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초계기 또 우리함정 코앞 근접비행했다

소식통 “이달 초 동해서 발생
軍, 레이더 조준않고 로키대응”
합참, 부인않고 세부답변 피해

일본 해상자위대의 초계기가 이달 초 또다시 우리 해군 함정에 근접 위협비행을 한 것으로 18일 전해졌다.

하지만 우리 군은 지난해 12월 근접한 일본 초계기에 레이더 조준으로 대응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로키’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3일 0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한·일 관계를 더 이상 악화시킬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초계기는 이달 초 동해상에서 훈련 중인 우리 함정 바로 앞까지 비행했다. 지난해 12월 근접 위협비행이 재연된 것으로, 이후 군은 일본 측에 비공개로 항의 의사를 전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일본 측은 지난주 “일상적인 정찰 활동의 일환”이라는 입장을 전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합동참모본부는 “우리 함정과 일본 초계기 간 CUES(해상에서 우발적 조우 시 행동규칙)를 통한 식별 및 소통은 정상적으로 진행 중이며, 세부작전 상황은 공개가 제한된다”면서 직접적 답변을 피했다.

군과 외교가에서는 일본이 왜 초계기 위협비행을 또다시 감행했는지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군이 이번에는 일본 초계기에 대해 레이더 조준을 하지 않은 점도 주목하고 있다. 일단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일본의 외교적 메시지 발신 차원이라는 지적이 있다.

한 국방 전문가는 “지소미아가 없다면 일본도 일본 나름대로 군사 정보를 직접 확보하기 위한 정찰 활동 등을 하겠다는 메시지일 수 있다”며 “군사적인 위협이라기보다 외교적인 위협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 국책 연구기관 관계자도 “강제징용 등 역사 문제나 수출 갈등보다 일본이 한국을 가장 믿을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지난해 12월 초계기 갈등”이라면서 “한국이 일본 초계기에 레이더를 조준한 것은 일본을 적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일본은 한·미·일 3각 협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심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반면 한국의 ‘로키’ 대응은 지난해 12월 레이더 조준을 둘러싼 한·일 간 ‘진실 싸움’이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사태를 더 악화시키지 않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