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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게재 일자 : 2019년 12월 06일(金)
“탐사기자 살해 배후는 기업인…2억주며 죽여달라 부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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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해된 갈리치아 기자. [베를린 EPA=연합뉴스]
체포된 중간책 법정 증언…연루설 제기된 총리 최측근은 배제
해당 기업인 “총리 최측근이 수사정보 흘려”…진실 게임 양상


지중해 섬나라 몰타를 뒤흔든 탐사기자 살해 사건의 배후는 현지 최대 거부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유력 기업가라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이 사건의 중간 실행책으로 지목돼 지난달 초 경찰에 체포된 멜빈 테우마는 4일(현지시간) 수도 발레타의 법정에 출석해 기업가 요르겐 페네치(38)가 사건의 배후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테우마의 증언에 따르면 페네치는 2017년 중반 청부살인업자를 물색해 다프네 카루아나 갈리치아 기자를 살해해달라고 주문하며 실행 자금으로 봉투에 담긴 15만유로(약 2억원)를 건넸다.

갈리치아 살해 계획은 같은 해 6월 총선에서 조지프 무스카트 총리가 이끄는 노동당이 승리한 뒤 본격화됐다.

정권 핵심부의 여러 부정부패 의혹을 폭로해오던 갈리치아는 그해 10월 자택 인근에서 차를 운전하다 폭발물이 터져 목숨을 잃었다.

갈리치아의 차량에 폭발물을 설치하고 이를 터뜨린 일행 3명은 사건 12월 4일 경찰에 붙잡혔고,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테우마는 사건의 내막을 이같이 증언하면서 재판부를 향해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페네치가 이 사건의 유일한 배후”라고 강조했다.

페네치는 지난달 20일 호화 요트를 타고 몰타 해역을 벗어나려다 해상에서 체포됐으며, 최근 갈리치아 살해 공모 혐의로 기소됐다.

현 정권 핵심 인사와 관련한 흥미로운 증언도 나왔다.

테우마는 페네치로부터 갈리치아 살해 청탁을 받은 뒤 정부청사로 불려가 무스카트 총리의 당시 비서실장이던 케이스 스켐브리를 만났다고 한다.

그는 스켐브리와 커피를 마시고 사진을 찍은 뒤 한 관리와 함께 청사 내부를 둘러봤다고 전했다. 부처 내 일자리를 소개받은 뒤 한 번도 출근하지 않았지만 봉급은 계속 나왔다는 증언도 했다.

테우마가 어떤 맥락에서 이러한 증언을 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는 페네치와 유착 관계인 것으로 의심받는 스켐브리도 사건의 배후일 가능성을 암시하는 유력한 정황으로 해석됐으나, 테우마는 스켐브리가 관련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법정에서 밝혔다.

앞서 페네치는 경찰에 체포된 뒤 스켐브리가 사건을 배후조종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경찰은 이후 스켐브리 역시 며칠 뒤 체포했다가 증거 부족을 이유로 풀어줬다.

체포된 당일 총리 비서실장 자리에서 자진해서 사퇴한 그는 현재도 갈리치아 피살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갈리치아는 죽기 8개월 전 페네치가 두바이에 설립한 ‘17 블랙’이라는 정체불명의 회사를 통해 정계 고위 인사들에게 뒷돈을 건넸다는 의혹을 폭로한 바 있다. 이 회사가 스켐브리가 설립한 개인 회사에 자금을 댔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스켐브리를 의혹선상에서 배제한 테우마의 법정 증언에 대해 로이터 통신은 테우마가 현 정권의 ‘이너서클’을 보호하려 한다는 새로운 의심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무스카트 총리는 자신의 ‘오른팔’로 불리는 스켐브리를 비롯해 내각 핵심 인사들이 줄줄이 수사선상에 오르며 거센 사퇴 압력을 받게 되자 내년 1월 집권 노동당의 새 대표가 선출되면 스스로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페네치는 5일(현지시간) 진행된 재판에서 갈리치아가 살해된 뒤 스켐브리가 지속적으로 자신에게 경찰 수사 정보를 제공했다고 폭로했다.

페네치는 “스켐브리가 사건 발생 후 수사 관련 정보를 줬다. 심지어 (갈리치아 차량에 폭발물을 설치한) 일당 3명이 체포된 날에도 그랬다”고 밝혔다.

그는 또 스켐브리가 자신의 휴대전화가 도청되고 있다는 사실도 귀띔했다고 증언했다.

페네치의 이러한 증언은 스켐브리가 이번 사건에 깊이 연루돼 있다는 주장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향후 법정 공방이 페네치와 스켐브리 둘 가운데 누가 진짜 배후인지를 가리는 진실 규명 양상으로 흐를 가능성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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