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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게재 일자 : 2019년 11월 20일(水)
빅데이터 도입률 10%그쳐…“더 지연땐 데이터 후진국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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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급한 법안처리 외면하고…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 등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 방문길에 오른 여야 원내대표들이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출국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오신환 바른미래당·이인영 더불어민주당·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뉴시스

- 1년째 잠자는 ‘데이터3법’

AI연구때 가명정보는 필수
데이터융합‘맞춤상품’개발
EU·日 이미 법적장치 마련

업계 “통과희망에 설비확충
사업추진 일정 다시 불투명”


‘21세기 원유’로 불리는 빅데이터 시대가 열렸지만, 한국은 여전히 답보상태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데이터 경제를 강조했으나 실제로 추진을 위한 관련 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1년째 잠자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는 더 많은 데이터를 활용할 경우 개인별 맞춤형 상품 개발은 물론, 다른 산업과 융합까지 다양한 혁신이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하는데, 국회의 늑장 처리로 한국은 데이터 선진국에 밀려 데이터 후진국으로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 국회에 계류된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가 절실한 이유다.

20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데이터 활용도를 높이는 내용의 데이터 3법은 지난해 11월 발의된 후 롤러코스터를 타는 양상이다. 여야 원내대표가 데이터 3법 국회 통과를 국민 앞에 약속했지만, 관련 상임위원회 논의가 지지부진한 데다 국회가 총선을 앞두고 첨예하게 대결하면서 이번 국회 통과가 불명확한 상황이다.

데이터 3법은 비식별화된 개인정보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을 골자로 한다. 법이 통과되면 누구인지를 알 수 없는 가명 개인정보를 이용해 새로운 기술이나 제품·서비스 개발 등에 나설 수 있게 된다. 가명 정보는 이름이나 연락처 등을 암호화해 추가 정보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특정 개인을 알 수 없도록 한 정보를 뜻한다. 여러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결합해 더 나은 빅데이터를 산출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이를 통해 기업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얻고, 소비자는 더 나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미 유럽연합(EU)은 지난해 개인정보보호규정(GDPR)을 통합·시행하기로 결정, 빅데이터 산업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상업적 목적을 포함한 모든 연구에 가명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일본도 2015년 관련법을 개정해 당사자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익명 가공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최근 네이버 라인과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의 야후재팬이 ‘경영통합’을 선언한 배경 중 하나는 두 나라의 인공지능(AI) 기술을 하나로 합쳐 글로벌 AI 기업과 맞서 싸우는 것이다. AI 연구 과정에서 각종 데이터 활용은 필수다. 데이터를 많이 모아 활용할 수 있어야 AI 연구를 활성화할 수 있다.

국책 연구기관인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가 지난달 내놓은 보고서를 보면, 세계 AI 상위 전문가 500명 중 한국은 7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73명(14.6%)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중국(65명), 스위스(47명), 독일(36명) 순이었다. 이승환 책임연구원은 “한국 AI 연구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결과”라며 “외국 유명 AI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연구원 수만 봐도 터키가 한국보다 AI 강국”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익명화한 개인정보도 활용이 막혀 있다.

데이터 활용을 가장 기다리는 업계 중 하나는 금융 분야다. 신용정보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개정안 발의 배경에 대해 “소비·투자 행태, 위험 성향 등 개인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금융상품 개발이나 정보통신·위치정보·보건의료 등 다른 산업 분야와의 융합까지 가능하게 된다”고 밝혔다.

법 개정이 늦어지면서 이는 고스란히 국가와 업체들의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회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국내 기업·기관들의 빅데이터 도입률은 10%(2018년 기준)에 불과하다. 기업·기관들이 빅데이터를 도입하지 않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바로 ‘관련 데이터 부재’다. 한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이번 국회에서 데이터 3법 통과에 희망을 걸고 설비를 확충하는 등 준비해 왔는데 사업 추진 일정이 다시 불투명해졌다”고 우려했다.

이해완·박세영 기자 parasa@munhwa.com
e-mail 이해완 기자 / 경제산업부  이해완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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