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2020.9.29 화요일
전광판
Hot Click
교육·청소년
[사회] Who, What, Why 게재 일자 : 2019년 12월 12일(木)
‘性’ 개념 정립도 안된 상태서 사고… ‘아동간 성폭력’ 논란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클릭하시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수 있습니다.
피해 상담건수 매년 늘어 작년 519건 달해…
너무 어려 ‘가해자’ 규정 없고 이견도 커
맞춤형 성교육·대응 매뉴얼 필요

■ 수면위로 급부상한 ‘아동간 성폭력’ 논란

“발달 과정에서 자연스러운 일”
박능후 복지 발언에 논란 커져
일각선 “터질게 터졌다” 반응

복지부 “사전방지서 대응까지
가이드라인 마련이 1차 목표”


경기 성남시의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아동 간 성 관련 사고의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아동 간 성 관련 사고는 사실 과거에도 대처가 난감한 문제로 여러 차례 언급이 돼왔지만, 사고에 대한 대응 매뉴얼이나 책임 소재 등에 명확한 지침이나 판단 없이 논란을 키워왔다. 특히 연령이 낮은 아동의 경우에는 성적인 욕구에 대한 개념이 확립되지 않은 시기인 데다 법적으로도 ‘가해자’라는 개념이 성립하지 않는 탓에 접근 방식에 대한 이견도 큰 상황이다. 논란 자체를 떠나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비슷한 사건이 발생하는 경우에 어떤 기관이 어떻게 대응할지 등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둬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성남 어린이집 사건은 지난달 4일 피해 아동인 A(5) 양이 어머니에게 어린이집 같은 반 남자아이가 자기 바지를 벗게 해 항문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고 진술하면서 처음 인지됐다. 심지어 어린이집 교실 안에 보육교사가 있었음에도 CCTV 사각지대에서 남자아이 3명이 A 양을 둘러싸서 보육교사의 시야를 차단하고 가해 아동이 A 양의 바지를 벗기고 항문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다고 했다. CCTV 분석 결과, A 양이 말했던 장소와 상황 등 관련된 정황이 그대로 찍혀 있는 것을 확인했다. 목격자 3명이 가해 아동으로부터 선생님과 엄마에게 이르지 말라고 강요받은 것도 확인됐다. A 양은 성적학대와 외음질염을 진단받았다. 현재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과에서 이 사건의 내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또 지난 2일 성남 어린이집 사건 피해 아동 아버지가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은 현재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받아 청와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사건이 크게 불거진 데에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이 논란이 된 점도 한몫했다. 박 장관은 성남 어린이집 사건을 두고 “발달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는 일”이라는 언급을 했는데 피해 아동과 부모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발언이라며 비판을 받았다. 다만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는 일”이라는 말 뒤에 “과도하게 표출됐을 때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판단하겠다”고 덧붙여 발언 전체를 놓고 보면 틀린 표현은 아니라는 평도 나온다.

아동 간 성 관련 사고가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3월에도 지방의 한 국공립 유치원에서 5세 남자아이가 화장실에서 또래 여자아이의 옷을 벗기고 성기를 만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 아동의 어머니는 “딸이 옷을 벗어야 하는 상황을 극도로 꺼리는 등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며 가해 아동 부모 측에게 반을 바꾸거나 유치원을 옮겨 달라고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이로 인해 피해 아동은 약 2주간 유치원에 등원하지 못하기도 했다.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해바라기센터·여성긴급전화 1366센터에서 만 10세 미만 아동으로부터 성적 피해를 봤다고 상담을 접수한 건수는 2016년 317건, 2017년 480건, 2018년 519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어린이집 등 아이들이 모여서 시간을 보내는 공간이 계속 존재해온 만큼 유사한 사건이 공론화되지 못한 채 쉬쉬하고 넘어가는 일이 비일비재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실제로 성남 어린이집 사건이 크게 공론화된 뒤 각종 온라인 육아 커뮤니티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앞서도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서 자녀가 또래로부터 성추행 등의 피해를 당했다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오고는 했다. 대부분의 경우, 비슷한 경험을 한 부모들의 의견을 구해 ‘알음알음’ 문제를 해결하는 수밖에 없었다. 10월 한 카페에는 “5세 아이가 소변을 보면서 따갑다고 해서 물어봤더니 ‘○○ 오빠가 만졌다’고 말하더라”며 “(성추행을 당했다고 말하는 아이처럼) 비슷한 경험이 있는 분들은 어떻게 대처하셨냐”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사건이 크게 공론화된 이번 기회에 관련 매뉴얼을 확립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논란이 커진 이후 복지부 관계자는 “사전 방지부터 초기 대응까지 전 과정에 걸친 ‘가이드 라인’ 마련이 목표가 될 것 같다”며 “피해 아동뿐만 아니라 가해 아동에 대한 치료 등 지원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시 관계자도 “사건 발생 시 아동 진술 방법 등 구체적인 초기 대응을 담은 가이드 라인을 내주 관내 어린이집 배포를 목표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우선 아동들에게 자신과 상대의 몸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등을 비롯한 교육을 통해 바른 성 관념을 기를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련 사건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부모에 대한 처벌과 대응 매뉴얼을 구체적으로 확립하고, 가해 아동 및 피해 아동을 포함한 사건에 관계된 아동들을 바르게 교육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mail 최재규 기자 / 사회부  최재규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관련기사 ]
▶ 英서도 6세 男兒 2명이 성추행 ‘대서특필’… 가해 아동들 ‘정학’…
[ 많이 본 기사 ]
▶ “秋 면죄부”… 불공정 수사 분노 확산
▶ ‘추석 30만명’ 제주의 분노…“내 손주는 못오게 했는데”
▶ 서울 - 추미애·박영선·윤희숙 ‘하마평’… 부산 - 김영춘·박..
▶ 秋사단 ‘무혐의’ 결론… 수사팀조차 無名자료로 ‘無言의 항..
▶ 베일벗은 트럼프 ‘절세의 기술’…1111억원 내고 853억 환..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이낙연 22.5%·이재명 21.4%… 동반..
“국방부 ‘부유물 위 시신 기름 부어 ..
北 만행에 ‘굽신’ 화답한 文
수천만원 빚내 여성 BJ에 선물하다 결..
269억원 새 우주 화장실, 국제우주정..
topnew_title
topnews_photo ‘사살완료’ 北내부보고 실시간 감청…“대통령에 즉시 알렸어야”우리 군이 지난 22일 서해상 실종 공무원 피살 당시 급박했던 북한군의 내..
mark‘추석 30만명’ 제주의 분노…“내 손주는 못오게 했는데”
mark베일벗은 트럼프 ‘절세의 기술’…1111억원 내고 853억 환급
“秋 면죄부”… 불공정 수사 분노 확산
김도우, 아내 “6개월간 관계 없었다”에 충격적 항변
서울 - 추미애·박영선·윤희숙 ‘하마평’… 부산 - 김..
line
special news 머라이어 캐리 “가족이 포주에 팔려고도…‘ATM..
자서전서 ‘가족 잔혹사’ 고백 “수십년 간 폭력적인 가족들이 날 공격했다. 내가 열두 살 때 언니는 신경 안..

line
유치원생 25명 독극물먹여 1명 죽인 보육교사 사형..
“위증한 법무장관 처벌 안 받으면 누가 法 믿겠나…..
秋사단 ‘무혐의’ 결론… 수사팀조차 無名자료로 ‘無..
photo_news
추석날 RYU & KIM 출격… 한가위 선물 ‘1+1승..
photo_news
BTS, 빌보드 싱글 1위 깜짝 복귀…통산 3주째
line
[10문10답]
illust
전기차·자율주행차 기술 어디까지 왔나
[전지적 문화 시점]
illust
온라인 미술관 나들이…관람 말고 ‘관찰’하라
topnew_title
number 이낙연 22.5%·이재명 21.4%… 동반하락
“국방부 ‘부유물 위 시신 기름 부어 태웠다..
北 만행에 ‘굽신’ 화답한 文
수천만원 빚내 여성 BJ에 선물하다 결국 살..
hot_photo
‘임원희 소개팅녀’ 황소희 누구…..
hot_photo
영국 정부가 조폭 두목 신발값 물..
hot_photo
골프 세계 14위 피나우 ‘188억원..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