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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게재 일자 : 2019년 11월 08일(金)
나토도 방위비 몸살… 마크롱 “사실상 뇌사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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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유럽에 등 돌리고 있다”
메르켈 “과격 표현”즉각 반박
폼페이오 “협력 여전히 중요”
흔들리는 나토의 위상 보여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미국이 유럽에 등을 돌리고 있다”며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사실상 뇌사 상태에 있다”고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과격한 표현이며 동의할 수 없다”고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정상들 간에 벌어진 논쟁은 흔들리는 나토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는 분석이다. 전 세계에서 최고 수준의 결속력을 자랑했던 미국과 나토의 동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America First)’ 노선이 노골화한 이후 금이 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럽에서도 가속화하고 있는 미국의 공백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치고 들어오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7일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은 벼랑 끝에 서 있다”며 “전적으로 미국에 나토 동맹 방어를 의지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1949년 4월 출범한 나토는 냉전 시절 소련과 동맹국이 형성한 바르샤바조약기구에 맞서 서방의 안보를 지켜낸 굳건한 동맹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전략적 의사결정의 문제점, 나토의 현실 재평가 등을 거론한 뒤 미군이 쿠르드족을 버리고 지난달 시리아 북동부에서 철수 결정을 내린 사실을 냉혹하게 비난했다. 그는 “미국이 유럽에 등을 돌리고 있다”고 평가하면서 “이제 유럽이 중동 문제에 관해 미국의 하급 동맹국처럼 행동하는 걸 중단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나토 소속이면서도 적군과 아군의 구별을 의도적으로 흐리고 있는 터키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실제 터키가 가상적국인 러시아로부터 방공미사일 시스템 S-400을 도입한 사실은 나토 회원국 간 갈등을 악화시킨 원인으로 분석된다. 전날 마크롱 대통령은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150억 달러(약 17조3000억 원) 규모의 경제협력을 체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이 자체적으로 군대를 조성해야 한다는 견해도 거듭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한 뒤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마크롱 주장은) 나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평했다. 메르켈 총리는 나토가 독일 안보의 주춧돌이라고 강조하며 “이러한 전면적인 공격은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대서양 양안 동맹은 필수적이고 나토는 많은 영역에서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대화를 조성하고 이를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독일을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마크롱 대통령의 주장을 일축했다. 그는 “나토는 여전히 중요하며 아마도 역사상 가장 중대하고 전략적인 협력 관계라고 생각한다”면서 나토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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