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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홍콩 대혼란’ 현장을 가다 게재 일자 : 2019년 11월 20일(水)
최후의 수십명, 부상·저체온증속 필사의 탈출…대부분 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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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공대 시위 사실상 무력화

의료진 빠져나오는 틈을 노려
뒤편으로 도망치다 잡히기도
배수로·하수구 통한 시도까지

초중고 휴교령 오늘 풀렸지만
학생 100여명 ‘교복 시위’ 나서
시민들 ‘여명 시위’도 이어질듯


홍콩 민주화 시위의 ‘최후 보루’였던 홍콩이공대 시위가 사실상 무력화되면서 동력은 상당히 떨어진 상황이다. 홍콩의 초·중·고등학교에 내려졌던 휴교령은 20일 해제됐다. 주요 대학 캠퍼스를 근거지로 삼아 홍콩 전체에 시위를 확산하려던 주최 측의 계획은 무산되는 기류인 가운데 일반 시민들의 도심 마비 시위(여명작전)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홍콩 시민사회 전반에 팽배해진 ‘반중국 정서’는 언제든 새로운 시위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일주일 만에 휴교령이 풀린 중고생 100여 명은 수업에 참여하는 대신 교복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쿤통(觀塘)역에서 교차로까지 가두 행진을 했다. 일부 학생은 ‘5대 요구(범죄인 인도법 완전 철회, 시위대 폭도 지정 철회, 무력진압 사과 및 독립조사위 설치, 체포 시위대 전면 석방, 홍콩 행정장관 직선제 및 입법회 보통 평등선거 실시)’를 요구하며 벽돌과 쓰레기통, 금속으로 도로를 봉쇄했다. 힙우 거리 근처에서는 검은 옷을 입은 시민시위대가 벽돌을 던지며 경찰과 대치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날 현재 홍콩이공대 캠퍼스 안에서 농성 중인 수십 명의 학생시위대는 외곽을 철두철미하게 포위한 경찰을 피해 필사의 대탈주를 감행하고 있다. 경찰의 포위망 탈출은 치밀한 작전을 세워 전개되기도 했으나 대부분 실패로 귀결됐다. 전날 오후 10시 30분쯤, 캠퍼스에 남아 있던 의료진 일부가 현장을 빠져나왔고, 경찰이 의료진의 몸수색에 분주한 사이 뒤편에선 일단의 그림자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학교로 진입하는 도로까지 다가와 가드레일을 뛰어넘은 이들은 길을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이들의 시도는 곧 상황을 파악하고 달려온 홍콩 경찰들에게 제지됐고 대부분은 그 자리에서 체포됐다. 대학 외부에서 이들의 탈주를 지켜보던 사람들에게서 한숨 섞인 탄식과 함께 경찰을 향한 비난의 소리가 쏟아졌다. 이들이 연행될 때마다 지켜보던 시위대 지지자들이 울음 섞인 목소리로 ‘시대혁명’을 외쳤다. 이들은 운이 좋지 못했지만 현장 탈출에 성공한 시위대도 있다. 19일 오전 홍함(紅) 지역에선 경찰의 눈을 피해 화단 등지를 통해 캠퍼스를 빠져나온 시위대가 인근에서 대기하고 있던 지지자들의 차에 타거나 걸어서 도심 방향으로 도주했다.

이들 방법을 눈치챈 경찰들이 그에 맞는 대응책을 세우면서 빠져나오지 못한 시위대 대부분은 새로운 탈출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이들이 숙소로 사용하던 체육관이나 대학 정문 인근 학생회관 건물 등에는 시위대보다 안에 있던 취재진이나 의료진이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시위대 대다수는 경찰을 피하기 위해 캠퍼스를 배회하면서 탈출할 기회를 엿보는 중이다. 3명의 시위대가 학내 배수로 운하를 통해 탈출을 시도했고 안전을 위해 잠수부까지 동원했지만, 처음에 허리까지 차오르던 내부 수위가 도중에 머리 위까지 가는 경우가 많아 실패했다고 학교 내 소식통들이 전했다. 이미 하수구를 타고 탈출을 시도한 시위대도 있었지만 내부 유독가스가 심해 실패했다. 홍콩섬으로 나가는 해저터널 진입을 고민하는 시위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굶주림과 피로감, 부상, 저체온증 등으로 중도에 경찰에 붙잡히는 시위대가 많다.

경찰은 19일 600여 명의 홍콩이공대 시위대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결국 탈출로를 찾지 못한 일부 시위대는 스스로 경찰에 투항하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

경찰은 붙잡힌 시위대가 미성년자인 경우 신원등록만 하고 귀가시키고 성인인 경우엔 바로 체포한다는 강경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캠퍼스 밖의 시위도 숨 고르기 양상이다. 전날까지 인근 도심지역인 침사추이(尖沙嘴)나 몽콕(旺角), 조던 등지에서 교통마비를 벌이던 시위는 전날 물대포를 동원한 경찰의 강경 진압 여파 때문인지 19일에는 그 동력이 많이 떨어졌다. 시위에 참가할 수 있는 인원도 대폭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24일 예정된 홍콩 구의회 선거는 이 같은 분위기가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100% 직선제로 치러지는 만큼, 현재 집권 중인 친중파 그룹에 대한 ‘심판’이 이뤄질지 주목된다.

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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