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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9년 11월 22일(金)
사람이 기적이 되는곳… 옹산 동백꽃이 우리 모두를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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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시청률 23.8% 종영

부모와 자식·연인·이웃
갈등 넘어 사랑으로 연결
고된 현실의 대중들 응원
‘완벽한 엔딩’으로 큰 감동

‘이제는 당신 꽃 필 무렵’
마지막 자막 긴여운 남겨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될 수 있을까?”

KBS 2TV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은 주인공 동백(공효진·사진 왼쪽)이 용식(강하늘)에게 건넨 이 질문에 답하며 21일 막을 내렸다. 전국 시청률은 23.8%. 올해 방송된 미니시리즈 중 최고 기록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가 남긴 여운의 수치는 그 이상이다. 마지막 회에서는 모든 위기와 고민, 갈등이 해소돼 동백과 용식의 로맨스는 결실을 맺었고, 온 동네를 떨게 했던 까불이(이규성)는 붙잡혔다. 옹산의 구성원,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 모두가 행복해지는 완벽한 해피엔딩이 이뤄졌다.

가상의 도시, 옹산에 놓인 동백은 술집을 운영하는 미혼모, 게다가 외지인이었다. 편견과 멸시의 대상이었던 그가 옹산에 온전히 섞이고 뿌리를 내리는 여정은 겨우내 한파를 견딘 동백이 꽃을 피우는 찬란한 봄을 맞는 과정과 진배없었다.

‘동백꽃 필 무렵’은 관계를 이야기했다. 옹산에 사는 수많은 부모와 자식, 부부, 연인, 이웃, 동료 간에는 갈등이 존재했다. 하지만 홀로 아들을 키우던 동백은 자신을 버린 엄마를 보듬었고, 이혼한 자영(염혜란)과 규태(오정세)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초심을 돌아보며 관계를 회복했다. “원래 지 동생 틱틱 건드리는 언니들이 남이 내 동생 건드리는 꼴은 못 보는 겨”라던 ‘옹벤져스’, 옹산 아주머니들은 동백을 지키려 자치대를 구성했고, 까불이를 잡기 위해 뭉친 옹산 파출소 식구들은 이제 옹산의 평화를 만끽하며 파출소 앞마당서 고추를 말렸다. 인생의 축소판과 같았던 옹산의 사람들이 결국, 사랑과 정을 통해 인간적 성숙을 일군 셈이다.


마지막 회의 최대 고비였던 동백의 엄마를 살리는 과정에서 옹산이기에 가능한 기적이 일어났다. 규태는 최신 구급차를 가져왔고, 자영은 국내 최고의 의료진을 모셨으며, 이웃들은 구급차를 위해 길을 터줬다. 그리고 아이들은 기도했다. 용식은 “기적은 없다. 우리 속 영웅들의 합심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한 팀’이 된 옹산 사람들이 만든 기적이었다. 파출소장은 “원래 이 대한민국이 한 다리 건너 형 누나 동생이고, 약간 오지랖으로 굴러가는 민족”이라고 정의했다.

사회악의 상징처럼 등장했던 연쇄살인범 까불이는 체포된 후 도발을 멈추지 않았다. “까불어서” “무시해서” 사람을 죽인다는 그는 “까불이는 어디에나 있고, 누구나 될 수 있고, 계속 나올 거라고”라며 비릿하게 웃었다. 이에 용식은 “나쁜 놈은 백 중에 하나 나오는 쭉정이지만, 착한 놈은 끝이 없이 백업이 돼. 주류는 우리”라고 일갈했다. 연일 사회면을 장식하는 강력 사건에 현실이 고달프고 두려운 대중의 가슴을 뜨끈하게 만드는 한마디였다.

‘동백꽃 필 무렵’은 따뜻한 감성과 폐부를 찌르는 대사가 씨실과 날실처럼 촘촘하게 엮이며 탄탄한 내러티브를 직조했다. 세상 모든 이들이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듯, 연기력 ‘구멍’은 찾아볼 수 없는 모든 등장인물이 자신의 위치에서 훌륭하게 기능하며 각자의 이야기를 구축했다. 여기에 까불이의 정체를 좇는 스릴러적인 요소는 ‘동백꽃 필 무렵’의 모든 맛을 선명하게 만드는 천연 조미료였다. 편견 없이 글을 쓰고 싶다며 ‘임상춘’이라는 가명 뒤로 몸을 감춘 작가는 이제 “당신 꽃 필 무렵”이라며 마지막 자막으로 모두를 품었다.

“세상에서 제일 세고 제일 강하고 제일 훌륭하고 제일 장한 인생의 그 순하고 얄궂은 고비들을 넘어 매일 ‘나의 기적’을 쓰고 있는 장한 당신을 응원합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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