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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한성우 교수의 맛의 말, 말의 맛 게재 일자 : 2019년 11월 22일(金)
뻥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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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단어가 만들어질 때 기존 어법을 따르면 단어의 조합과 어법으로 새로운 단어의 뜻을 파악할 수 있겠지만, 때로는 어법에는 맞지 않아도 감각적인 조어로 인해 그 뜻이 훨씬 더 잘 와 닿는 경우가 있다. 유독 음식 이름에 이런 파격이 많은데 그중 하나가 ‘뻥튀기’다. ‘뻥’은 이 음식을 만들 때 나는 소리고, ‘튀기’ 역시 이 음식을 만들 때 볼 수 있는 모습이니 뻥튀기는 귀와 눈의 감각으로만 만든 단어다.

곡물이나 채소 등을 말려서 압력 용기에 담아 고온으로 가열한 뒤 일시에 뚜껑을 열면 뻥 하는 소리와 함께 재료가 팽창한다. 고온과 고압이 필요하니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가공 방법이고 그에 따라 단어 또한 최근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음식 이름에 이런 의성어(또는 의태어)가 들어간 예가 또 있을까 싶다. 고기에 양념을 넣고 손으로 주물럭거리는 모습에서 의태어를 써서 만든 ‘주물럭’과 쌍벽을 이룰 만한 단어다.

‘튀기’는 또 어떤가? 조리법에 따른 음식 종류의 하나인 ‘튀김’과 이 말을 관련지을 이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튀기다’와는 관련이 없다. 관련이 있다면 ‘뻥튀김’이나 ‘뻥튀기기’가 돼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압력 용기의 뚜껑이 열리는 순간 재료가 사방으로 튀니 ‘튀다’에서 ‘튀기’가 만들어진 것이다. 녹인 설탕에 소다를 넣어 부풀려 만드는 ‘뽑기’나, 고기와 재료에 양념을 넣고 볶다가 국물을 부어 끓여낸 ‘두루치기’와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 말이다.

1960∼1970년대 장터를 경험한 이들은 이름만 들어도 그 소리가 들리고 그 광경이 보이는 듯하니 이보다 더 좋은 이름을 짓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런데 음식을 가리키는 이 단어가 슬그머니 다른 뜻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사실이나 물건을 과장해 크게 부풀리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된 것이다. 뻥튀기의 추억은 아련하고 그 맛은 달큼하지만, 허세와 거짓으로의 뻥튀기는 씁쓸하기만 하다.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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