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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편식주의자의 미식여행 게재 일자 : 2019년 11월 22일(金)
병아리콩 크림 만난 속초 오징어 내 안에 伊맛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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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초서 열린 ‘세계 이탈리아 음식주간’

- 안티파스토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에
새우 곁들여…입 속 바다축제

- 파스타나 리소토
시칠리아 부라타치즈 맛 감탄
만치니 ‘건면’은 식감도 일품

- 가지 카포나타·허브 광어
신선한 해산물 풍미 품은채
지중해式 튀김옷 입혀 바삭

- 마스카포네치즈·스브리소로나
캐러멜 블랙베리에 커피파우더
티라미수 닮은 디저트 살살 녹아


매주 지역을 여행하며 그곳의 유명 식당을 방문해 다양한 음식을 즐기고 있다. 가끔은 지역 식재료를 이용해 한식뿐만 아니라 세계 요리와도 접목하는 요리사를 만나게 된다. 지난 15, 16일 매우 특별한 미식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강원 속초시에 갔다. ‘한국의 지중해’라 불리는 속초는 해산물이 풍부해 많은 요리사에게 음식에 대한 영감을 주고 있는 곳이다. 속초에서 현지의 풍부한 식재료로 만들어낸 최고의 이탈리아 요리를 즐겼다.

세계 이탈리아 음식주간(World Week of Italian Cuisine)의 일환으로 개최된 이날 미식 행사의 공식 명칭은 ‘속초에서 즐기는 이탈리아 요리의 우수성(The excellence of Italian cuisine in Sokcho)’이다. 이탈리아 정부가 후원하고 한국 주재 이탈리아 대사관과 속초시, 고성군 등이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국내 주재 대사 등 각계각층 미식가 120여 명이 참여했다. 이 행사를 위해 수많은 관계자가 발 빠르게 움직였다. 이유는 하나. 지난 4월 속초, 고성 화재로 급격히 쇠퇴한 지역 관광사업을 미식을 통해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이었다.

▲  이탈리아 전문 셰프가 강원 속초 식재료를 이용해 만든 안티파스토인 ‘병아리콩 크림을 곁들인 속초 해산물’(맨 위). 아래쪽은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프리모피아토인 ‘피스타치오 파스타’, 세콘도피아토인 ‘광어 요리’, 파올로 데 마리아 셰프, 돌체인 ‘스브리소로나’.

행사 총괄기획자인 프란체스코 캉가넬라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 과학기술서기관은 “‘세계 이탈리아 음식주간’ 행사는 매우 엄격하고 까다롭게 진행된다”며 “이탈리아 음식 문화를 홍보하는 것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이탈리아 고급 식자재와 식품의 불법 혹은 의도된 오용·표기 등을 규제하고 법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이탈리아 외교부에서 시작했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미식 행사는 고성 해변에 위치한 레스토랑 ‘바다정원’에서 열렸다. 한국에 살면서 이탈리아 음식을 선보이며 이탈리아 정부 음식 대사로도 활동하고 있는 파올로 데 마리아 셰프가 주방을 총괄했다. 그가 선보인 4개의 요리를 소개한다.

안티파스토는 부드러운 병아리콩 크림을 사용한 ‘병아리콩 크림을 곁들인 속초 해산물 전채요리’다. 이탈리아에서 전채요리나 수프를 만들 때 주로 사용하는 병아리콩은 영양도 우수하다. 이탈리아 병아리콩과 속초 오징어, 새우 등이 만나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과 어우러진 맛이 바다축제처럼 느껴졌다.

주요리 직전 프리모피아토(첫 번째 접시)로 파스타나 리소토가 나온다. 이날은 시칠리아 피스타치오와 부라타치즈, 토마토페스토로 소스를 만든 파스타가 나왔다. 생면이 아닌 건면으로 만든 파스타로, 제조사인 만치니에서 밀을 기르고 밀가루를 내 면을 만드는 모든 공정을 직접 관리하는 좋은 품질의 제품을 사용했다. 알덴테(면의 안쪽에서 약간 단단하게 씹는 맛이 느껴지는 정도)로 삶아진 면이 고소하게 다가왔다.

주요리인 세콘도피아토는 ‘가지 카포나타와 허브 그리시니의 광어요리’다. 속초에서 잡은 광어에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 지중해 스타일 요리다. 달큼하게 조려 만든 가지 카포나타를 곁들여 새콤달콤한 맛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마스카포네치즈와 캐러멜한 과일을 곁들인 스브리소로나’가 돌체(디저트)로 나왔다. 캐러멜화한 블랙베리, 딸기, 무화과와 견과류 비스코티의 스브리소로나에 카카오파우더, 커피파우더, 스타아니스, 마스카포네치즈를 혼합해 티라미수의 변형 디저트로 완성했다.

파올로 데 마리아 셰프가 이날 만든 음식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적으로 타협되지 않도록 정통 이탈리아의 맛을 알리는 데 중점을 뒀습니다. 이탈리아와 한국의 우수한 식재료를 사용했습니다. 이탈리아 요리를 만들 때 중요한 것은 음식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식재료에 대한 선별과 이해를 가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한식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속초의 해산물은 신선하고 자연적인 맛이라 이탈리아 요리에 제대로 접목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매 코스 이탈리아산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을 사용했습니다. 이탈리아 식재료는 영양학적으로 우수하고 다양합니다.”

그는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다. ‘파스타 에 바스타’라는 파스타 전문 요리책도 출간했으며 이탈리아 인증 조리학교 IFSE의 한국 대표이기도 하다. 그의 레스토랑은 국내 유일의 ‘파인 트라토리아’다. ‘트라토리아’란 이탈리아 식당의 형태로, 파인 트리토리아는 파인 다이닝을 하는 ‘리스토란테’와 캐주얼 식당 ‘오스테리아’의 중간 정도다.

‘파올로 데 마리아’(02-599-9936)에서는 이번 속초 행사에서 선보인 것과 비슷한 메뉴를 낸다. 전채요리인 ‘큰 새우들을 곁들인 시칠리아식 카포나타’(2만8000원)와 ‘트라파니 페스토소스의 홈메이드 파스타’(2만6000원), ‘지중해 스타일의 농어요리’(3만6000원), ‘스브리소로나’(1만5000원) 등이다.

강태안 미식여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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