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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9년 12월 06일(金)
1초의 지루함도 허용 안 한다… 유튜브, TV를 압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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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장성규, 펭수, 카피추는 올해 유튜브를 기반으로 스타덤에 오른 대표적 인물이다.
유튜브에 기반한 캐릭터 ‘펭수’
올해의 연예 인물 1위에 올라
장성규·카피추 등 인기 스타들
방송사가 ‘역으로 모셔가기’도

형식 제한 없고 빠른 장면전환
중장년도 그들만의 채널 몰입
광고·PPL 등으로 수익성도 커


방송 환경이 완전히 재편됐다. 그 중심에는 유튜브가 있다. 인기의 척도가 ‘시청률’이 아니라 ‘구독자 수’가 됐다. 스타가 되는 가장 빠르고 넓은 길은 TV가 아니라 유튜브라는 의미다. 화제와 함께 놀랄만한 규모의 ‘돈’도 벌어들인다. 누구나 쉽게 채널을 개설할 수 있기 때문에 진입장벽도 낮다. 기존 매체와는 다른 유튜브의 문법과 경제성을 짚어봤다.

◇스타의 기준이 달라졌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진행한 ‘2019 올해의 인물’ 설문조사 결과, 방송·연예 부문 1위는 20.9%의 지지를 얻은 EBS 캐릭터 펭수였다. 송가인, BTS를 제쳤고, 장성규가 그 뒤를 이었다. 어린이를 타깃으로 했던 펭수는 유튜브를 기반으로 2030세대를 움직였다. 지난 3월 개설한 유튜브 ‘자이언트 펭TV’의 구독자 수는 118만 명(이하 6일 기준)을 돌파했다.

JTBC 아나운서 출신인 장성규 역시 유튜브를 밑거름 삼아 스타덤에 올랐다. 그가 직업 체험을 소개하는 ‘워크맨’의 구독자 수는 346만 명이다. 놀이공원 아르바이트 동영상의 조회수는 석 달 만에 1353만 회를 기록했다. 요즘 가장 뜨겁게 떠오르는 유튜브 스타는 ‘카피추’(추대엽)다. 2002년 MBC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 후 큰 인기를 누리지 못하던 그는 한 달 전 기존 인기곡을 절묘하게 표절해 능청스럽게 부르는 3개의 동영상으로 1000만 회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위상이 달라진 그가 개설한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는 3주 만에 15만 명을 돌파했다.

냉정하게 말해 펭수, 장성규, 카피추 모두 기존 TV프로그램에서는 주요 배역을 맡거나 많은 출연 시간을 할애받기조차 어려웠다. 하지만 유튜브에서 단단한 입지를 다지자 오히려 방송사들이 그들을 ‘모시기’ 시작했다. TV가 유튜브에 빚지는 세상이 열린 셈이다.

◇젊은층 위주다?

통상 뉴미디어를 체화하는 속도는 신세대가 더 빠르다. 하지만 유튜브는 새로운 것을 배우려는 기성세대들의 적극성이 부족하다는 편견까지 깼다. 중장년층의 지지를 받는 보수 정치인이나 평론가들이 유튜브로 몰리는 것이 그 예다. 정치 콘텐츠 외에도 왕년의 스타들인 주현미, 이덕화, 이홍렬 등도 유튜브에 자리잡는 등 중장년층의 놀거리가 크게 늘었다.

공짜, 그리고 편리함. 중장년층이 유튜브에 빠지는 이유다. 굳이 TV 앞에 앉지 않아도 24시간 언제나 원하는 콘텐츠를 볼 수 있다. 또한 스마트폰을 몇 번 ‘터치’하는 것만으로 쉽게 원하는 콘텐츠에 도달할 수 있다. 게다가 공짜다. 15초 정도만 되는 광고 몇 개만 보면 된다. 유튜브를 즐긴다는 심화선(여·69) 씨는 “좋아하는 가수인 심수봉, 나훈아의 노래를 아무 때나 들을 수 있다”며 “사용 방법이 쉽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문법이 다르다?

유튜브의 문법은 TV와 다르다. 일단 편성이 의미 없다. 정해진 시간에 약속된 분량만큼 방송되는 TV 콘텐츠와 달리 유튜브 콘텐츠는 형식의 제한이 없다. 갑자기 라이브 방송을 켠 스타가 3∼4시간 동안 구독자들과 즉석 팬미팅을 열기도 한다.

생략 또한 과감하다. ‘워크맨’의 경우 단 1초의 지루함도 허용하지 않는다. 대화와 대화 사이에 생기는 적막은 모조리 편집해버린다. 쉽게 싫증을 느끼는 네티즌이 다른 채널로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1초도 걸리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맥락이 없어도 재미가 있으면 된다는 식이다. 예를 들어 ‘워크맨’의 장성규는 길을 가다가 노을을 보자마자 다짜고짜 그룹 노을의 노래 ‘붙잡고도’를 부르고, “스탭(스태프)으로 일하러 간다”고 하면 뉴키즈온더블록의 ‘스텝 바이 스텝’을 부른다. 호텔리어 체험 때는 “하우스키핑 하러 간다”는 말에 “하우스면… 도박하는 데잖아요”라는 식이다.

맥락이 사라진 공간은 숱한 자막과 효과음이 채운다. 이 때문에 유튜브는 장면 전환이 빠르고 현란하다. 그래서 유튜브 콘텐츠의 경우, MC 못지않게 편집자의 역할이 중요하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한 연예인은 “1분 정도 분량에 자막을 붙이고 편집하는 데 1시간은 족히 걸린다”며 “편집자의 센스가 콘텐츠의 질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광고, 노출 수위가 다르다?

유명 연예인뿐만 아니라 대형 방송사들이 유튜브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돈이 되기’ 때문이다. 유튜브 내규상 각 채널의 경우 구독자 1000명, 누적 재생 시간 4000시간이 넘으면 광고가 붙는다. 하지만 콘텐츠 중간 삽입되는 광고 외에도 제품간접광고(PPL) 삽입이 자유롭다.

‘워크맨’에서는 섭외가 들어온 특정 업체에서 직업 체험을 하거나 대놓고 제품을 노출시킨다. 게스트하우스 체험 편에서는 “(칫솔) PPL이 들어왔다”며 제품을 보여주고 출연자들이 직접 사용도 했다. 요즘 ‘섭외 1순위’로 꼽히는 ‘워크맨’의 월매출은 20억 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이언트 펭TV’ 경우, 최근 화장품점에서 판촉 행사를 여는 펭수의 모습을 담은 콘텐츠를 선보였다. 1주일 만에 조회수가 무려 118만 건. ‘대놓고 광고’라는 것을 아는 대중도 펭수를 보기 위해 기꺼이 클릭한다. 이런 식의 홍보 콘텐츠를 제작하는 광고비는 편당 5000만 원 수준이다.

이처럼 기존 매체에 비해 제품 노출 수위가 대단히 높은 반면 제재가 적다. 기업들이 유튜브 광고를 선호하는 이유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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