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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9년 11월 22일(金)
손담비 “연기 시작하고 악플 시달리지 않은건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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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된 연기로 호평 손담비

단순한듯 복잡한 감정 살리려
대본 파고들고 연출진과 대화
코르크 마개 물고 발음 연습
어느 순간 극중 ‘향미’된 느낌


올가을 들어 처음으로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19일,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가수 겸 배우, 아니 오롯이 ‘배우’라 불러도 좋을 손담비(사진)를 만났다. 염색한 지 오래돼 머리칼 뿌리 부분이 검게 올라온 향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21일 종방된 KBS 2TV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을 통해 배우로서 전성기를 맞은 손담비에게서는 여전히 향미의 향이 풍겼다.

“화보 촬영 때문에 닷새 전에 검은색으로 염색했어요. ‘동백꽃 필 무렵’을 시작하면서 향미의 머리 색으로 염색한 후 6개월 만이었죠. 멋을 부리고 싶지만 촌스러운 향미의 느낌을 주고 싶어서 그동안 손을 안 댔거든요. 염색하면서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어서 계속 울었어요.”

극 중 향미는 불우한 환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후 박복한 인생을 살아왔다. 부모에게서 받은 사랑은 없지만 남동생만큼은 끔찍이 생각해 유학비를 다 댔다. 하지만 동생은 자신을 위해 돈을 벌려고 몸을 굴리며 살아온 누나를 창피해한다. 그런 향미가 동백(공효진)을 만나 처음으로 사랑을 배웠다. 그래서 향미가 살해당한 정황이 불거졌을 때 시청자들은 “향미를 살려달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손담비에게는 생소한 반응이었다.

“연기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악플을 안 받았어요. 너무 많은 사랑을 주시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이런 호평도 처음 받아봤어요. 그래서 ‘다음 작품은 더 잘해야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게 됐죠.”

향미는 소화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맹한 듯 말투가 느릿하지만 눈치는 굉장히 빨랐다. 감정 기복이 많지 않은 캐릭터지만 그 안에 복잡다단한 감정을 집어넣어야 했다. 게다가 외동딸인 터라 남동생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의 느낌도 몰랐다. 그래서 대본을 더 파고들고, 연출 PD와 많은 대화를 나눴다.

“눈치가 빠르다는 것 외에는 저와 닮은 점이 없었어요. 특히 발음을 잘해야 할 것 같아 코르크 마개를 물고 이비인후과에서 발음 교정까지 받았죠. 처음에는 조언을 해주는 ‘사공이 많아’ 헷갈렸지만 어느 순간 향미가 된 느낌이었어요.”

손담비는 2007년 데뷔 후 ‘미쳤어’ ‘토요일 밤에’ 등이 성공을 거두며 탄탄한 입지를 다졌다. 2009년부터는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연기 활동을 병행했다. 배우로 인정받고 싶어서 2013년 발표한 앨범 이후로는 6년간 연기에만 매진했다. 하지만 올해 초 KBS 1TV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해 ‘미쳤어’를 부른 지병수 할아버지가 ‘할담비’라 불리며 인기를 얻자 손담비를 향한 러브콜도 많아졌다.

“가수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는 데 오래 걸릴 거라 각오하고 있었어요. 할담비 열풍으로 다시 주목받을 때도 얼떨떨했어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동백꽃 필 무렵’ 출연 제의를 받았어요. 여러 일이 동시에 생기는 것을 보고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구나’ 싶었는데, 다행히 이런 결과를 얻었죠.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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