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에서 주연으로… 때론 영화감독으로 “‘끝까지 가보자’는 절실함 있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영화 ‘카센타’에서 욕망에 의해 변해가는 캐릭터를 깊은 연기로 소화해낸 배우 조은지.

- 영화 ‘카센타’ 주연 조은지

신스틸러 주목받다 주연 꿰차
욕망에 의해 변해가는 캐릭터
“관객에 ‘새롭다’ 평 듣고싶어”

2017년 단편 연출 발판 삼아
내년엔 장편영화 감독 데뷔

“‘신스틸러’ 좋은 수식어예요. 제 연기를 긍정적으로 봐주신 거니까요.”

영화나 드라마에서 개성 있는 연기를 펼치며 주연 못지않게 주목받는 조연을 ‘신스틸러’라고 한다. 조은지가 그런 배우다. 다양한 장르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독특한 캐릭터를 당찬 연기로 소화해온 그는 “내 연기는 관객과 시청자의 반응을 통해 완성된다”며 “좋은 반응이 나오면 만족하기보다는 다행이라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영화 ‘카센타’의 한 장면.

그런 그가 이번에는 한 작품을 오롯이 이끄는 주연으로 나서 깊은 연기를 선보인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카센타’(감독 하윤재)에서다. 이 영화는 지방 국도변에서 카센터를 운영하는 부부가 먹고살려고 작은 범죄에 발을 들여놓았다가 뜻하지 않은 일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블랙코미디물이다. 조은지는 이 영화에서 친정아버지에게 별 볼 일 없는 사위로 찍힌 남편 재구(박용우)를 도와 도로 위에 날카로운 못을 뿌리며 돈맛에 빠져드는 순영을 연기했다.

그는 욕망에 의해 변해가는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소개했다.

“순영이라는 캐릭터가 흥미롭게 다가왔어요. 욕망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결말이 나거든요. 남편과 손발을 맞추다가 서로 멀어지는 감정이 사실적으로 느껴지며 연기에 대한 욕심이 났어요. 뭔가 더 표현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생겼어요.”

그에게 “역할의 확장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냐”고 묻자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가 다 그렇다고 생각해요. 물론 역할의 비중만 보고 작품을 선택하지는 않아요. 큰 역할이 들어와도 ‘내가 잘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면 출연을 고사하기도 해요. ‘카센타’는 작품 자체에 끌렸지만 제 역할이 확장될 거라는 기대도 분명히 있었어요.”

2017년 자신이 연출한 단편 ‘2박 3일’로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으며 연출력을 인정받은 그는 내년에 개봉할 첫 장편 ‘입술은 안돼요’로 감독 데뷔한다.

“20대 초반부터 글을 썼어요. 외향적인 캐릭터를 주로 연기하지만 실제 성격은 내성적이고, 표현하는 데 서툴러요. 글을 통해 스트레스를 많이 해소하죠. 제가 쓴 시나리오를 지인들에게 보여줬더니 ‘단편으로 만들면 좋겠다’ ‘직접 연출을 해보라’고 해서 처음에는 흘려듣다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는 연출을 하며 연기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단편 연출 후 ‘악녀’와 ‘카센타’를 찍었는데 작품에 대한 이해도도 넓어지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소통도 잘 되는 걸 느꼈어요. 배우로서 디렉팅을 받는 것과 배우에게 연기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게 어떻게 다른지 확실히 알게 됐어요.”

‘카센타’로 “새롭다”는 평을 듣고 싶다는 그에게 “가장 절실한 게 뭐냐”는 질문을 던졌다.

“늘 ‘끝까지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다음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요. 지금까지도 그런 절실함으로 살아왔어요.”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