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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19년 12월 03일(火)
‘부천 링거사망 사건’ 살인죄 인정될까…법정공방 예상
전직 간호조무사 11일 인천지법 부천지원서 첫 재판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링거로 마취제를 투약받은 30대 남성이 숨진 이른바 ‘부천 링거 사망 사건’ 재판이 이달 시작된다.

숨진 남성의 여자친구는 살인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어 향후 검찰과 변호인 사이에서 치열한 법정 공방이 펼쳐질 전망이다.

3일 경찰과 검찰에 따르면 최근 살인죄 등이 적용돼 구속 기소된 A(31·여)씨는 지난해 10월 21일 오전 11시 30분께 경기도 부천시 한 모텔에서 링거로 마취제 등을 투약해 남자친구 B(30)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여자친구와 함께 저녁을 먹고 오겠다”며 집을 나섰다가 다음날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숨진 남자친구를 발견해 소방당국에 처음 신고한 인물은 함께 모텔방에 있던 A씨였다.

그도 함께 약물을 투약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당시 B씨의 오른쪽 팔에서는 두 개의 주삿바늘 자국이 발견됐으며 모텔 방 안에는 여러 개의 빈 약물 병이 놓여 있었다.

부검 결과 B씨는 마취제인 프로포폴, 리도카인과 소염진통제인 디클로페낙을 치사량 이상으로 투약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사인은 디클로페낙으로 인한 심장마비였다.

초기 경찰 조사에서 A씨는 B씨에게 약물을 주입한 사실은 실토했다.

그러나 그는 “남자친구의 부탁을 받고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려고 했는데 혼자 살았다”고 주장했다. 자신 역시 링거를 맞았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주삿바늘이 빠져있었다는 것이다.

A씨는 “항상 쪼들려 사는 게 싫어서 같이 죽으려고 했다”면서도 “가수면 상태에서 무의식중에 거부반응이 일었고 저절로 내 팔에 꽂힌 주삿바늘은 빠진 것 같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B씨에게 치사량 이상의 약물을 투약하고 자신에게는 치료농도 이하의 약물을 투약한 것으로 보고 위계승낙살인죄 등을 적용해 지난해 11월 11일 그의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사건 발생 20일 만이었다.

위계승낙살인죄는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할 것처럼 속여서 상대방의 동의를 얻어 살해한 경우 적용된다.

그러나 당시 법원은 “피의자가 강하게 변명을 하며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위계승낙살인과 관련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결국 경찰은 올해 4월 초 불구속 상태로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7개월 넘게 보강 수사를 통해 A씨와 B씨가 사건 발생 전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와 A씨의 인터넷 검색기록 등을 분석했다.

검찰은 여러 정황 증거로 볼 때 B씨가 극단적 선택을 여자친구에게 부탁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고 판단하고 A씨를 살인 혐의로 구속한 뒤 최근 재판에 넘겼다.

검찰 관계자는 “위계승낙살인죄와 살인죄의 법정형은 같지만, 실제 양형은 크게 다르다”며 “결국 피해자의 부탁을 받아 살해했느냐, 피의자가 고의성을 갖고 살해했느냐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범행의 고의성은 피의자 마음속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확정적으로 판단하는 게 쉽지 않다”면서도 “다양한 객관적 증거를 통해 A씨에게 범행 당시 살인의 고의성이 있다고 추단했다”고 덧붙였다.

A씨의 사건은 최근 인천지법 부천지원 형사1부(임해지 부장판사)에 배당됐다.

첫 재판은 이달 11일 오전 10시 20분 이 법원 453호 법정에서 열릴 예정이다.

당일 첫 재판은 공판 준비기일이 아닌 정식 심리기일이어서 A씨가 출석한 상태에서 진행된다.

그러나 A씨가 살인의 고의성을 전면 부인하는 상황이어서 향후 재판 때 혐의를 입증하려는 검찰과 변호인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전망이다.

A씨는 한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 5명을 변호인으로 선임하고 재판에 대비하고 있다.

지역 법조계 관계자는 “직접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정황 증거로 피고인의 살인 혐의를 검찰이 입증해야 하는 사건”이라며 “결국 법원도 정황 증거로 피고인의 유무죄를 판단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검찰 관계자는 “사안이 중요한 사건이어서 수사 검사가 직접 관여해 재판에 참여할 계획”이라며 “공소사실이 유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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