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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9년 11월 18일(月)
종편 재승인 위기·지상파 천문학적 적자…방송계 ‘지각변동’ 닥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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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호탄 쏜 종편

MBN,자본금 편법충당 드러나
TV조선은 ‘조건부 재승인’ 상태
채널A도 개선계획 마련 이행중
종편 출범 8년 만에 ‘벼랑 끝’

- 몸부림 지상파

KBS, 올 적자 1000억 넘을듯
비상경영에도 방송사고 줄이어
MBC, 적자경영 책임 목소리 커
사장 재신임 둘러싸고 내부혼란


끊임없이 파열음을 내던 방송계에 큰 충격이 전해졌다. 종합편성채널(종편) MBN이 설립 당시 자본금을 편법 충당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되고 MBN 장대환 회장이 전격 사퇴하면서 방송계 전체가 요동치고 있다. KBS, MBC 등 지상파의 적자 운영, CJ ENM의 오디션 프로그램 투표 조작에 연이은 충격파다. 일부에선 지상파, 케이블, 종편 등으로 승승장구했던 방송계에도 드디어 지각변동이 임박했다고 전망하고 있다.

최악의 한 해를 보내고 있는 올해에 이어 내년엔 이런 위기가 현실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종편 발(發) 지각변동 신호탄 = 2011년 12월 1일 첫 전파를 쏘고 야심 차게 출범한 종편이 8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MBN이 자본금 3000억 원을 채우기 위해 회계장부를 조작해 편법으로 충당한 혐의가 드러나 기소되고, 장대환 회장이 사퇴하면서 다른 종편사의 자본금 문제까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자칫하면 시계를 8년 전으로 돌려 종편에 대한 전면적 재조사도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경영 상황도 나쁘다. 지난 8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윤상직(자유한국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20억 원 안팎의 흑자를 올린 JTBC를 빼곤 지난해 나머지 3사가 모두 10억∼75억 원의 적자를 냈다. 또한 올해 경영 수지도 장담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로라면 종편의 재승인 심사가 도래하는 내년이 방송 개편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2017년 재승인 심사를 통해 종편의 유효기간을 2020년까지 연장했다. 당시 JTBC를 제외하고 3사는 기준점인 650점을 밑돌거나 가까스로 턱걸이했다. 특히 TV조선은 기준 미달인 625.13점으로 ‘조건부 재승인’을 받아 3∼6개월마다 점검을 받고 있다.

방통위는 지난 8월 제41차 위원회에서 ‘2020년도 종합편성·보도전문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재승인 세부계획’을 의결했다. 방송의 공적 책임·공정성의 실현 가능성 및 지역·사회·문화적 필요성과 방송 프로그램의 기획·편성·제작 및 공익성 확보 계획의 적절성, 재승인 시 부가된 조건과 권고사항의 이행 여부 등을 중점 심사하기로 했다. 여기서 총점 1000점 중 650점 이상 사업자는 ‘재승인’되지만 650점 미만 사업자는 ‘조건부 재승인’ 또는 ‘재승인 거부’를 당할 수 있다.

재승인을 위한 기본 조건은 5가지다. 사업계획서 및 추가 개선계획의 이행, 방송 프로그램의 품격 제고 계획 준수, 방송심의 법정 제재 매년 4건 이하로 감소, 보도·교양·오락 장르별 편성 계획 이행, 콘텐츠 투자 계획 이행 등이다. 아울러 TV조선과 채널A는 방송심의 규정 위반 방지를 위한 검증기구 구성·운영 등을 추가로 이행해야 한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MBN 검찰 기소와 관련해 “검찰 수사와 별도로 자체 조사도 벌이고 있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선입관 없이 철저히 조사하고 엄중하게 조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종편들은 진작부터 사내 정책팀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내년 재승인에 대비하고 있다. MBN은 문제로 지적된 자본구조를 투명하게 개선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한 종편 관계자는 “재승인이 거부되는 건 상상하기도 싫지만, 혹시 3∼6개월 영업정지만 받아도 매우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 경우 종편은 물론 방송계 전반에 지각변동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1000억 원 적자 지상파도 체질 개선 몸부림 = 종편뿐만 아니라 지상파도 올 한 해 엄청난 적자 경영으로 내년 전망이 어둡다. KBS와 MBC는 올해 무려 1000억 원대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KBS는 2023년까지 누적 사업손실을 6500억여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쌓여온 것이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하지만 액수가 천문학적이다.

이에 따라 양사는 이미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하고 체질 개선에 돌입했다. 월화 드라마 잠정 폐지, 프로그램 수 축소, 인력 구조 개편 등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다른 데 있는 것 같다. KBS는 비상경영에도 불구하고 잦은 방송 사고와 조직 내 이견으로 불협화음을 만들었다. 늑장 재난방송, 알릴레오 성희롱 발언에 대한 대응, 독도 헬기 영상 미제공 등으로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 그때마다 KBS 양승동 사장은 사과 성명을 내느라 바빴다. MBC는 ‘인적쇄신’을 명분으로 16개 지역 사장을 교체했다가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다.

이 와중에 KBS, MBC 사장 재신임 문제가 예상보다 빨리 불거지고 있다. MBC 최승호 사장은 2017년 12월 부임 이후 2년째를 맞고 있다. 2020년 2월 임기가 만료되는데 현재로선 연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오히려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의 야권 측 소수 이사들이 지난 14일 정기이사회에서 최 사장의 해임을 주장했다. 여권과 야권 추천인사가 6대3으로 구성되는 이사회 특성상 최 사장 해임 결의안은 투표에도 부쳐지지 못했으나 2년간 2000억 원에 이르는 적자 경영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팽배했다. 양 사장도 지난해 12월 정식으로 재신임을 받은 후 1년이 지났으나 아직도 선명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도준호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종편은 출범 초기와 달리 방송계의 중요한 플레이어로 자리 잡았기에 과거와 같은 특혜성 정책을 더는 기대할 수 없게 됐고, 미디어 환경 자체가 변하면서 지상파는 광고주에게 더 이상 매력이 없는 매체로 전락했다”면서 “이는 방송의 구조적, 근본적 문제이며 최근 학계와 산업계를 중심으로 전환점이 필요한 시기라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정부는 칸막이식 제한을 과감히 풀어주고, 방송사는 생존권을 걸고 콘텐츠를 차별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mail 김인구 기자 / 문화부 / 차장 김인구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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