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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현안 인터뷰 게재 일자 : 2019년 11월 15일(金)
박삼득 국가보훈처장 “‘독립·호국·민주’ 균형 보훈정책으로 국민통합 이룰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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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득 보훈처장은 “여성 독립운동가를 집중 발굴한 결과 전체 여성 포상자 472명 중 38%인 177명이 현 정부에서 포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신창섭 기자
목함지뢰 다리부상 하재헌중사
재심의 거쳐 전상 판정은 잘못
국가유공자법 시행령 정비할것

친북행적 김원봉은 서훈 불가

내년 6·25전쟁 70주년 맞아
참전국 보훈장관회의 등 추진


박삼득 국가보훈처장은 “‘호국 홀대’란 말이 나오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며 “독립·호국·민주라는 세 가치가 차별 없이 균형을 이루는 보훈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처장은 보수·진보 간 이념 갈등으로 비화한 김원봉 서훈 논란과 관련, “누구보다 독립에 많은 공을 세웠지만, 광복 이후 행적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서훈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박 처장은 2015년 목함지뢰 폭발사고로 양다리를 잃은 하재헌 중사가 재심의를 거친 뒤에야 ‘전상(戰傷)’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국가유공자법 시행령을 미리 정비하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박 처장은 “6·25전쟁 70주년인 내년, 유엔참전용사의 희생과 공헌에 감사하고 이에 보답하기 위한 ‘한국전쟁 참전국 보훈부 장관회의’를 비롯해 ‘참전국 5대륙 순회음악회’ ‘현지 위로연’ 등 다양한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국민화합과 통합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보훈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며 “청산리·봉오동 전투 전승 100주년, 6·25전쟁 70주년, 4·19혁명 60주년, 5·18민주화운동 40주년 사업이 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취임 100일을 맞아 지난 13일 서울 용산구 서울보훈지청 집무실에서 박 처장을 만났다.

―보훈처장으로서 경험한 보훈과 외부에서 본 보훈의 차이가 있나요.

“6·25전쟁 등 참전 용사들이 보훈처 주관으로 전쟁기념관을 방문하셔서 전사자 명비(銘碑)를 보며 눈물을 흘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한 번은 6·25전쟁 때 장진호 전투에 참전한 미 해병 1사단 노병이 명비에 새겨진 전우 이름을 발견하고 펑펑 우셨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서 호사를 누리는데 전우는 이렇게 죽었구나’라면서요. 하도 우셔서 제가 껴안아드렸습니다. 1년에 200만 명이 넘는 분들이 전쟁기념관을 찾고 계십니다. 저는 군 생활을 오래 했지만 참전 경험이 없습니다. 그분들을 볼 때마다 군인으로서 참전 경험이 없다는 게 미안하고 송구할 따름입니다.”

―‘독립’ 분야에 비해 상대적으로 ‘호국’ 분야에 정부가 신경을 덜 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습니다.

“‘호국 홀대’란 말 자체가 나오는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저희가 그렇게 할 리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됩니다. 보훈처는 독립·호국·민주의 ‘균형 있는 보훈’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외세로부터 나라를 되찾고, 외침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 독재로부터 나라를 바로 세우는 게 보훈의 역할입니다. 보훈이 추구하는 독립·호국·민주 가치에 조금도 차별이 있어선 안 됩니다. 사실 우리 사회 갈등이 이런 부분에서 비롯됐다고 생각합니다. 항일과 반공이 우리가 선호해야 할 가치인데, 친일과 반일, 반공과 용공으로 나뉘면서 많은 갈등이 생겼습니다. 보훈 관련 단체도 이 같은 갈등의 축소판으로, 이 부분을 어떻게 조화롭고 균형 있게 조율해 나갈지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보훈처가 김원봉 서훈과 손혜원 의원 부친 서훈 논란 등으로 이념 갈등의 중심에 섰습니다. 국민통합을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이 나옵니다.

“말씀드린 대로 독립·호국·민주 가치가 다 존중받아야 하는데 충돌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김원봉이 대표적 케이스입니다. (항일독립운동에서) 누구보다 많은 공을 세웠지만, 광복 이후 (친북) 행적은 (현 보훈체계로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워 서훈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히 하겠습니다. 이론의 여지가 전혀 없습니다.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의 경우 서훈이 늘어 왔고, 현 제도가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적극 발굴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목함지뢰 폭발사고로 부상을 당한 하재헌 중사의 재심의와 결과를 발표하면서 그 같은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국가유공자법 시행령 정비를 약속하셨습니다.

“관련 시행령을 미리 정비하지 못해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 보훈법령의 보훈 대상 기준은 군인 외에도 경찰, 소방, 일반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통일된 기준으로, 현재 국방부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조만간 국가유공자법 시행령뿐만 아니라, 보훈보상대상자법 시행령도 국민 눈높이에 맞도록 정비안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내년은 6·25전쟁이 일어난 지 7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관련 행사를 어떻게 준비하고 계시나요.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국내외 참전유공자에 대한 감사와 명예 선양은 물론, 참전세대와 전후, 그리고 미래세대가 함께 참여하고 공감하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현재 추진단이 구성돼 70주년 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모든 국민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참전용사분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보훈문화’를 확산시켜 국민통합을 이루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현 정부 들어 여성독립운동가를 적극 발굴하고 있습니다. 현황은 어떻습니까.

“독립운동 활동의 국가 입증 책임을 강화해 여성 독립운동가를 집중 발굴하고 있습니다. 여성의 경우 인적사항과 활동내용이 드러나기 어려웠던 당시 시대 상황을 감안해 포상기준을 새롭게 만들고, 전문가를 통해 집중 발굴해 전체 여성 포상자 472명 중 38%에 달하는 177명이 현 정부 들어 포상을 받았습니다.”

―생존해 계시는 국가 유공자가 돌아가시면 모실 공간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생존 안장 대상자는 41만 명(80세 이상 11만 명)이지만, 안장 여력은 6만 기로 국립묘지 확충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서울과 대전현충원을 확충하고, 국립연천현충원과 제주국립묘지 신규 조성 등을 통해 2025년까지 현충원 13만 기, 호국원 6만 기 등 20만 기를 추가 확충할 예정입니다. 특히 제주국립묘지는 규모는 작지만 제주도민의 숙원사업으로 오는 28일 착공, 2021년 10월 준공할 계획입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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