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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Consumer 게재 일자 : 2019년 12월 04일(水)
中 장자제 4박6일 19만원? 가이드팁·옵션투어 합하니 8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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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보다 배꼽이 큰 ‘패키지’

옵션투어 안해도 된다지만
혼자 몇시간씩 상가구경만
여행사 말 믿었다가는 낭패

값 싸고 편리해 선호했지만
쇼핑강요 등 문제많아 퇴조
자유여행 확산되며 인기 ‘뚝’


올해 상반기에 여행사가 해외로 내보낸 한국인 여행자는 모두 415만1752명. 지난해 상반기의 457만5469명에 비하면 42만 명 정도가 줄어든 숫자다. 올 상반기 한국인 전체 출국자 수는 1409만5786명으로 전년도 동기의 1345만47명보다 늘어났지만, 패키지 여행 출국자 수는 오히려 감소한 것이다. 그 결과 지난해 패키지 여행 출국자 비율은 전체 출국자의 34%에 달했으나 올해는 30% 아래로 떨어졌다.

여행 전문조사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와 세종대가 발표한 해외여행 형태변화 통계자료에도 이런 추세가 드러난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개별여행 수요는 59.2%로 전년 대비 2.8%포인트 증가한 반면, 패키지 수요는 33.5%로 11.6%포인트 감소했다. 문제는 이 비율이 최근 몇 년 사이에 가파르게 내려가는 중이라는 것이다.

해외 패키지 여행의 강점 중의 하나가 ‘저렴한 가격’이다. 일부 저가 패키지 여행상품 가격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싸다. 그러나 이렇게 싼 상품일수록 찬찬히 살펴보면 가이드팁, 옵션 투어 등 추가해야 할 비용이 적지 않으니 잘 따져봐야 한다. 이를테면 한 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중국 장자제(張家界) 여행 상품을 보자. 중국 동방항공을 이용하는 창사(長沙) 직항편 이용 4박 6일 패키지 상품 최저가는 19만9000원. 아무리 심야시간대 중국 국적 운항 항공편을 이용한다고 해도 믿기 어려울 만큼 싸다. 하지만 뜯어보면 숨겨진 비용이 곳곳에 있다. 1인당 50달러의 가이드와 기사 경비를 따로 내야 하고, 최저 30달러에서 100달러에 이르는 8가지 옵션 투어 비용도 내야 한다.

장자제 패키지 여행에서 천문산 유리잔도와 황석채 케이블카, 유리다리, 공중정원, 황룡동굴 VIP 투어 등 옵션 투어를 택하고 천문호선쇼를 보고, 발 마사지를 하면 총 여행 비용은 80만 원이 훌쩍 넘는다. 패키지 투어 가격의 네 배가 넘는 비용이 드는 셈이다. 여행 기간이 1주일 넘는 일부 유럽 상품 중에는 여행상품 가격보다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옵션 투어 비용이 더 비싼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경우도 적잖다. 여행사 안내문에는 ‘옵션 투어는 참가하지 않을 수도 있고, 참가하지 않는다고 일정상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고 적혀있지만, 여행사가 내민 일정표에 ‘권장 옵션 투어’라고 적어놓은 것은 ‘꼭 해야 하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장자제 여행에서 옵션 투어를 하지 않으면 50달러짜리 옵션 투어인 쇼가 공연되는 동안, 공연장 휴게소에 대기하든가, 엘리베이터와 유람선, 유리 다리를 묶은 대협곡 코스 투어가 진행되는 2시간 동안 대협곡 입구에서 상가 구경만 해야 한다. 여기다가 여행상품 일정표에 공개한 쇼핑 일정만 무려 5회다. 라텍스, 한약, 진주, 게르마늄, 차 등을 파는 쇼핑몰에서 각각 적어도 한 시간 이상 머물러야 한다. 쇼핑센터에서는 물건 구매를 권유하는 가이드의 은근한 압박이 있음은 물론이다.

패키지 여행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는 근본적인 이유는 해외여행에 익숙해지면서 돈이 더 들더라도 자유롭게 여행을 하고자 하는 고객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온라인 기반의 여행사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통해 손쉽게 항공권이나 호텔요금 등의 가격을 비교해가며 구입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기폭제가 됐다. 여행사들이 더 이상 가격 정보를 독점하지 못하면서 여행상품의 가격경쟁력이 급속하게 약화된 것이다. 저가 여행패키지 상품이 횡행하고 과도한 옵션과 쇼핑이 난무하는 것은 가격경쟁력 추락으로 인한 과당경쟁 등의 결과다.

이처럼 패키지 여행의 퇴조로 위기감을 느낀 여행사들은 잇달아 새로운 여행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하나투어는 최근 사내에 제2기 ‘애자일팀’을 출범시켰다. 애자일팀은 대중적인 패키지 상품의 한계를 극복하고 개성적인 테마여행 상품을 개발하고자 지난 4월 처음 만들어졌다. 애자일팀에는 천편일률적인 일정의 패키지 여행에서 탈피해 다양한 취향과 욕구에 맞는 여행을 찾아내는 임무가 맡겨졌다. 그동안 유럽국가를 중심으로 14일간 체코 프라하의 레지던스형 아파트먼트에서 머무는 ‘프라하 반달 살기’, 여행지의 특성에 따라 단체여행과 개별여행을 모두 즐길 수 있는 ‘따로 또 함께 신나게 동유럽편’ 등을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었다. 프리미어리그 축구경기 관람에 집중하는 여행상품인 ‘축덕의 길’도 반응이 좋다. 1기에 이어 출범한 애자일팀은 여행 목적지를 유럽에서 동남아시아 등지까지 확장해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모두투어는 마라톤 대회 참가 여행 상품, 페루 잉카문명 탐험 상품 등의 테마 여행 상품을 선보인 데 이어 ‘프라이빗 투어’를 새로 선보였다. 4명 이상의 여행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프라이빗 투어는 여행지역부터 관광 등의 일정을 자유롭게 짤 수 있도록 했다. 여행사의 제안이 아닌, 소비자들이 제안하는 목적지와 일정으로 상품을 만드는 셈이다. 노랑풍선은 자유여행에다 현지 가이드 투어를 조합한 ‘라이트백’ 여행상품을 내놓았다. 이른바 ‘세미패키지’와는 정반대로 자유여행을 즐기다가 하루나 반나절쯤 가이드의 안내를 받는 여행상품이다. 이처럼 여행사들이 목적지뿐만 아니라 여행의 방식까지 세분화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이면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은 훨씬 더 넓어졌다.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여행사의 테마 여행상품이나 프라이빗 투어 상품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
e-mail 박경일 기자 / 문화부 / 부장 박경일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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