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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총선 ‘앞으로 5개월’ 게재 일자 : 2019년 11월 15일(金)
‘공정’ 목소리 들끓지만…‘현역의원 기득권 카르텔’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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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대 총선도 ‘현역의원들만의 리그’

선거운동규제·선거구획정 늑장
정치신인 사실상 설자리 없어
현역은 홍보물·현수막 등 활용
신인, 어깨띠·명함제공도 금지

“선거임박해 영입 나서는 대신
공정한 게임의 룰 만들기 필요”


오는 17일 D-150을 맞는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최대 화두로 ‘쇄신’과 ‘공정’이 떠올랐음에도 정치권의 기득권 지키기는 여전한 모습이다. 선거일 1년 전까지 선거구 획정을 마치도록 한 공직선거법 규정은 이번에도 지켜지지 않았고, 선거운동을 제약하는 규제를 대폭 풀어 정치 신인의 숨통을 틔워주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권고도 무시됐다. 결국 이번 총선도 현역 의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 위에서 치러지게 됐다. 전문가들은 “각 당이 선거에 임박해 청년층과 정치 신인을 영입하겠다고 나서는 것보다 공정한 게임의 룰을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비판한다.

◇이번에도 손발 묶인 신인들 = 15일 21대 총선이 152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정치 신인들은 각종 선거운동 규제 속에 악전고투하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울산 울주 출마를 준비 중인 오상택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전문위원은 이날 통화에서 “지역 행사에 가면 현역 의원이 축사할 때 한쪽에서 주민들과 악수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면서 “한번은 행사에서 주민 한 분이 ‘아무것도 안 하고 자리만 차지할 거면 왜 왔냐’고 하더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소속으로 부산 지역 출마를 위해 터를 닦고 있는 김범준 거제정책연구소장도 “선거일 180일 전부터는 이름을 포함해 내 이미지가 연상되는 활동은 아무것도 못 한다고 보면 된다”며 “이름을 알릴 기회가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한국당 소속으로 서울 지역 출마를 준비 중인 한 정치 신인은 ‘북콘서트’를 예로 들며 “옥외 활동이 금지되고 실내에서만 허용된 탓에 조직 세를 과시할 수 있는 현역 정치인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며 “집회·결사의 자유가 보장되는 사회에서 이런 규제가 시대에 맞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선거법은 선거일 전 180일 기간 동안 옥외 집회를 포함해 현수막 게재, 어깨띠 홍보, 호별 방문, 명함 제공까지 오프라인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얼굴 알리기 기회’를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 반면 현역 의원은 지역 사무소를 기반으로 한 지역 조직이 상시적으로 활동하는 데다 북콘서트, 의정보고회 등 홍보 수단이 다양하다. 민주당 소속으로 수도권 출마를 준비 중인 한 정치 신인은 “현역 의원은 수시로 지역에 홍보물을 돌리고, 연말엔 지역 사업 예산을 땄다고 현수막 걸고, 의정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지역 주민과 만난다”며 “너무 부러운 현역 어드밴티지”라고 말했다.

선거법상 선거일 1년 전까지 하도록 돼 있는 선거구 획정이 지연되는 것은 정치 신인들에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호남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하려 하는 한 인사의 경우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그동안 표밭을 가꿔온 선거구가 통폐합 대상이 된다. 이 인사는 “지역에만 있는 사람은 ‘깜깜이’인데 현역 의원은 여러 가지 정보가 있어 먼저 움직인다”며 “정보전에서도 게임이 안 된다”고 했다.

◇제도 개선 뒷전인 정치권 = 현행 선거 관련 제도와 규정이 정치 신인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왔고, 제도 개선 시도도 있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대 국회 시작 즈음인 2016년 8월 말과 전화로 하는 선거운동을 상시 허용하는 것 등을 포함한 ‘정치관계법 개정 의견’을 국회에 냈다. 선거운동을 기존 ‘포지티브 규제’에서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해 별도의 선거운동 기간 없이 상시적인 선거운동을 가능케 하는 것이 골자다. 유권자가 선거운동 기간 중 옷이나 모자 등을 통해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을 밝힐 수 있고, 집이나 승용차에 선거 관련 표시물을 부착하는 것을 허용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그러나 기득권을 쥔 정치권은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정치권은 이번 총선을 앞두고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제 개편안을 논의하면서도 선거운동 규제 완화에 대해선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민주당도 총선을 1년가량 앞두고 경선 룰을 발표하는 등 정치 신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했지만,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현출 건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새로운 인재가 정치권에 자연스럽게 충원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안정적인 선거 제도를 운영하고, 법에 따라 선거구를 조기에 획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병채·이정우·김유진 기자 haasskim@munhwa.com
e-mail 김병채 기자 / 정치부 / 차장 김병채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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