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재테크>비합리적 지출 줄이고… 자산으로 소득 만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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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노후자금, 얼마나 필요한가요?” 은퇴·노후재무설계 리서치를 시작한 이후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X억 원입니다”라는 답을 기대하겠지만, 나의 대답은 “얼마면 되시겠습니까?”이다. 의아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노후는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과 결정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본인이 생각하는 노후와 노후자금은 본인이 가장 잘 알고 있다. 당연히 생각하는 노후에 따라 노후자금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 노후생활비로 한 달에 500만 원이 부족한 사람도 있겠지만, 반대로 한 달에 100만 원이 충분한 사람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노후자금을 얼마나 생각할까요?”라고 질문이 바뀌면 나의 대답도 “7억4000만 원입니다”로 바뀐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의 조사(2018 중산층 리포트)에서 중산층이 생각하는 부부 기준 노후 월 생활비는 230만 원으로 조사된 바 있다. 최근 최빈사망연령이 거의 90세에 달하고 있는 점과 현 생활자들의 기대수명 증가를 감안해 노후기간을 65세부터 100세까지로 보고, 나이 듦에 따라 활동성과 소비지출이 감소하는 점을 감안해도 그 정도의 노후자금이 필요하다.

이에 비해 우리 가계의 노후 준비는 어느 정도 돼 있을까? 2018년 말 현재 우리나라 가계의 평균 보유자산은 약 4억2000만 원, 은퇴시점을 맞고 있는 50대의 평균 자산도 4억8000만 원에 불과하다. 국민연금을 20년 이상 납입한 가입자의 월평균 수령액이 현재 약 93만 원이고, 이를 100세까지 수령하는 경우 연금 수령 총액은 약 3억9000만 원에 달하게 된다. 이를 감안해야 그나마 노후 필요자금을 어느 정도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 된다.

그러나 우리 가계의 보유 자산은 약 4분의 3이 부동산에 묶여 있고, 금융자산은 그나마 은퇴 이전에 생활자금과 목돈사용에 지출되는 부분도 있어서 우리 가계의 노후준비 수준은 매우 취약하다. 해당 조사에서 중산층의 노후준비 수준이 약 58%에 불과하고, 51.2%가 은퇴 후 빈곤층으로 계층 하락을 우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이 약 46%에 달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2.5%)을 크게 상회하고 있는 점과 일맥상통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보다 안정된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노후재무설계가 필요하다. 우선 △소비지출 구조를 합리화해 노후 필요자산 규모를 축소해야 하며 △최대한 근로·사업소득 구간을 늘리고 △자산이 소득(Income Cashflow)을 창출하는 자산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보통 가계 지출에는 최대 30%의 비합리적 지출이 포함돼 있다고 보는데, 이를 절약해 중장기적으로 적립해 간다면 상당한 규모의 노후자금을 만들 수 있다. 또, 은퇴시점을 전후로 제2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준비해 주직장에서 은퇴 후에도 적더라도 소득구간을 연장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가계 자산 중 금융자산 비중을 높여 자산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다만, 노후자산의 특성상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안정성을 담보로 해야 하며, 채권 등 인컴 자산이나 상장 리츠 등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적고 배당(현금흐름)에 초점을 맞춘 금융상품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박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