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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림 에세이 게재 일자 : 2019년 11월 26일(火)
無에서 찾은 희망의 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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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원배, 무제, 308×303㎝, 2019
어떤 몸짓일까. 몸짓의 의미가 문제 아니라, 있느냐 없느냐가 문제인 듯하다. 온갖 감정이 탈색된 그림자 같은 흑백의 페르소나. 타인과의 공존조차도 소외일지도 모를, 존재와 무(無) 사이를 오가는 우리의 실존적 상황에서, 무만이 우리의 유일한 계시일지도 모른다.

숙명적으로 피할 수도, 거부할 수도 없는 부조리의 세계. 바로 지금 여기 우리의 실존적 자화상이야말로 웃음기는 말할 것도 없고 온기 자체도 찾아볼 수가 없다. 으레 어둡고 음산하며, 무기력한 도상이니 거북하고 불편한 감정을 감추기가 어렵다.

오원배는 이러한 암담함 속에서 생명의 희망과 이성의 빛을 비춰주고 있다. 잿빛 폐허 속에 생명의 싹이 자라났던 모양이다. 그러고 보니 인간이 어디 자연·사회와 원초적으로 분리될 수 있는 것이던가. 이렇듯 자연만큼의 빛과 온기와 희망이 절실하다.

이재언 미술평론가·인천 아트플랫폼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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