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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홍콩 대혼란’ 현장을 가다 게재 일자 : 2019년 11월 19일(火)
10代 등 100여명 갇혀… 시민들, 학생들 구하려 ‘여명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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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 홍콩이공대 고립작전

강경진압에 시민들 분노 커져
부모들 몰려와 경찰에 호소도

주요 도심 시위대 두배로 급증
모였다 흩어졌다 반복하며 저항
금융 중심가는 ‘점심 시위’ 부활
람 “항복外 선택지 없어” 회견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19일 “경찰과 시위대 간 대치가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람 장관은 “경찰에도 이 문제를 인도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라고 당부했다”면서 “항복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고 백기 투항을 압박했다.

람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한 뒤 특히 10대 시위대에 대한 경찰의 무차별 체포에 대한 비난을 의식한 듯 “10대들은 당장 체포되진 않았지만, 나중에 책임에 직면할 수 있다”고 했다. 시위대의 평가는 전혀 다르다. 홍콩이공대 인근 조던의 네이선가에서 기자와 만나 10대라고 밝힌 한 시위자는 “여기 있는 사람들 상당수가 10대이고 홍콩이공대 안에 고립된 친구 중에도 10대가 많다”며 “그런 10대들을 경찰들이 무참하게 진압했다”고 전했다. 이날까지 홍콩경찰의 홍콩이공대 기습검거작전으로 400여 명이 체포됐고, 상당수가 10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캠퍼스를 탈출한 600명 가운데 약 200명은 18세 이하 청소년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전 현재 캠퍼스 안에는 100명 안팎의 시위대가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람 장관과 홍콩경찰에 분노한 시민들은 이날도 도심 시위를 이어갔다. 숱한 부상자를 발생시킨 경찰에 대한 홍콩 시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홍콩이공대에 고립된 채 인도적 지원과 도움을 호소하고 있는 시위대 상당수가 10대이고 전날 체포되거나 부상당한 이들 중에도 10대가 포함돼 있어 이 같은 불만이 극에 달하고 있다.

시위 현장에서 만난 고교생 애나벨(19·가명) 양은 “친구가 홍콩이공대에 고립돼 있다”며 “내가 원하는 바는 그 친구와 다시 웃으며 놀고 만나고 싶은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경찰들이 완전 봉쇄하고 있는 홍콩이공대 정문 등에는 부모들이 몰려와 자녀들을 만나고 싶다며 경찰에 호소했다. 한 어머니는 “아이가 홍콩이공대를 가겠다고 했을 때 절대 가면 안 된다고 말렸지만 결국 안에 들어갔다”며 “그 아이가 왜 홍콩이공대에 들어갔는지 분명히 알고 있지만 이런 경찰들 때문에 가는 것을 말릴 수밖에 없었다”고 눈물을 흘렸다. 조던 주변에서 시위를 지켜보던 한 시민은 “예전에도 10대들은 시위 현장에 나와서 벽돌을 깨다가도 한쪽에선 내일 학교에 가야 한다며 숙제를 하고 있었다”며 “그런 애들이 경찰 말처럼 폭도겠냐”고 한숨을 지었다.

실제 전날 경찰의 진입 이전 캠퍼스 내부에서 만났던 시위대에서는 어렵지 않게 10대를 찾을 수 있었다. 10대들은 화염병을 운반하거나 바리케이드용 우산을 까는 일 등을 했고, 일부는 경찰과의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최전선에도 나오고 있었다. 홍콩이공대 정문에서 만났던 17세의 파르코 웡은 “홍콩이공대를 지키는 데 사람이 부족하다는 내용의 SNS가 돌았고 이 때문에 친구와 함께 자원했다”며 “경찰이 미처 대학을 다 봉쇄하기 전에 알려진 통로를 통해 꽤 많은 10대가 들어왔었다”고 말했다. 웡은 “부모님께는 걱정하실까 봐 다른 시위에 참가한다고 하고 나왔다”며 “그렇지만 이미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시위에 참가해봤고 얼마든지 격렬한 현장에서 싸울 각오도 돼 있다”고 말했다. 경찰이 본격적으로 진입하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묻자 웡은 “솔직히 잘 모르겠지만 일단 형들이 하라는 대로 움직일 것 같다”고 말했다. 홍콩 SNS에선 ‘우리 아이들을 살려달라’는 해시태그를 다는 상황이 바람처럼 번지고 있다. 학생들을 구하겠다며 인근에서 벌어진 교통마비 시위는 그 어느 때보다 격렬했다. 전날보다 배 이상 많은 사람이 홍콩이공대 인근 침사추이(尖沙嘴), 조던, 야우메타이(油麻地), 몽콕(旺角) 등지에서 시위에 나섰다. 경찰들은 물대포와 최루탄 등을 동원해 시위대 해산에 나섰지만, 시위에 나섰다 흩어지는 시위대의 행동은 밤늦게까지 계속됐다. 홍콩섬 내의 센트럴에서도 이날 점심시위가 부활해 직장인들이 “학생들을 보내라”고 외치며 시위를 이어갔다. 시민들은 식당이나 지하철 등등에서 전날 있었던 경찰의 강경 진압 동영상을 돌려보며 걱정 어린 표정으로 이들의 무사 귀환을 기대했다.

어린 학생들을 보호하라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홍콩 중등학교 교장들은 경찰에 학생들을 보호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e-mail 박준우 기자 / 국제부  박준우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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