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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9년 11월 11일(月)
자사고 폐지 시행령은 명백한 위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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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권 서울대 명예교수·헌법학

정부가 전국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를 고교 서열화의 주범으로 몰아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고쳐 오는 2025년 일반고로 일괄 전환키로 했다. 문재인 정부의 고위 인사 상당수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좌파 성향의 친(親)전교조 교육감 여럿이 자녀를 그런 고등학교에 진학시켰다. 그러면서도 근래에 조국 사태로 드러난 교육의 불평등·불공정이 마치 자사고·외고·국제고 때문인 듯이 몰아 그 폐지를 강행하고 있다.

이번에 발표한 시책에 대해 제기되는 가장 본질적 질문은, 잘 나가고 있는 ‘전국 자사고·외고·국제고의 무엇이 헌법적으로 잘못인가’ 하는 점이다. 자유 즉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를 정체성으로 하는 대한민국 헌법은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영역에서 각인의 ‘결과의 균등’이 아니라 ‘기회의 균등’을 지향해 각자가 자기 능력을 최고도로 발휘케 함으로써 이것이 어우러져 세계 평화와 인류 공영을 이끄는 번영하는 나라로 만드는 목표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헌법 전문)

평준화 교육은 우리 헌법과 대척점에 서는 사회주의적 전체주의 독재체제에서 훨씬 더 잘 실현 가능하며, 더구나 전교조 등이 지배하는 여건에서 통제에 순응하는 그저 그런 평균적 인간을 길러내는 데 적합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주마가편(走馬加鞭)해서 국내적으로나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창의력을 지니는 인재의 양성과는 거리가 멀 것임에 틀림없다. 그것은 강대국에 둘러싸인 우리나라 생존·발전의 문제이기도 한데 말이다. 수월성을 포용치 못하는 학교 체제와 교육철학으로 언감생심 우리가 그리도 바라는 노벨상 수상자를 기대나 할 수 있겠는가?

누구나 남보다 더 잘해 보려고 노력하는 일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 아닌가. 공부 잘하는 아이를 더 잘하게 이끌어주는 교육이 어째서 잘못인가. 정부의 이번 자사고 등의 일반고 전환 결정은 지난 2000년에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내린 과외 금지 조치와 사안이 아주 유사하다. 첫째로, 이번 결정은 자기 발전을 이루려는 개인(학생)의 자기 계발권(啓發權·교육권)을 침해한다. 둘째로, 그것은 자녀에게 더 좋은 교육을 시키려는 학부모의 자녀교육권을 침해한다. 셋째로, 그것은 개인의 자기계발에 관한 사회적 수요에 부응해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려는 목표와 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사재를 털어(예컨대, 전주 상산고와 같은) 자사고를 설립·운영하려고 하는 사람들의 교육권을 말살하는 것이 된다.

교육을 국가의 통제에만 맡기는 것은 헌법 제31조 제4항에 위배된다.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헌법의 보장 사항이며 결코 법률 유보 사항이 아니다. 법률은 ‘교육의 자주성·전문성·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을 담보·보장하는 장치나 수단이어야 할 뿐이다. 하물며 시행령으로 행하는 자사고 등의 일반고 전환 결정은 말도 안 되는 위헌(違憲) 조치다.

자사고 등 일반고로의 전환 결정은 교육영역에서 표출된 정부의 무능력·무책임의 한 표현 형태에 불과하다. 잘나가는 자사고 등을 평준화하기 위해 짓누르려고만 말고 그것과 경쟁할 수 있도록 일반고의 교육 수준을 더욱 높이려는 시도는 왜 하지 않는지 묻고 싶다. 또, 다음에 들어설 정부에 따라서는 번복될 수도 있는 조치의 강행은 내년 선거 및 그 후의 대선에 유리하도록 사회주의적·포퓰리즘적 평준화 지지 세력 결집·확산을 위한 선거용 정치공작일 뿐이라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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