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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2010’s Best 10 게재 일자 : 2019년 12월 04일(水)
‘별에서 온’듯 ‘시크릿’한 재미… 글로벌 팬까지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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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드라마 공화국’이다. 매주 20여 편의 드라마가 방송되고, 언제 어느 때 TV를 켜도 드라마를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누군가는 미소를 짓고, 또 다른 누군가는 눈물짓는다. 2010년대도 예외는 아니다. 숱한 드라마가 명멸했고, 그 속에서 수많은 스타가 탄생했다. 문화일보 대중문화팀이 시청률, 화제성, 전문가 추천 등을 고려해 2010∼2019년을 뜨겁게 달군 베스트 드라마 10편을 선정했다.

▲  시크릿 가든(SBS·2010)

■ 시크릿 가든(SBS·2010) : 남녀 몸이 바뀌는 판타지 현실적으로 그려낸 운명

“이게 최선입니까?”라는 유행어를 낳은 이 드라마는 마지막 회에 자체 최고인 35.2%(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하며 2010년대 ‘드라마 시대’를 화려하게 열었다.

남녀의 몸이 바뀐다는 설정의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는 방송 전에는 큰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김은숙 작가가 만들어낸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신우철 PD의 뛰어난 연출력과 현빈, 하지원, 윤상현, 김사랑 등 주·조연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최고의 작품을 완성했다. 현빈은 독특한 대화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며 극의 재미를 이끌었고, 하지원은 고난도 액션을 소화해내며 소박하고 순수한 인물을 그려냈다.

가난한 여자와 재벌 2세 남자의 사랑을 그렸지만 기존 드라마의 공식을 비틀며 운명적인 사랑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것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등장 인물들이 먹고, 마시고, 입은 물건들은 날개 돋친 듯 팔렸고 OST도 음원 차트 1위를 휩쓸었다.


▲  해를 품은 달(MBC·2012)

■ 해를 품은 달(MBC·2012) : ‘젊은 사극’성공시대 개막

대한민국 사극의 흐름을 바꿔놓은 작품. 기존 사극이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상상력을 덧대 이야기를 구축해갔던 것과 달리 ‘해를 품은 달’은 가상의 왕 이훤을 내세워 고증 논란에서 자유로워지는 동시에 극적 재미를 배가했다.

그 결과 주중 미니시리즈로는 이례적인 시청률인 42.2%를 기록했다. ‘해를 품은 달’은 사극이 주로 중장년 시청자를 겨냥한다는 편견도 깼다. 배우 김수현, 정일우, 한가인 등 20대 중후반 배우들을 앞세워 젊은 시청자층까지 끌어안았다. 이는 ‘성균관 스캔들’ ‘구르미 그린 달빛’ 등의 젊은 사극 성공시대를 여는 기반이 됐다.

또한 ‘해를 품은 달’은 스타의 산실이었다. 방송 당시 극 중 캐릭터인 이훤과 허염의 아역을 맡았던 여진구, 임시완은 이 작품을 계기로 주목받기 시작해 지금은 당당히 연기력을 인정받는 주연배우로 발돋움했다.


▲  별에서 온 그대(SBS·2013)

■ 별에서 온 그대(SBS·2013) : 中에 한류·치맥 열풍 심어

‘겨울연가’가 2000년대 초반 일본 내 한류 열풍을 촉발했다면 배우 김수현, 전지현이 주연을 맡은 판타지 드라마인 ‘별에서 온 그대’는 중국 내 한류를 정착시킨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드라마를 계기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물밀듯 몰려들었고, 극 중 전지현이 즐겨 먹던 ‘치맥’(치킨+맥주)이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별에서 온 그대’는 중국 시장에 회당 3만 달러 정도에 수출된 후 한류 드라마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해 배우 아이유·이준기가 출연한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는 그보다 13배 정도로 비싼 가격인 회당 40만 달러로 중국에 수출됐다. 또한 이 드라마의 성공 이후 판타지가 드라마의 주요 장르로 대두했다.

재벌 남성과 가난하지만 씩씩한 여성의 사랑 이야기가 외계인, 흡혈귀, 도깨비 등과 인간 여성의 사랑으로 치환됐다.


▲  미생(tvN·2014)

■ 미생(tvN·2014) : 내 직장 이야기가 드라마에…

드라마의 전형을 깬 작품이다. 그동안은 재벌 2세나 의사·검사 등 전문직이 등장하고 복수나 불륜, 코미디를 엮어냈던 게 대부분. 그러나 ‘미생’은 평범한 직장인이 주인공이며, 이들의 일상적인 삶이 주요 줄거리였다. 과거 같으면 이런 ‘심심한’ 드라마는 방송사 문턱도 넘기 힘들었을 터. 하지만 원작 웹툰이 직장인들 사이에서 큰 공감을 얻고, 일상의 평범함 속에 스민 특별함이 드러나면서 시청자들 사이에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끌었다.

신입사원 장그래(임시완)가 직장생활에서 좌절하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에서 사람들은 누군가를 발견했다. 목에 출입증을 걸고 사무실과 회의실, 옥상을 오가는 그 직장인은 다름 아닌 바로 ‘나’였다. 아마도 이런 폭넓은 공감대가 통했던 것 같다. 아울러 김원석 PD의 섬세한 연출도 빼놓을 수 없다.


▲  응답하라 1988(tvN·2015)

■ 응답하라 1988(tvN·2015) : 무릎 탁 치며 “그땐 그랬지”

‘응답하라’ 시리즈는 총 3편이 나왔다. 1997, 1994, 그리고 1988. 제목에 붙은 연도가 상징하듯 이 드라마에선 시간적 배경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활용됐다. 그때를 떠올리게 하는 사건이 배경처럼 등장했다. 1988년의 최대 사건은 서울올림픽. 이 엄청난 이벤트 속에서 평범한 주인공들이 어떻게 연관됐는지를 사실적으로 보여줬다. 시청자들은 ‘그땐 그랬지’ 하고 무릎을 치며 지나온 시간을 똑같이 추억했다.

시대별 유행 패션이나 소품을 보는 맛도 좋았다. 예를 들어 다이얼 전화기, 카세트테이프 워크맨, 쌀통, 비디오테이프 등은 40∼50대에겐 향수를, 10∼20대에겐 호기심을 자극했다. 3편 중에서도 1988이 첫손에 꼽히는 것은 아무래도 박보검, 류준열, 고경표, 안재홍, 이혜리, 류혜영 등 청춘스타들 때문인 것 같다. 성동일·이일화, 김성균·라미란 커플의 호흡도 최고였다.


▲  도깨비(tvN·2016)

■ 도깨비(tvN·2016) : 한국적 소재로 글로벌 공감대

신비로운 ‘낭만설화’를 그려낸 이 드라마는 마지막회가 20.5%로 역대 케이블채널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2010년대를 대표하는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불멸의 삶을 끝내기 위해 인간 신부가 필요한 도깨비와 기억상실증 저승사자 앞에 도깨비 신부라고 주장하는 소녀가 나타나며 벌어지는 일을 그렸다.

공유와 이동욱, 김고은, 유인나, 육성재 등 출연배우들의 감성 연기가 돋보였다. 전국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이 드라마는 미주, 유럽, 오세아니아, 동남아시아, 중남미, 일본, 대만, 홍콩 등에 판매돼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는 한국적 요소를 바탕으로 전 세계인이 공감할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를 펼쳐냈기 때문이다. 초월적인 존재를 내세워 전생과 환생, 업보, 윤회라는 한국 고유의 정서와 철학을 담아낸 점이 이 드라마의 매력 포인트다.


▲  시그널(tvN·2016)

■ 시그널(tvN·2016) : 스토리·연출·연기 완벽한 조화

사랑놀음에 지친 드라마 시청자들에게 단비 같은 작품으로 기억된다. ‘싸인’ ‘쓰리데이즈’ 등 한국형 장르물을 줄곧 써온 김은희 작가의 역작이라 평가받을 정도로 탄탄한 내러티브, 빈틈없는 연출로 주목받았다. 여기에 김혜수, 조진웅, 이제훈 등 세 배우의 호연이 곁들여지며 한국 드라마의 격을 한 단계 높였다.

무전으로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 미제 사건을 다룬다는 설정도 신선했다. 미치도록 잡고 싶었던 범인을 검거하지 못한 과거의 형사와 미제 사건 앞에서 울분을 삼키는 현재의 형사의 공조가, 단순히 범인을 잡아 사건을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넘어 사건의 피해자들이 더 이상 고통받게 하지 않겠다는 따뜻한 감성을 전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은 이 작품은 지난 9월 살인 용의자 이춘재가 검거되면서 재차 언급되기도 했다.


▲  스카이캐슬(JTBC·2018)

■ 스카이캐슬(JTBC·2018) : 국내 교육 현실 적나라한 고발

역대 종합편성채널 드라마 가운데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마지막 20회 시청률이 23.8%. 이 드라마가 방영되던 지난겨울에는 온통 ‘스카이캐슬’ 패러디가 유행했다. 사실 처음에는 그냥 ‘학원 드라마’일 것으로 예상했다. 10대들이 학교생활에서 겪는 크고 작은 이야기. 그러나 드라마는 시청자들의 허를 찔렀다. 단순히 학생이나 학교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 안에는 대학입시에 허덕이는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이 적나라하게 들어 있었다. 설마설마했던 ‘상위 0.1%’의 교육 실태는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입시를 위해서라면 어떤 짓이든 서슴지 않는 부모의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지금의 자신과 가정을 되돌아볼 수 있었다.

염정아, 윤세아, 오나라, 김서형, 김병철, 조재윤, 김혜윤, 찬희, 조병규, 김보라 등 이 드라마처럼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생생하게 기억되는 작품은 없는 것 같다.


▲  눈이 부시게(JTBC·2019)

■ 눈이 부시게(JTBC·2019) : 눈부신 청춘과 기막힌 반전

웰메이드 드라마의 기준을 제시한 작품. 방영 초기부터 화제를 모은 이 드라마는 작품성도 인정받으며 깊은 메시지를 남겼다.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워서 서글픈 청춘의 모습을 보여주며 경쾌하게 시작한 이 드라마는 극적인 반전 후 누구에게나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시절이 있었음을 일깨워줬다.

초반에는 시간을 되돌리는 시계 때문에 갑자기 늙어버린 25세 혜자(한지민·김혜자)가 젊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설정으로 펼쳐지던 이 드라마는 후반부에 이 모든 것이 알츠하이머 치매 노인의 상상과 기억이 뒤섞인 허구라는 사실을 드러내며 큰 감동을 선사했다. 김혜자는 이 드라마를 통해 배우의 품격을 보여줬다. 그는 “어느 하루도 눈이 부시지 않은 날이 없었습니다”라는 내레이션을 통해 많은 사람에게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되새겨줬다.


▲  동백꽃 필 무렵(KBS2·2019)

■ 동백꽃 필 무렵(KBS2·2019) : 조미료 없는 담백한 스토리

자극적인 구성과 무리한 설정이 판치는 드라마 시장에서 MSG 없는 무농약 농산물을 찾은 듯한 기분을 주는 작품이다. 이 드라마에 슈퍼히어로는 없다. 하지만 경찰이 있다. 재벌도 없다. 그러나 마음만은 부자인 이들이 즐비하다. 겨울을 견딘 동백이 꽃을 피우듯, 가상의 도시 옹산에 사는 사람들은 평범함을 추구한다. 그 속에 특별한 사연은 없어도 서로의 소소한 속내에 귀 기울여주는 일상이 있다. ‘까불이’라는 연쇄살인마가 있지만, 옹산 주민들에게는 서로를 지켜주는 이웃이 있다.

이 드라마는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될 수 있을까?”라고 묻는다. 그리고 하늘이 내린 기적은 없어도, 서로가 서로에게 행한 작은 일들이 모여 기적 같은 일을 일굴 수 있다고 웅변한다. 이렇듯 거창하지 않은 이야기로도 사람을 울고 웃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 더욱 반갑다.

김구철·김인구·안진용 기자 kckim@munhwa.com
e-mail 김구철 기자 / 문화부 / 부장 김구철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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