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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Science 게재 일자 : 2019년 11월 11일(月)
양자광원 위치·파장 원하는대로 조절… 정보처리의 한계를 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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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기반 ‘양자 정보기술’의 발전

빛, 입자·물결로 보는 양자광학
컴퓨터 · 통신 핵심기술로 발전

원자 1개 두께의 반도체 물질
패턴 새긴 뒤 실리콘소자 연결
외부의 전기로 미세구조 제어

기존 bit기반 기술 ‘퀀텀 점프’
전송속도 빨라지고 훨씬 안전


양자점(量子点·quantum dot) TV를 둘러싼 전자업체 간 논란이 뜨겁다. 양자점이란 나노(nano, 10-9)미터 크기로 형성한 반도체 결정이다. 입자의 크기에 따라 다른 색을 방출하는 양자광학 원리를 TV에 응용한 것이다.

인류는 빛을 숭배하고 두려워했다. 신의 영역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과학은 투과·반사·굴절·산란·회절·간섭 같은 빛의 성질을 발견하며 고전 광학을 정착시켰다. 단일 원자와 분자 같은 극미세 구조부터 수백 광년 떨어진 우주의 블랙홀 등 거대 세계까지 빛의 도움을 받아 관찰했다. 백열등·형광등 같은 열 광원에서 벗어나 레이저 등 결맞음 광원도 만들어 빛을 제어하면서 정보·국방·의료 기술로 발전시켰다. 전기·자기는 모두 물결, 즉 전자기파(electromagnetic wave)이며 그 출렁임 자체가 빛이라는 맥스웰의 파동 방정식은 오랜 비밀을 풀어낸 듯했다.

하지만 양자물리학의 탄생과 더불어, 빛을 입자와 물결의 성질을 동시에 지닌 것으로 보는 양자광학도 선을 보인다. 양자광학은 이제 TV 제조뿐 아니라 양자 컴퓨터와 양자 통신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로 발전했다. 양자정보 ‘큐비트(Qubit=quantum+bit)’는 0과 1로 꺼짐과 켜짐을 표현하는 현재의 비트(bit) 기반 기술과는 차원을 달리해 한 단위에 0과 1이 중첩되거나 얽히면서 정보를 동시에 표현한다. 빠르고 안전할 수밖에 없다. 속도와 보안성을 껑충 뛰어넘는 퀀텀 점프 기술이다. 양자 정보기술의 핵심은 고효율 ‘양자 광원(quantum light source)’을 생성·제어하는 것이다. 양자 광원도 여러 가지다. 광자 분포가 일정하고 매 순간 하나의 광자만 존재하는 단일 광자원, 2개 이상 광자 간 위치·편광 등 정보가 서로 얽혀 있는 얽힘광, 세기와 위상 중 한쪽을 높이는 대신 다른 한쪽은 낮춘 압축광 등은 각각 양자 통신, 양자 전송, 양자 계측에 쓰인다.

이 중 단일 광자원을 만들기 위해 최근 반도체를 이용한 인공 원자(양자점, 결정 내 빈틈) 생성 방식이 주목을 받고 있다. 비트 정보 처리를 위해 반도체 집적소자가 필요했듯, 큐비트 집적은 소자 위에 다수의 단일 양자 광원을 동시에 생성·제어하는 기술이다. 그동안 극미세 양자점을 성장시켜 여러 개의 양자 광원을 만드는 기술을 주로 사용했으나 광원의 위치와 파장을 균일하게 조절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반도체 양자 광원은 전류를 흘려보낼 수 있는 소자란 장점에도 불구하고 크기·응력(應力)·모양 등이 일정하지 않아 제어하기 힘들었던 것이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김제형 교수팀은 원자 1개 두께의 아주 얇은 이차원 반도체 물질과 실리콘 미세(MEMS) 소자를 결합해 양자 광원의 위치와 파장을 동시에 제어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 세계적 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온라인 속보로 게재됐다. 김 교수팀은 얇은 반도체 박막(WSe, 텅스텐 디셀레나이드)을 만들고 여기에 나노 스케일의 미세 패턴(피라미드 구조)을 규칙적으로 새긴 다음, 실리콘 MEMS 소자에 연결해 한계를 돌파했다. 원자 두께의 얇은 반도체 물질은 미세 구조(피라미드)에 의해 손쉽게 양자 광원이 생성된다. 피라미드의 뾰족한 꼭짓점에 집중된 힘이 반도체 물질의 전자에너지 구조를 변형시켜 단일 양자 광원을 만들어낸 것이다. 피라미드의 위치만 옮기면 양자 광원의 위치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또 양자 광원의 파장은 꼭짓점에 집중되는 힘 크기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 힘은 실리콘 MEMS 소자 외부에서 전기로 제어가 가능하므로 양자 광원의 파장도 원하는 대로 조절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반도체 기반 양자 광원의 위치와 파장 제어 기술은 많이 제시됐지만, 이를 하나의 소자 내에서 동시에 제어하는 기술은 난제로 남아 있었다”며 “이번 연구가 다수 양자 광원 기반의 양자광학 연구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 용어설명

단일 광자원(Single photon source) : 고전 광원으로 분류되는 레이저의 경우 평균적인 빛의 세기는 일정하지만 미세 세계 측면에서 바라본 광자의 분포가 일정하지 않다. 이와 달리 단일 양자 광원은 단일 광자를 일정 간격으로 분포시킬 수 있고, 개개의 광자에 양자정보를 인코딩하는 것도 가능해 광자 기반의 양자정보 구현에서 핵심 요소다. 원자나 양자점 같은 단일 양자구조에서 불연속적인 에너지 상태를 이용하면 매 순간 하나의 광자만 방출하는 단일 양자 광원 생성이 가능하다.

큐비트와 양자정보 과학 기술 : 1과 0으로 구분돼 정보를 표현하는 비트(bit) 기반의 고전 정보 기술과 달리, 양자정보 기술은 1과 0의 상태가 중첩돼 정보를 표현하는 양자 비트(Qubit)를 기반으로 한다. 양자역학의 특징인 양자 중첩, 양자 얽힘, 복사 불가능 등을 활용하면 보안성이 뛰어난 양자 통신과 초고속 양자 연산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

MEMS 소자(Microelectromechanical systems) : 나노·마이크로 크기의 매우 작은 전기구동시스템

노성열 기자 nosr@munhwa.com
e-mail 노성열 기자 / 경제부 / 부장 노성열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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