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상담소>Q. 회사 일은 잘하는데 집안일은 ‘꽝’… 누가 알까 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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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해야 할 일 하는 의지력 약해… ‘3주훈련’ 해보세요

▶▶ 독자 고민

혼자 사는 40대 초반 직장 여성입니다. 회사에서 시키는 업무는 문제없이 잘하는 편이지만 집에만 들어가면 무질서해집니다. 아무 데나 옷을 벗어 던지고, 빨래는 입을 옷이 없을 때까지 미루다가 한꺼번에 하고, 설거짓거리도 며칠째 개수대에 쌓아놓습니다. 집이 거대한 쓰레기통 같습니다. 늘 집 상태가 이렇습니다. 누가 알까 겁납니다. 초등학생도 안 그럴 텐데 다 큰 어른이 이렇게 산다는 게 너무 한심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솔루션

우리는 어떤 사람을 어른이라고 할까요? 나이, 결혼, 혹은 경제활동 여부가 중요할까요?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입니다. 자율적인 사람은 남이 볼 때나 보지 않을 때나 그 행동이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할 줄 알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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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을 주신 분은 아마도 시키는 일은 잘하지만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할 일은 잘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새가 두 날개로 날아가듯이 사람도 두 개의 엔진이 있어야 합니다. 하나는 ‘의지력’이고 또 하나는 ‘열정’입니다. 의지력은 해야 할 일을 하거나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지 않는 힘을 말하고, 열정은 하고 싶은 것을 하려는 힘을 말합니다. 많은 사람의 착각과 달리 이 두 힘은 결심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의지력은 근력처럼 꾸준히 관리해야 강화되고, 열정은 기쁨을 주는 대상을 만나야 생겨납니다.

사연을 주신 분은 허약한 의지력을 향상해 해야 할 일을 할 힘을 길러야 할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 3주에 걸친 의지력 향상 훈련을 권합니다. 1주차는 1주일 동안 ‘생활 일지’를 쓰는 것입니다. 매일 자기 전에 하루를 돌아보며 일지의 종이를 반으로 접어 왼쪽에는 질서 있는 행동을 그리고 오른쪽에는 무질서한 행동들을 기록해보세요. 이불 정리, 옷 걸기, 쓰레기 버리기, 청소, 설거지 등 여러 활동을 살펴보고 기록하시길 바랍니다. 놀랍게도 자신의 행동을 면밀하게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무질서가 줄어듭니다.

2주차는 1주일 동안 ‘작은 질서 행동’을 날마다 실천합니다. 예를 들어, 퇴근 후 집에 오면 신발 가지런하게 놓아두기 혹은 옷장에 옷 걸기 등의 행동입니다. 실천이 어렵지 않은 한 가지 활동이어야 하고, 건성이 아니라 마음을 담아서 해야 합니다. 3주차는 1주일 동안 인터넷을 보고 홈 트레이닝을 10분씩 따라 해보시길 바랍니다.

몸에 대한 통제력을 갖는 것은 삶의 질서를 회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렇게 3주를 행동하고 나면 연쇄효과가 일어나 생활의 질서가 잡힐 것입니다. 물론 얼마든지 다시 무질서해지기 쉽습니다. 그러면 또 알아차리고 이 훈련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서두르지도 말고, 멈추지도 말고, 꾸준히!

문요한 정신과 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