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덴마크의 당구 간판 디온 넬린(사진 왼쪽)과 팬인 마이클 넬슨(오른쪽)이 지난달 30일 덴마크 라네르스에서 열린 3쿠션세계선수권대회 8강전이 끝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3쿠션 세계선수권 성공적 개최
덴마크 인구 6만 도시 라네르스
정부지원 업고 ‘당구의 메카’로
“한국 국제 당구도시 후보 즐비”
인구 6만5000여 명인 덴마크의 작은 도시 라네르스가 당구의 메카로 주목받고 있다.
세계캐롬연맹(UMB) 3쿠션세계선수권대회가 라네르스에서 지난 1일 막을 내렸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라네르스의 리히드후스트경기장에서 진행됐다. 관중 500여 명이 입장할 수 있는 소규모 경기장이지만, 작은 공에 집중해야 하는 당구에 최적화된 곳. 덴마크는 정부 차원에서 라네르스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톨 스텐 다니엘슨 덴마크당구연맹 회장은 “이번 세계선수권 개최 비용 중 절반 이상을 덴마크 정부와 라네르스시에서 부담했고, 내년 당구월드컵도 이곳에서 진행할 예정”이라며 “라네르스는 국제적인 당구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구세계선수권, 월드컵 등 굵직한 이벤트는 소도시 라네르스의 지역경제에 큰 보탬이 된다. 정부의 재정적 지원을 받아 도시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관광업 등의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 이번 세계선수권 기간에도 덴마크는 물론 유럽 각지에서 팬들이 모여들었고, 관중석은 늘 만원이었다. 라네르스 시내 주점은 당구대가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덴마크에서 당구는 인기 종목이다. 덴마크 국영방송사가 이번 세계선수권의 모든 경기를 중계했다. 당구는 특히 체력이 약한 어린이와 노인에게 적합하며, 치매 예방 등 정신건강에 효과적이기에 덴마크는 정부 차원에서 당구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덴마크당구연맹에 따르면 덴마크 전체 인구 약 577만 명 중 40만 명이 당구를 생활스포츠로 즐긴다. 유소년 전용 당구장만 1000여 개에 이른다. 물론 경기력도 무척 좋다. 덴마크엔 엘리트디비전으로 불리는 당구 클럽이 약 3500개 있다.
그런데 덴마크대표팀은 한국을 부러워한다. 하드웨어만큼은 한국이 더 좋다는 평가. 덴마크의 간판 디온 넬린은 “대회 참가를 위해 종종 한국에 가는데, 어딜 가나 건물마다 당구장이 들어서 있다”면서 “마치 빈 공간만 있으면 당구장을 만드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대한당구연맹에 따르면 국내엔 2만2600여 곳의 당구장이 있고, 당구장 하루 이용객은 160만 명에 이른다. 올해 43세인 넬린은 “당구장이 많아서인지 한국에선 김행직(27·전남당구연맹)과 조명우(21·실크로드시앤티)를 포함해 20대 젊은 스타들이 계속 배출되고 있다”면서 “한국엔 국제적인 당구도시가 될 곳이 정말 많다”고 말했다.
라네르스(덴마크)=글·사진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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