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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뉴스와 시각 게재 일자 : 2019년 12월 03일(火)
‘학력저하 재난’과 전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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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관범 사회부 차장

교육 당국은 올해 ‘국가 수준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를 두 번이나 발표하는 이례적인 기록을 남겼다. 매년 6월 중학교 3학년,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3%를 대상으로 국·영·수 3과목의 학업 성취도를 평가하고 같은 해 11월에 발표해 온 것을 고려하면 극히 이례적인 한 해였다.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진 것은 지난해 6월 실시한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 발표를 미루다가 이듬해인 올 3월 28일에야 공개한 때문이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중이 수학 과목에서 대폭 증가하자 대책(기초학력 지원 내실화 방안)을 함께 발표하기 위해 늦춘 것이다. 교육 당국이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 공개를 놓고 그 여파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얼마나 고심했는지를 분명하게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전교조가 국가 교육정책을 주도하며 전성시대를 누리는 동안 학력 저하는 되레 심화했다. 전교조는 현재 10명의 시·도 교육감을 배출하고 교육부와 국가교육회의(대통령 직속)의 요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중3 수학 과목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중은 11.1%에 달했고, 2년 전(4.9%)보다 약 127%나 증가했다. 고2 수학 과목 역시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중은 같은 기간 5.3%에서 10.4%로 약 2배로 늘었다. 교육 당국이 지난 11월 27일 공개한 올 6월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교육 당국은 ‘국어, 수학의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중은 비슷한 수준이고 영어는 소폭 상승했다’는 표현으로 애써 감췄지만, 반전은 없었다. 수학 과목의 기초학력 미달 비중을 보면 중 3은 11.8%, 고2는 9%에 달했다. 국·영·수 3과목의 기초학력 미달과 보통학력 이상 학생 비중을 단순 평균하면 각각 6%와 73.1%다. 2016년 4.1%와 80.2%와 비교하면 현저하게 하락한 것이다.

싱가포르의 기초학력 미달 기준을 대입하면 결과는 더욱 참담하다. 우리나라는 교육 과정 기본 내용의 20% 이상을 이해한 수준에 도달하면 기초학력을 만족한 것으로 보지만 싱가포르는 50%로 잡고 있다. 싱가포르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 학생의 26.9%가 기초학력 미달에 해당한다. 게다가 보통학력 이상 학생 비중은 되레 감소하고 있어 미래 세대를 이끌어 가야 할 청소년의 학력 저하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현 정부 들어 전성시대를 맞은 전교조는 학력 저하 재난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다. 전교조는 내년부터 실시하기로 한 기초학력 진단검사에 대해 ‘일제고사 부활’이라며 무력시위로 맞서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교육청이 내년부터 초3, 중1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진단 검사를 하기로 하자 전교조는 급기야 지난 11월 26일에는 ‘철회하라’며 교육감실을 무단 점거하기에 이르렀다.

가뜩이나 저출산 문제에 봉착하고, 4차 산업혁명이라는 전환기를 맞아 모든 학생의 수월성 추구를 교육 목표로 삼아도 모자랄 판에 전교조의 두 눈에만 학력 저하라는 재난이 보이지 않는 것인가. 아니면 100점 만점에 20점만 맞으면 기초학력을 달성했으니 문제가 없다고 보는 것인가. 절대평가를 하는 수능 영어 과목만 해도 최하 등급의 기준 점수는 50점이다. 이 시점에서 전교조에 묻고 싶다. 당신 아이가 20점을 맞고도 행복해 한다면 마냥 괜찮다고 할 것인가.
e-mail 이관범 기자 / 사회부 / 차장 이관범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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