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지소미아 압박’ 정점… 15일 SCM이 변곡점

정경두-에스퍼 담판 가능성
靑 ‘종료’입장 바꿀지 촉각
방위비·미래司도 조율할 듯

문재인 정부가 오는 23일 0시 종료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에 대해 ‘입장 불변’ 의사를 재확인하면서 한·미·일 3국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미국 측에선 지난주 국무부 고위 당국자들의 잇따른 한국 파견에 이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도 이번 주 방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지소미아 유지 압박을 최고조로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거듭된 압박에 정부가 지소미아 관련 입장을 바꿀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청와대 관저에서 연 여야 5당 대표 만찬 회동에서 “일본의 경제 침탈과 지소미아 문제에 대해서는 초당적으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며 “일본 강제징용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존중해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도 같은 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일 관계가 최근 어렵게 된 근본 원인은 일본이 제공했으며, 지소미아 종료가 우리 안보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본다”고 못박았다. 지난 5일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제임스 드하트 미 방위비분담협상 대표 등이 방한해 지소미아 재검토를 요구했지만, 일본이 우리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에 반발해 시행한 수출규제 조치를 해제하지 않으면 지소미아 종료 결정도 번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불구, 미국은 문재인 정부에 지소미아 유지 압박을 최대한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15일 한미연례안보협의회의(SCM) 참석을 위해 방한하는 에스퍼 국방장관이 문재인 정부와 막판 ‘담판’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에스퍼 장관이 SCM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등 한·미 동맹 핵심사안을 지소미아와 연계시키는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이 현재 사태 동결을 위해 지소미아 종료일을 연기하는 절충안을 한국 측에 제시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이에 따라 한·미·일이 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막판 협상을 벌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5일 한·미 국방장관 면담에 이어, 한국 국방장관과 일 방위상은 18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확대 국방장관회의에서 만날 예정이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