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여담>美·中 ‘위구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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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운 논설위원

중국에서 가장 큰 성(省)은 서북 쪽에 자리 잡은 신장위구르(新疆維吾爾)자치구다. 면적이 166만㎢로 한반도의 8배. 신장위구르는 소수민족 비율이 60%나 되는데, 자치구의 주체라고 할 수 있는 위구르족이 42%에 이른다. 열정적이고, 손님을 좋아하며, 노래와 춤에 능하다는 위구르족은 라마단을 지키는 무슬림이다.

신장위구르 지역은 중국 진(秦) 왕조 시절까지는 서역의 영토였으나, 한(漢) 초기에 서역도호부를 설치하며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했다. 이 지역은 한과 당(唐) 시절 실크로드가 개척되며 인구가 급속히 늘고 문화도 번창했다. 10세기경부터 이슬람교가 전해졌고 중동과 아시아 지역을 연결하는 교두보 역할을 했다. 18세기 청(淸)에 합병됐지만, 베이징(北京)에서 워낙 멀어 통치력이 미치지 못했고, 중국이 1949년 군대를 보내 재점령했다. 이때부터 자치구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그러나 1997년 2월에 대규모 폭동이 일어났고, 지금도 여전히 이슬람 국가로의 독립을 추구하고 있으며, 반중 정서도 깊이 자리 잡고 있다. 신장위구르는 몽골·러시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인도 등 8개국과 국경이 맞닿아 있다. 원심력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지리적 위치다. 문제는 그 원심력에 미국도 가세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지난달 홍콩인권법을 의결했던 미 의회는 위구르인권법까지 추진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지난 3일 미 하원에서 찬성 407 대 반대 1표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됐고, 상원에서도 만장일치 통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위구르 민족을 탄압하는 중국 관료들을 제재하고, 미 국무부가 자치구 인권 실태 보고서를 작성한다는 내용이다. 중국은 즉각 “내정 간섭을 중단하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대규모 시위가 계속되는 홍콩에 대해 ‘전면적 통제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시진핑(習近平) 주석도 최근 두 번이나 폭도에 강경 대응할 것을 주문하며 시위대 요구를 받아들일 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홍콩 사태의 여파가 신장위구르, 티베트, 대만으로 번져나가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다. 모두가 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달린 핵심 지역. 그런데 미국이 중국의 핵심 이익을 하나씩 건드리고 있는 것이다. 중국도 물러설 수 없는 게임. 미·중 충돌이 점입가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