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침몰어선 실종 11명 수색 난항… 애타는 가족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선미만 남긴채… 19일 제주 차귀도 서쪽 해상에서 조업 도중 화재가 발생한 통영선적 연승어선 대성호가 두 동강 나 선수는 침몰하고 선미 일부만 수면에 떠오른 가운데 해양경찰이 선체 주변에서 실종자에 대한 구조·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함정·헬기·무인잠수정 등 투입
파고 높고 바람 강해 진척 없어

지난 19일 새벽, 제주 차귀도 인근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갈치잡이 어선 대성호(통영선적 29t, 승선원 12명)에서 불이 나 승선원 1명이 숨지고 11명이 실종된 가운데 해경 등 구조 당국이 침몰 화재 선박을 중심으로 밤샘 수색을 펼쳤으나 실종자의 흔적을 찾지 못해 유가족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해경은 특히 사건 사고 수습을 위해 제주대 해양실습선인 ‘아라호’를 투입해 사고 해역에 가라앉은 대성호의 선미 부분 인양에 나서는 한편, 해군의 무인잠수정(ROV)까지 동원해 수중 수색에도 나설 예정이다.

20일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구조 당국은 지난 19일 오전 3시에서 6시 사이에 불이 나 승선원이 실종된 통영선적 연승어선 대성호에 대해 해경과 해군 함정, 항공기 등 총 36대를 투입해 수색작업에 나섰다. 해경은 실종자들이 조류를 타고 사고 해역 주변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동 경로를 따라 해경과 군부대, 경찰, 산림청 헬기와 고정익 항공기까지 줄줄이 투입하고 있다. 하지만 사고 해역에서 파고가 2~4m로 높게 일고, 바람도 초속 10~16m로 강하게 부는 등 기상 조건이 나빠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제주해경 관계자는 “어선에 비치돼 있던 구명정조차 못 띄웠던 상황과 구명조끼도 입지 못하고 얼굴에 심한 화상을 입은 채 발견된 뒤 사망한 김모(60) 씨의 상태로 볼 때 불이 순식간에 번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20일 오전 경남 통영시 제2청사에 마련된 대성호 실종자 가족 대기실에서는 베트남인 선원 6명의 가족도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며 모여 있다. 특히 베트남 여성 A(23) 씨는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만 흘렸다. A 씨는 실종된 대성호 선원 B(24) 씨와 지난해 결혼한 새댁이다. 베트남에서부터 7년간의 연애 끝에 A 씨는 2016년쯤 선원비자(E10)로 입국한 B 씨를 따라 이듬해 한국에 들어왔고 지난해 9월 결혼했다.

실종된 베트남 선원 C(32) 씨의 남동생 2명도 구조 소식만 기다리고 있다. 이처럼 대성호에 승선해 모두 실종된 베트남 선원 6명은 베트남 바닷가 지역 출신으로 어부로 활동하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선원비자로 국내에 들어와 어선을 타고 고기를 잡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성호 실종자 가족들은 사고 소식이 알려진 직후 일부는 구조본부가 있는 제주도로 갔으며, 일부 내국인 가족과 베트남 가족은 통영에서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제주=박팔령·통영=박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