의 궤도를 수정하는 용기다. 경제가 나빠진 것을 인정하고 위기를 위기라 부르는 걸 인정하는 건 정부에 인기 없는 일일 수 있지만, 최소한 경제가 장기적인 심연의 침체에 빠지지 않게 하는 길이 될 것이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 세줄 요약

정책이 빚은 비정규직 폭증 : 정규직이 줄고 비정규직 규모가 폭증한 것은 새 통계조사 방법론 때문이 아니라,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하고 근로시간을 경직적으로 단축함으로써 노동비용을 증가시킨 정책 때문.

복합 위기의 장기화 : 한국 경제는 수출 및 경제성장률의 하락과 디플레이션이 결합함으로써 발생하는 ‘이중 복합 위기’의 장기화 가능성에 직면.

정책의 실패와 궤도 수정 : 문재인 정부의 정책이 경제를 어려움에 빠뜨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함. 지금 문재인 정부에 필요한 건 위기를 위기로 인정하고 정책 궤도를 수정하는 용기.

■ 용어 설명

디플레이션 : 디플레이션은 통화량 축소, 광범위한 초과공급으로 물가가 하락하고 경제활동이 둔화하는 현상. ‘디플레이션’과 경기 침체의 ‘공포’를 합쳐 ‘D의 공포’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시계열 단절 : 시계열은 통계량의 변화를 시간의 움직임에 따라 포착하고 이를 계열화한 것. 따라서 어느 시점에 통계조사 방법론이 바뀌면 그 시점 전후의 통계치를 동일 선상에서 비교할 수 없는 ‘시계열의 단절’이 일어난다.
[ 많이 본 기사 ]
▶ 文, 국민 뜻 내세우며 거식증 정치… ‘연성 독재’ 우려 확산
▶ ‘국민 할매’ 김태원 “패혈증 재발로 생사 고비”
▶ 20대 임신여성 개떼 공격으로 숨져…사냥개 93마리 수사
▶ ‘현역 의원 최대 50% 교체’ 한국당 공천룰 가닥 잡았다
▶ 인천공항 면세점 여직원 성폭행 시도 인니人 체포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 책으로 본 文정부 민주주의정치 우회해 국민에게 직접 접근하는 건 전체주의式… 여론 조작에 취약해 反민주주의 흐를 위험상대 인정..
mark20대 임신여성 개떼 공격으로 숨져…사냥개 93마리 수사
mark‘현역 의원 최대 50% 교체’ 한국당 공천룰 가닥 잡았다
‘女스태프 성폭행 혐의’ 배우 강지환 징역 3년 구형
조국, 두 번째 검찰 조사…진술거부하고 9시간 반만..
뇌물 혐의 유재수 부산시 부시장 직권면직 처분
line
special news ‘국민 할매’ 김태원 “패혈증 재발로 생사 고비”
TV조선은 20일 밤 10시 방송하는 ‘인생다큐 마이웨이’에 그룹 부활 리더이자 기타리스트 김태원이 출연해..

line
한국당 “현역 3분의 1 컷오프 추진…총선서 절반이..
인천공항 면세점 여직원 성폭행 시도 인니人 체포
김정은 한·아세안 회의 참석 불발…北 “갈 이유 못..
photo_news
결혼식 미룬 김건모, 장지연과 혼인신고 했다
photo_news
BTS 그래미 후보 불발… “美, 세계흐름에 뒤처..
line
[W]
illust
문예지에 아이돌 인터뷰… 취향 저격으로 ‘독자’ 생존
[김병종의 시화기행]
illust
침묵의 까망… 울부짖는 빨강… 세상 모든 예술이 흘러들었다
topnew_title
number ‘黃의 단식’ 지소미아 종료·패스트트랙 강행..
좌절·불안에 떠는 홍콩…英에 “거주권 달라..
지소미아 종료 D-1… 靑, 강행절차 돌입
만취여성 차 태워 모텔 데려간 회사원 현행..
hot_photo
경매 나온 히틀러 부인 모자와 지..
hot_photo
2019 슈퍼모델 대상에 장원진
hot_photo
서효림, 김수미 아들과 내달 결혼..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