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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10문10답 게재 일자 : 2019년 11월 12일(火)
총선 빅이슈로 떠오른 ‘모병제’ 찬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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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병대 수색대원들이 지난 2월 태국에서 열린 다국적 연합훈련인 ‘2019 코브라골드’에 참가, 로타윈 정글에서 수색 정찰훈련을 하고 있다. 모병제가 도입되면 현재 일반 사병도 포함되는 해외 파견 훈련팀도 직업 군인으로 구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뉴시스

“병역비리 원천차단 가능” vs “충분한 전투력 확보 어려울수도”
국민 52.5% “징병제 유지”… 국방부도 “현재 軍으로선 불가능”

현재 간부-사병 ‘반모반징’
58만 병력 중 30대 70 비율

저출산 영향 징집인원 부족
20여 년 뒤 병역자원 절반↓
희망인원 충족될지 미지수

北 128만 상비군에 核무장
위협요소 고려안하고 추진
‘흙수저’만 軍에 갈 우려도
“선거 포퓰리즘적 접근 안돼”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모병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찬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싱크탱크 민주연구원이 지난 7일 보고서에서 “모병제 전환은 인구절벽 시대 정예강군으로 나아가기 위한 시대적 과제이자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모병제 공론화를 점화했다.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선을 그었지만, 사상 최악의 청년 실업률과 맞물려 20대 남성의 표심을 자극하는 인화성 강한 단골 이슈인 모병제를 선거 공약으로 채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에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민주당의 모병제 공론화에 대해 핵 무력 증강과 상비병 128만 명의 북한 위협 요소를 고려하지 않은 총선용 포퓰리즘 정책으로 규정한 뒤 ‘시기상조’라며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① 모병제(募兵制)란

국민을 징병하지 않고, 본인의 의사에 따라 직업군인을 모병해 군대를 유지하는 병역 제도다. 지원병제라고도 한다. 반면 현행 징병제(徵兵制)는 국가 구성원에게 병역의무를 지우고 이를 강제하는 제도로, 일정 연령이 된 국민에게 징병검사를 받고 일정 기간 군대에서 복무하도록 법으로 강제한다. 근거 조항은 헌법 제39조 1항으로,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고 국민 개병제를 규정하고 있다. 징병대상은 병역법 제3조 1항의 ‘대한민국 국민인 남자는 헌법과 이 법이 정하는 바에 따라 병역 의무를 성실히 수행하여야 한다. 여자는 지원에 의하여 현역에 한해 복무할 수 있다’는 규정에 근거, 남성으로 한정돼 있다. 따라서 모병제를 하려면 개헌 및 병역법 개정이 필요하다.


② 현역자원 인구절벽 사태

인구 감소로 현역으로 입영할 수 있는 자원도 감소 추세다. 남자아이 출생 수는 2017년 18만 명, 2018년 16만 명으로 감소가 뚜렷하다. 이들이 군 입대하는 2030년대 후반에는 지금 같은 병력수급 시스템이 유지되기 어려운 셈이다. 지난해 태어난 남자아이 16만 명을 감안하면 현 시스템하에서 유지할 수 있는 병력은 40만 명을 넘기기 어렵다는 계산도 나온다. 민주연구원이 보고서에서 저출산으로 인한 급격한 인구 감소현상인 인구절벽 사태를 모병제 전환의 핵심 이유로 거론하는 이유다. 보고서에 따르면 병역자원인 19∼21세 남성은 2019∼2023년간 100만4000여 명에서 76만8000여 명으로 20% 이상 급감한다. 이 연령층은 2030∼2040년간 70만8000명에서 46만5000여 명으로 다시 2차 급감사태를 겪는다. 20여 년 뒤 병역자원이 절반 이상 줄어드는 셈이다. 보고서는 “2025년 징집인원 8000명 부족 사태를 기점으로 병역자원은 계속 부족하고, 2033년부터 부족분은 심화된다”고 분석했다.

▲  우리나라는 헌법 제39조 1항에 따라 징병제를 실시하고 있다. 군입대 장병들의 모습. 자료사진

③ 모병제 및 징병제의 장단점

모병제의 장점은 개인의 자유의사가 충분히 반영되고, 자율적 선택에 의한 권리가 보장되며 숙련병 확보 및 고도의 전문기술 요원 확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지휘관의 지휘통솔이 용이하며, 적성에 알맞은 특기 선택으로 전투력 향상을 기할 수 있다. 군인 전체가 직업 공무원이므로 구타나 가혹행위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조직력이 강화되는 효과도 기대된다. 군에 가지 않는 사람들은 모병제를 유지하기 위한 세금을 내는 납세의무 실천으로 병역의무를 수행하면 된다. 군 입대 기피를 위한 조직적 비리인 병역비리가 원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단점은 전투력 유지에 불균형이 발생할 우려가 크며, 병력유지에 필요한 국가 재정 부담이 크게 증가한다.

이에 반해 징병제의 장점은 모든 국민이 국가를 방위하기 위해 인적 부담을 가진다는 점에서 평등한 병역 의무 이행으로 군대의 사회적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다. 국민적 일체감 형성뿐만 아니라 충분한 예비전력 확보도 가능하다. 군이 요구하는 병력확보가 용이하며, 적은 국방예산으로 병력 유지가 가능해 국방비가 절약된다. 하지만 개인의 선택이라는 자유권이 제약되고 국민부담이 가중된다는 것과 또 전문 직위의 숙련병 확보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발생하는 게 단점이다.


④ 모병제 비용

모병제는 보수를 받고 군 복무를 하는 제도여서 현행 징병제와 달리 인건비 등 재원이 많이 필요하다. 통상 직업군인의 경우 정기적인 월 급여 말고도 관사나 자녀 교육, 연금 등 복지 혜택이 뒤따라 꽤 많은 재정 부담이 불가피하다. 모병제 찬성론자들은 모병제 전환에 따른 병사들(25만∼30만 명 기준) 임금으로 연간 3조∼9조 원을 추산했다. 민주연구원 보고서는 월급 300만 원을 25만 명에게 지급하면 매달 7500억 원, 연 9조 원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예상했다. 2019년 국방비 47조 원의 19%에 해당된다. 모병제 찬성론자들은 간부 대비 병사 비율을 4 대 6 정도로 하고 인구 대비 병력 규모를 현재의 절반 수준인 0.6%로 유지하면 추가 비용 부담 없이 현재의 예산만으로 모병제 전환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내세우고 있다.


⑤ 외국의 모병제 실태

전 세계적으로 모병제를 실시하는 나라는 미국, 일본, 독일 등 103개국으로 유엔 회원국(192개국)의 57.4%에 달한다. 징병제를 실시하는 국가(66개국)보다 더 많다. 징병제는 주로 공산국가나 아프리카 국가들이 많다. 특히 북한은 최소 10년의 가장 긴 의무 복무 기간으로 유명하다. 아시아와 서구 국가 중 징병제를 유지하는 대표적 국가는 한국, 싱가포르, 노르웨이, 이스라엘, 스위스, 터키 등이다. 노르웨이는 특이하게도 2016년부터 여자들도 남녀평등 차원에서 1년간 의무 복무를 하고 있다. 대만은 2018년부터 징병제를 폐지하고 완전 모병제로 전환했지만 국방 예산 부족과 병력 인원 확충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태국 정부도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반면 스웨덴은 2018년 징병제에서 모병제로 전환했지만 최근 인력 수급을 이유로 다시 징병제 재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징병제를 폐지한 후 첫해부터 5400명을 모병 목표로 했지만 지원자는 2400명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경우 육군은 100% 징집병으로 운영하고 있다.


⑥ 모병제 찬반 국민여론

모병제 전환에 대한 국민 여론은 징병제 유지가 우세하다.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지난 8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사병에게 월급 300만 원을 지급하는 모병제 도입’에 대한 반대 응답이 52.5%로 집계됐다. 찬성은 33.3%로, 반대보다 19.2%포인트 낮았다. 반대 응답은 모든 지역에서 다수였다. 계층·이념 성향별로 보면 60대 이상과 50대, 20대, 보수층과 중도층, 자유한국당 지지층과 무당층에서 반대 여론이 높았다. 반면 30대와 40대, 진보층,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지지층에서는 찬성 응답이 더 많았다고 리얼미터는 설명했다. 모병제 찬성론자들은 군내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모병제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한다. 지원병력만 받고 있는 우리 해·공군, 해병대를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징병제 찬성론자들은 북한과 대치하는 안보 상황을 감안할 때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국방력을 유지하려면 육군은 최소 35만 명의 병력과 13만 명 정도의 간부로 전체 48만 명이 돼야 하고 직할부대 기술병들은 현 수준을 유지해야 하는데 모병제로 이 같은 인력확보가 가능하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한다.


⑦ 국방부 입장은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민주연구원 보고서 공개 후 “모병제 도입에 대해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전장 환경과 일정 수준의 군 병력 유지 필요성 때문에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다”면서 “모병제를 위해선 군사적 필요성에 대한 검토와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국방부는 현 정부 들어 2017년 1월에도 정치권에서 제기됐던 모병제 도입과 관련해 “안보 상황과 국가재정 상태, 인력획득 가능성, 병력자원 수급전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될 것”이라며 “군 병력을 30만 명으로 감축하는 것이 (모병제의) 선결 조건인데, 이는 현재 군으로서는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모병제는 기본적으로 병력충원 방식의 문제이긴 하지만 단순히 군사적 측면에서만 판단할 문제는 아니며, 그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사회적 함의를 갖고 있다”며 “국민개병제가 갖는 국가통합의 상징성, 사회적 형평에 대한 국민적 감수성, 군을 보는 우리 사회의 시각, 실제 군사력에 미치는 효과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⑧ 모병제를 주장하는 이들은 누구

모병제 찬성론자들은 △정예화로 국방예산 절감 △병력자원 감소 대비 △세계적 모병제 추세 등을 모병제 전환의 주요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가장 대표적 인사는 2007년 모병제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대선 후보. 2012년 김두관 대선 후보도 “시대 흐름에 적합한 새로운 안보전략이자 일자리 정책이며 평화 및 북방경제를 여는 첫 단추”라면서 모병제 전환 공약을 들고 나왔다. 2016년 남경필 전 경기지사도 2022년까지 완전한 모병제 전환 방안을 제시했다. 정당에서는 정의당이 2016년 4월 총선에서 전체 병력을 40만 명으로 축소하는 부분적 모병제 도입 공약을 내놓았다. 또 위헌정당 판결로 해산된 통합진보당 후보들도 징병제 폐지를 들고 나왔다. 남북 간 대결 국면 타파가 명분이었다. 당시 통진당 선거공약에는 병력을 60만 명에서 20만 명으로 줄임과 동시에 징병제 폐지와 모병제 전환 주장이 담겨 있었으며, 보수층으로부터 안보기능의 전면적 해체라는 비판을 받았다.


⑨ 한국군은 반모반징(半募半徵)

사실 우리 병역제도는 엄밀히 따지면 ‘반모반징(半募半徵·모병제+징병제)’ 혼합시스템이다. 사병은 징집제지만 부사관 장교 등 간부는 모병제이기 때문이다. 2019년 기준으로 병사는 37만7000명, 부사관은 12만7000명, 장교는 7만5000명이다. 전체 병력 57만9000명 기준에서 병사 대 장교 비율은 70대 30 정도다. ‘국방개혁 2030’으로 2030년까지 전체 병력을 52만 명까지 줄이는 과정에서 복무 기간 단축 등으로 사병의 병력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한 결과다. 국방부는 향후 사병과 간부의 비율을 60대 40으로까지 조정할 계획을 갖고 있다. 부사관을 2025년까지 현재의 10만 명에서 15만 명으로 증원하고, 부사관이 대부분인 여군 비율을 8.8%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군 고위 관계자는 “징병제의 틀은 유지하면서 모병제적 요소를 가미하는 방안은 다양하게 설계 가능하다”면서 “적정성을 다시 한 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⑩ 안보 우려 및 공정성 훼손 논란

일단 모병제가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방위력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휘락 국민대 교수는 “128만 북한군과 대치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징집제 폐지는 쉽지 않으며 북한 위협의 감소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며 “정책적으로 장단점을 충분히 검토할 필요는 있지만 정치적 표 획득을 위한 선전물이 돼서는 곤란하다”고 말했다. 또 모병제로 전환할 경우 △(전문병사제도 시) 병장으로 평생 근무하는 것이 가능한지 △지원자가 없으면 어떻게 할 것인지 △못난 사람만 군인이 되는 국가가 되면 어떻게 되는지 등 공정성·형평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상당하다. 군 고위 관계자는 “모병제를 채택하면서도 세계 최강인 미군의 성공사례를 많이 거론하지만, 미국과 우리나라에서 군인이 차지하고 있는 사회적 위상은 천양지차”라며 “병력충원 문제 해결을 위해 채택한 모병제가 실제 원하는 규모의 모병에는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특히 하위계층 자녀들, 즉 ‘흙수저’만 군에 갈 것이라는 인식과 우려를 불식하기도 쉽지 않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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