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에 대한 조국의 심정을 사자성어로’ 고교 한문시험 논란

한 고등학교에서 출제된 한문 문제가 정치적으로 예민한 내용을 다뤄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여수의 한 고교 한문 교사는 최근 치른 2학년 기말고사에서 ‘조국 제자 금태섭 언행 불일치’라는 신문 기사를 예문으로 제시했다. 이어 조국 전 장관 후보자의 금 의원에 대한 심정을 나타낸 말로 적절한 것은 무엇인지를 물었다. 사자성어 5지선다형의 객관식이었던 이 문제의 정답은 ‘배은망덕’이었다.

이 교사는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의 아들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것도 문제로 냈다. 해당 기사를 통해 알 수 있는 장 의원의 심경이 무엇인지는 물었고, 정답은 ‘유구무언’이었다.

이 같은 시험 내용이 외부에 알려지자 정치적 편향성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제기됐다. 한 학부모는 “교사의 의도야 어떻든 특정 지지층의 입장에서 바라본 문제로 오해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며 “학생들에게 심적으로 불편함을 줄 수 있는 문제는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가 제기되자 해당 교사는 “정치적인 의도는 전혀 없었지만 불편한 마음을 준 것 같다”며 학생들에게 사과했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에게 한문 수업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고자 창의적으로 문제를 내려고 한 것 같다”며 “회의를 개최한 결과 정치적 의도는 없었던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광주=정우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