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코노미>중동 산유국들 “포스트오일 대비하라” 안간힘

사우디, 의료·IT산업 육성 나서
UAE는 4차산업혁명 전략 수립

‘오일머니’에 의존해 경제를 성장시켜온 중동 국가들이 ‘포스트 오일’ 시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위기의식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뿐 아니다. 카타르, 쿠웨이트 등 여타 중동 산유국들도 관련 국가개발계획을 수립, 선포하면서 탈석유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미 오래전부터 관련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는 선두주자 격이다. 석유 수요의 상당 부분이 셰일가스, 전기 에너지 등으로 대체되면서 예상되는 석유가 하락에 대비, 제조업·관광업 등의 분야를 활성화해 신(新)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대표적인 예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추진하는 ‘비전 2030’이다. 살만 왕세자가 2016년 4월 25일 발표한 ‘비전 2030’은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친 개혁 계획이지만 특히 민간 부문의 경제 기여도 제고를 주된 목표로 한다. 사우디아람코의 기업공개(IPO)는 그 핵심 사업이라 할 수 있다. 사우디 정부가 IPO로 확보한 자금을 비석유 분야에 투자한다는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보건·의료·정보기술(IT) 등의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복안이다.

2022년 월드컵 개최지이기도 한 카타르는 인력·사회·경제·환경 개발 등 4대 목표를 내건 ‘국가비전 2030’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카타르는 여러 신사업 가운데 특히 중동의 의료 허브로 도약한다는 계획에 역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선두주자 UAE는 최근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글로벌 허브를 목표로 ‘UAE 4차 산업혁명 전략’을 수립했다. 이를 위해 6개 분야 23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쿠웨이트는 ‘비전 2035’를 통해 중동의 무역·금융 중심지로 발전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다. 더불어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2030년까지 전체의 15%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