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범죄자는 외국인 여성과 결혼 못한다

- 여가부, 이주여성 보호대책

성폭력 등 결혼비자 발급금지
위기상황때 구제요청 신고앱도

강력범죄 경력이 있는 한국 남성의 경우 외국인 배우자 초청을 제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최근 한국인 남편이 외국인 아내를 무차별적으로 폭행하거나 흉기로 살해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여성가족부는 22일 유은혜 사회부총리 주재로 열린 사회관계장관회의 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결혼이주여성 인권 보호 내실화 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인권 침해적 국제결혼 관행을 금지하기 위해 ‘특정강력범죄’ 경력이 있는 내국인의 경우 외국인 배우자에 대한 결혼이민비자 발급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기로 했다. 가정폭력으로 벌금 이상의 처벌을 받거나 성폭력, 살인, 강간 등으로 집행유예 이상을 받고 10년이 지나지 않은 자가 해당된다. 기존에는 범죄경력을 조회하는 데 그쳤다면, 앞으로는 비자 발급 자체를 제한하는 것이다.

여가부는 외국인 여성의 얼굴, 신체, 나이 등을 노골적으로 공개, 나열하는 방식으로 광고를 해온 결혼중개업체들에 대한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다. 가정폭력 피해를 조기에 차단하기 위해 한국어가 서툰 이주여성들이 모국어로 ‘원스톱 신고’를 할 수 있도록 13개 국어로 된 ‘112 다국어 신고앱’도 개발된다. 내년 하반기쯤 사용이 가능하다. 또 입국 초기 거주 지역 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연계를 강화해 위기 상황에 관계 기관이 즉각 개입할 수 있도록 했다.

가정폭력으로 이혼한 이주여성에 대한 체류 지원도 강화된다. 본래 귀화를 하려면 ‘한국 거주 5년 이상’ 등의 조건을 채워야 하지만, 배우자의 폭행으로 이혼한 경우 ‘한국 거주 1년 이상’ ‘한국인 배우자와 혼인 기간 2년 이상’ 등 완화된 조건으로 ‘간이 귀화’를 신청할 수 있게 됐다. 또 기존에는 자신에게 이혼의 귀책사유가 없음을 증명해야 했다면, 앞으로는 배우자의 주된 책임을 증명하는 것만으로도 신청이 가능하게 됐다. 이주여성의 체류 연장도 기존 1년에서 최대 3년으로 늘어난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