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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게재 일자 : 2019년 11월 07일(木)
美 ‘기여하지 않으면 혜택도 없다’ 원칙… 변화된 세계전략 차원 ‘韓 방위비’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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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밖 미군 비용까지 포함
방위비 분담금 5∼6배 요구
일회성 아닌 새 안보기조 차원
지소미아 등 압박 카드 활용도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에서 미국이 주한미군 주둔 비용 외에 한반도 밖 미군 자산의 유지 비용까지 한국에 요구한 것은 단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뿐 아니라 미국 홀로 글로벌 패권 전략을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다는 미국 사회 내 컨센서스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기여하지 않으면 혜택도 없다”는 변화된 미국의 세계 전략의 첫 사례가 한국과의 SMA 협상이 될 전망이어서 한국으로서는 미국의 거센 압박에 맞서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 정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으로부터 원하는 수준의 방위비를 받아내지 못할 경우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것도 협상용 카드 수준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n First)’에 따라 한·미 동맹의 급격한 변화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한·미 양국의 외교 소식통 및 전문가들은 “한반도 밖의 미군 자산에 들어가는 비용까지 분담하자고 하는 것은 여태까지 미국이 한·미 동맹에 접근해 왔던 방식과는 패러다임이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북한의 6차 핵실험 직후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국에 북핵을 제한하게 만들고 미국은 주한미군을 철수하는 빅딜 제안을 했다”고 말했다. 미국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원상 회복과 인도·태평양 전략 동참을 한국에 강하게 요구하는 것도 비용과 효율을 중시하는 미국의 새로운 세계 전략 차원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한·미 동맹 상황의 변화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성향에서 시작된 측면이 크지만 미국의 재정 압박 상황과 미국 우선주의 정서가 결합해 앞으로는 이 같은 흐름이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전 같으면 세계 전략 속에서 미국이 할 수 없는 요구를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이고 있다”며 “동맹 문제에 정통한 미국 관료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말릴 수 없는 상황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 간 싸움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역시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장 높은 값을 부른다는 트럼프식 ‘협상의 기술’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9월 19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세계 독립 주권 국가들이 미국처럼 살기를 바라거나 똑같은 문화와 전통, 정부체제를 갖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내가 미국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처럼 여러분도 자국 국익을 추구하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는 미국이 전통적인 대외 전략인 ‘개입주의’를 포기하겠다는 선언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아시아 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과도 맞물려 있다. 워싱턴 상황에 정통한 국책연구기관 연구원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잘 뜯어보면 미국 혼자 안보 전략을 해나갈 수 없으니 동맹국도 돈을 많이 내라는 의미”라며 “미국이 유럽, 한국, 일본 같은 부자 나라의 방위비를 부담할 수 없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구호를 환영하는 여론이 적지 않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 이후에도 한·미 동맹을 포함한 미국의 세계 전략 흐름이 크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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