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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사회] Leadership 게재 일자 : 2019년 12월 03일(火)
‘Mr. 디테일’ 오세정부터 ‘진두지휘형’ 김우승까지… 7人7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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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대학 총장들

대학은 단지 입시를 앞둔 수험생이나 현 재학생들만의 관심사가 아니다. 국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교육 현장의 최첨단에 서 있는 인재의 산실이다. 또 다양한 학문과 사회 분야의 지향점을 추구함으로써 국가 발전의 원동력을 뿜어내는 역할이 기대되는 곳이기도 하다. 한국의 대학은 모두 특색과 기대 역할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주요 7개 대학이 손꼽힌다. 또 이들 대학은 각 총장의 지휘 아래 사회적 역할 실현을 위해 나아가고 있지만, 총장의 리더십에 따라 학내 분위기를 조금씩 달리하기도 한다. 총장이 지녀야 할 리더십에 정답은 없지만, 한국 사회를 선도하는 주요 대학들의 총장이 어떤 리더십으로 각 대학을 넘어 우리 사회에 비전을 제시하고 있는지 탐색해 봤다.

3일 대학가에 따르면 국내 1위 대학으로 꼽히는 데 이견이 없는 서울대의 오세정 총장은 ‘섬세한 리더십’의 소유자로 평가받는다. 부드러운 이미지의 소유자로, 총장의 권위를 내세우거나 훈계하는 모습을 보이는 대신 주변 사람들의 조언을 듣고 신중히 결정하는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또 ‘디테일 총장’이기도 하다. 수많은 학내 모든 이슈를 직접 챙기는 동시에 세세한 부분에까지 정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대 관계자는 “자리가 자리인 만큼 총장의 권위를 내세우기 쉬울 수 있는데도 오 총장은 스스로 권력을 자제하려고 하는 편”이라며 “워낙 섬세해서 잘 모르는 이슈가 있지도 않지만, 모르는 일이 생길 때는 직원들의 의견을 경청해 결정하려 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오 총장의 리더십은 과학자적 면모와도 맞닿아 있다. 오 총장은 지난 7월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과학자들은 어떤 사태가 터지면 무엇이 옳고 그른지 에비던스(evidence)를 보고 사리 판단을 하려 한다”며 “내겐 학자 시절 항상 신중하게 판단하려 한 습관이 남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서울대에 이어 국내 사학 양대 산맥 중 하나인 연세대의 김용학 총장은 ‘배려하는 따뜻한 혁신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김 총장은 사회참여의 실현을 위해 2017년 글로벌사회공헌원을 출범시켜 유엔이 제시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효과적인 달성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발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매년 2월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EEF)을 개최하고 있으며, 지난 10월에는 동아시아연구중심대학협의회(AEARU)의 총장단과 각계 인사들이 모여 미래 세대를 위한 고등교육의 역할을 논의하는 ‘GEEF X AEARU’ 포럼을 주최하기도 했다. 2018년에는 강의실에서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체계에서 벗어나 사회문제 해결에 참여하면서 스스로 배우는 사회혁신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고등교육혁신원을 설립, 학생의 사회참여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김 총장의 리더십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와 한국CSR연구소가 선정한 ‘대한민국 사립종합대학 사회책임지수’에서 연세대가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국내 사학의 또다른 거목인 고려대의 정진택 총장은 지난 2월 취임하며 이 대학 114년 역사상 최초의 공과대학 출신 총장으로 주목받았다. 다양한 학문 간의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교육을 강조하는 ‘융·복합형 총장’이라는 것이 학내외의 평가다. 인문학적 소양에 바탕을 둔 공학도, 인공지능(AI)을 이해하는 인문·사회과학도가 정 총장이 육성하고자 하는 인재상이다. 정 총장은 총장 취임 이후 사람중심의 고려대를 강조하며 인문학에 바탕을 둔 도덕적 인재, 학문 간 융합을 통해 미래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인재를 양성하고자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과대에 속해 있던 심리학과를 AI·뇌과학 분야와 융합해 심리학부로 분리·독립하려는 것도 그 같은 계획의 일환이다.

산학 협력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성균관대의 신동렬 총장은 학교 안팎에서 대표적인 ‘실무형’ 또는 ‘미래지향적’ 총장으로 손꼽힌다. 학계와 산업 현장을 두루 꿰고 있는 그의 이력 때문이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신 총장은 기업에 몸담고 있다가 학자의 길을 걸어온 소프트웨어 전문가”라며 “교내 구성원들에게 AI·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선도할 것을 적극 강조한다”고 말했다. 미래를 지배할 4차 산업혁명의 조류를 학생들이 빠르게 받아들이고 익혀야 업무와 학문에 접목하는 것은 물론, 시대를 선도하는 인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신 총장의 지론이다. 신 총장은 평소에도 “모두가 AI 전문가가 될 수는 없지만, AI에 대한 기본적 이해와 소양은 학생들이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부터 산업 분야에 공헌도가 높은 한양대의 김우승 총장도 ‘비전 제시형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판이다.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한양대의 변화를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것이다. 산학협력을 강조하는 김우승 총장은 기존 정부 주도형 산학협력에 머물지 않고 지난 8월부터 ‘멤버십 산학협력 연구·개발(R&D) 센터(IUCC)’ 4개를 설치해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이들 센터는 배터리·부품소재 등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선도하는 데 필수적인 분야에 초점을 맞춰 기업들의 관심이 뜨겁다. 김우승 총장은 생명공학 분야가 미래 성장 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다는 점에 주목, 공학·의학·약학을 융합하게 될 MEB(Medicine·Engineering·Bio) 센터도 올 하반기부터 만들어 운영 중이다.

박종구 서강대 총장은 ‘종교 지도자형’ 리더십을 보인다. 이는 박 총장의 실제 경험과도 맞닿아 있다는 게 서강대 측의 설명이다. 박 총장은 젊은 시절 과학도를 꿈꾸며 물리학을 좋아해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선택했고 과학자가 되고자 했다. 그러나 이후 가톨릭 수도사제의 길을 통해 인문학에 심취하게 된다. 박 총장은 평소 인간의 삶과 세상은 인문학 영역과 과학 영역이 별개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 안에서 발생하고 관계한다고 본다. 그렇기 때문에 융합적인 통찰이 이 시대의 덕목이 된다고 여긴다. 박 총장은 “우리 교육은 초등교육부터 너무 분과학문적인 틀 안에서 사고하고 정답만 찾는 교육에 지향점을 두고 추구돼 시대가 요구하는 미래 인재상에 맞지 않는다”며 “느리지만 천천히 사고하고,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왜 하는지, 무엇을 위해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목표 없이 시간에 맞춰 사는 삶은 훌륭한 나무와 숲을 만들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농단’의 여파가 컸던 이화여대의 김혜숙 총장은 ‘포용형’ 리더십으로 학내 혼란을 무난히 수습한 총장으로 평가된다. 그는 지난 1886년 개교 이래 교수뿐 아니라 직원, 학생, 동문이 모두 참여하는 직선제를 통해 선출된 첫 총장이다. 그는 혼란을 수습하고 교내 구성원들을 한데 모으는 리더십을 발휘해 이화여대에 대한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김혜숙 총장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철학자 출신임에도 과학기술 혁신에 깊은 관심을 갖고 학교에 대한 지원을 이끌어내는 것이 그 예다. 이화여대는 김혜숙 총장 주도로 지난 4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2019년 소프트웨어 중심대학’ 사업에 처음 선정됐다. 그는 지난 8월에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한·미과학기술학술대회’에 참가했는데, 비(非)이공계 출신임에도 한국 대표 총장으로 뽑혀 미국 대학 총장들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학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하기도 했다.

송유근·김수현·조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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