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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그림 에세이 게재 일자 : 2019년 12월 03일(火)
내면에서 출토해낸 욕망의 성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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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한이, 전(殿), 장지에 연필 채색, 130×130㎝, 2018
측량기사 K가 그토록 찾고 싶어 했지만, 끝내 찾지 못한 카프카의 ‘성(城)’. 권력자 주변의 사람이라 칭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정작 그 권력의 정점인 실재가 오리무중인 성. 끝내 찾지 못하고 주저앉아야 했던 ‘결말 없는 결말’이 그나마 위안이 됐던 성.

또 다른 고고학적 측량기사 유한이가 그것을 찾아냈다. 땅속이 아니라 자기 내면에 묻혀 있던 욕망의 성채다. 무의식의 심연에 얼마나 오랫동안 매몰돼 있었는지 가늠할 수도 없는 욕망의 결정체를 출토해낸 것이다. 소실된 부분들까지 가지런히 재현한 투시도다. 과연 잡인 따위의 출입을 허용할 리 없는 난공불락의 위용이 느껴진다.

그곳은 인적 없는 황량하고 쓸쓸한 폐허다. 원래 만들어지기를 출입문도, 아성의 깃발도 없는 성이었던가. 보를 받치고 있는 열주들만 덩그렇게 서 있는 황량함이라니…. 뭇 사람에게 무상한 것이 어디 권세뿐일까.

이재언 미술평론가·인천 아트플랫폼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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