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립습니다>중·고교에 전남의대까지 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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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만성(1960∼2005)

형이라고 부를게요.

중·고등학교와 전남대 의대 선배에, 대학 친목 동아리, 안과, 거기다가 망막까지…. 형과 저는 참 깊은 인연이었던 것 같습니다. 본과 4학년 때, 흉부외과 의사만을 생각하고 있었던 저에게 찾아오셔서 진지하게 말씀하셨죠. “선택아, 너 안과 해라. 생각보다 괜찮다.” 결국 고민하다가 안과를 택했고, 또 망막을 따라 했지요. 지내고 보니 형 말씀대로 참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길지 않은 재직 기간이었지만 정말 너무 많은 일을 하셨지요. 외래 환자 진료나 수술뿐 아니라 논문 속에 파묻혀서 살았으니까요. 그리고 그 많았던 세미나, 학회, 여러 모임. 좀 적당히 쉬고 적당히 건너뛰었더라면, 저라도 좀 말렸더라면, 사달이 안 났을 텐데… 하는 후회가 또 밀려옵니다. 위암 수술 받으시고 다행히 결과가 그리 나쁘지 않다고 했다가, 그 후 항암치료를 받았으나 여러 장기에 전이돼 버렸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성인이 돼서 가장 많이 울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허망하게 가신지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전남대 의대 대강당에서 거행됐던 추도식이 생각납니다. 정말 많은 학생과 병원 직원들, 환자들까지 식장에서 형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습니다. 비록 짧은 삶이었지만 형이 후배들에게, 제자들에게 남긴 유산은 너무 큽니다. 의술뿐 아니라 항상 온화하고 부지런한 형의 모습을 다들 가슴에 새기고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그런 뜻을 형의 자녀들도 물려받아서 꿋꿋이 잘 살고 있습니다.

임선택 광주 파랑새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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