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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9년 11월 08일(金)
한미연합司 해체는 ‘전쟁 대비’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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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옥 前 국방부 차관

북한의 전쟁 도발을 억제하고 억제 실패 시 반격작전으로 침략군의 격멸과 통일을 이루기 위해 1978년 11월 7일에 한미연합군사령부가 창설됐다. 한미연합사(司)는 지난 41년 간 세계 최강의 전투사령부로서 대한민국 안보와 한반도 평화를 힘으로 보장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는 가난한 나라에서 부유한 나라로, 약한 나라에서 강한 나라로 발전을 거듭해 오늘의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이뤘다.

문재인 정부는 지금 한국 안보의 버팀목인 한미연합사의 해체를 서두르고 있다. 군 당국도 더 발전된 형태의 ‘미래연합군사령부’로 탈바꿈시켜 한미연합 군사 태세를 계속 유지시킨다고 주장한다. 과연 현실성이 있는 주장인가?

우선, ‘한미연합’이든 ‘미래연합’이든 이들 사령부는 모두 동맹의 상징적 존재이기도 하지만, 유사시에는 대규모 전쟁을 수행하는 전투작전사령부로서 기능할 수 있어야 한다. 보도를 보면, 미래연합사는 한국군 4성 장군이 사령관이 되고 미국 장군이 부사령관을 맡게 된다는데, 이 체제가 제대로 작동되겠는가. 오늘날처럼 한국의 안보 위기가 최고조인 상황에서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연합지휘체제를 서두르는 이유를 모르겠다.

또, 군 당국은 전시 작전통제권의 완전 전환을 현 한미연합사의 완전 해체로 보고 군의 미래연합사 운용능력을 기본운용능력, 완전운용능력, 완전임무수행능력 등 3단계별로 평가하면서 전작권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단계별 검증과 평가를 마쳤다고 해서 과연 한국군 4성 장군이 미래연합군사령관으로서 방대한 전력자산을 운용하는 미국의 육·해·공군 및 해병대 전력과의 연합 및 합동 작전을 실질적으로 작전통제를 할 수 있겠는가. 제도적 개선과 실전적 적용은 별개다.

전작권 전환 이후 미래연합사는 또한 한·미 군사동맹의 상징으로만 존재하고, 유사시 한국군 부대와 미군 부대들에 대한 작전통제는 단일 지휘체제가 아닌 별도의 상호협조 체제를 통해 수행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현 한미연합사를 해체하고 새로운 미래연합사를 창설하는 것은 더 개악이 되고, 한국군은 자존감을 높이기보다 조소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지금 한국군에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자주적이고 실질적인 전투역량을 조기에 확보하는 일이다. 제반 재래식 전투역량뿐만 아니라 핵전·사이버전·대테러전 등을 포함하는 비재래식 또는 비대칭 전투역량이 갖춰져야 한다. 이런 자주적 전투역량을 조속히 확보하려는 노력보다 민족자존, 군사주권 등의 명분을 구실로 전작권 전환과 한미연합사를 해체하려 한다는 것은 건전한 안보 인식과 상식의 소유자라면 누구나 비판할 것이다.

미래연합사를 제아무리 그럴듯하게 꾸미고, 첨단 군사장비를 제아무리 대량 도입한다 하더라도 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전쟁대비 의지가 결여돼 있다면 그 모든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현 안보 상황에서 전작권 전환과 한미연합사 해체를 서두른다는 것은 전쟁 대비 의지를 저버린 것이나 다를 바 없을 것이다.

따라서 군 당국은 전작권 전환을 일정 기간 안에 끝내기 위해 무조건 서둘러선 안 된다. 2014년에 한·미 양국이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원칙, 즉 연합방위에 필요한 한국군의 핵심 군사능력 확보, 국지도발 및 전면전 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초기 단계 필수 대응 능력 구비, 안정적인 한반도 및 역내 안보환경 등 조건이 충족되면 전작권 전환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가져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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